때려죽일 수도 없고,… 참, 어찌해야할지 난감했다. 이런! 미친x, 이런! 망할 계집!!!, 에레이~!! 개 같은x!!! 내 입에선 차마 입에 담기에도 거친 육두가 마구 터져 나왔다. 그리곤 앞날이 걱정스러웠다. 이 노릇을 어쩌면 좋을꼬???
지난 3월 큰딸아이와 외손녀 은비가 있는 캐나다를 갔었다. 보름이 소요되는 장시간 여행인 셈이다. 문제는 장거리 그리고 장시간 여행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혹시라도 있을 반려동물(?실외견도 반려동물에 속하는지…)들이다. 수년 전 뉴욕과 북미주 여행을 위해 꽤 값이 나가는 관상어를 수족관에 맡기고 다녀왔지만 그 후 포기를 하고 말았다. 그 때 두 마리의 개 또한 길렀는데 보름치의 사료를 한 포대씩 주고 다녀왔더니 두 마리 다 사료가 남은 채 나를 반겼다.(2017년5월21일자 산골일기: 사돈!!!에서 발췌)
시커먼(흑구) 토종 진돗개를 기른 것은 5-6년 전이다. 단독주택인 서울 집에 길고양이가 워낙 많이 드나드는 관계로 방지용으로 이런저런 실외견을 길렀지만, 산골로 정착하며 모두 데리고 내려와 천수를 다했는데…아들며느리가 서울 집을 관리(?)하며 저희들 역시 길고양이의 등살을 못 견뎌 하던 차, 김포 사돈어른이(지금은 예산 사돈어른으로 바뀌었지만…) 우연히 강아지 사진 올린 것을 보고 간청한바 마음 약하신 사돈어르신 거절도 못하고 분양(양보)을 해 주셨다.
몇 달 지나 제법 성견이 될 즈음 제 주인(아들)퇴근 시에 겅중겅중 뛰며 반기다가 우측 대퇴부가 탈골이 되었는데 병원에 데리고 가보니 수술비가 200여 만 원(좀 싼데도 150만 원)이라는 말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정신을 차린 뒤 이 아비의 조언을 구하기에 뾰족한 방법이 없어 이곳으로 데리고 왔다.
수려한 산천경계 맑은 공기 등 빼난 자연환경 탓인지 탈골이 되었던 다리는 완치가 되었다. 한두 해 지나 처녀귀신으로 남을 것 같아 울 건너 장씨네 진돗개 백구에게 시집을 보냈는데 금슬이 좋았는지 새끼를 열 마리나 낳았다. 문제는 먹거나 팔지도 못하는 이 놈들을 모두 분양하느라 고생하고 수고한 얘기나 심지어 적지 않은 경비까지…그 얘기 다 하자면 천일야화도 모자라기에 생략하고.
그 때의 학습효과로 두 번 다시 새끼를 받지 않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는데….아! 이 망할 것이 그 맛(?)을 알았는지 아니면 자연의 섭리에 따른 발정을 했는지? 내가 캐나다로 가던 날 목줄을 끊고 집을 뛰쳐나가 그예 윗집 최공 아우님네 개와 교접을 하여 정확하게 두 달 만인 지난 5월의 어느 날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 한 마리는 사산을 하고 다섯 마리가 잘 자랐다.
갓 태어 났을 때의 모습.
상상도 못한 변고를 졸지에 당했지만 그렇게 생긴 다섯 마리의 강아지가 고물고물 자라는 모습이 앙증맞고 재미나기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제 어미의 전 자식인 열 마리의 오빠언니를 분양하느라 피땀을 넘어 피x을 싸다시피 한 결코 아름답지 않은 기억 때문이다. 더구나 영아기를 거쳐 한 달이 지나고 달포가 가까워 오자 임시로 쳐 둔 울타리를 뛰어 넘고 텃밭의 작물을 훼손 하거나 지들 맘 내키는 곳에 배설하는 단계에 도달하니 한마디로 처치곤란 지경에 놈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 간다.
이 때만 하더라도….벽돌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개구지 게 놀 때만 하더라도 귀엽고 앙증 맞았다.
도저히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어 어느 날 윗마을에 교회장로님 되시는 8순의 마을형님을 찾아뵙고 저 간의 사정 얘길 드렸더니 정이 그러면 한 마리 가져오라기에 그 양반 교회 간 사이에 두 마리를 몰래 묶어 놓고 왔다.(교회 다녀온 그 형님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야단을 쳤지만 개는 원래 한 마리 기르는 게 아니라고 얼렁뚱땅…그런데 지금은 두 마리가 얼마나 귀엽게 구는지 너무 좋단다.^^)
다섯 마리가 고물거릴 때 아내와는 몽땅 없어지면‘콩이(어미 이름)’스트레스 받는다고 한 마리는 어미 곁에 두자고 약속을 했던바 어느 놈을 둘지 난감한 가운데‘오요~ 오요~’불러서 제일 먼저 달려오거나 그 중 그래도 보다 살갑게 대하는 놈을 남겨 두기로 작정을 했으니 나머지 두 마리가 문제였다. 두 달이 지나자 놈들은 먹는 것도 그러하지만 배설물 굵기와 양이 만만치 않다. 어릴 땐 놈들의 배설물을 어미가 몽땅 먹어 치우더니 양과 질이 이젠….
다섯 마리 중 맨 앞의 하얀 놈이 가장 붙임성이 있고 곰살맞게 굴기에 그 놈만 남기고…..
두 마리를 어쩐다??? 옳지!!
그날로 농협창고로 달려가 최고급 사료 두 포와 광견병 및 심장사상충 약 등을 사서 곱게 포장을 한 후 두 마리를 울 건너 이 반장 형님 출타한 시간에 마당 한가운데 갖다 놓았다. 두어 시간 후 전화가 울린다.“이거 오 사장이 갖다 논 거지?” 이 반장 형님의 전화다. ‘ㅋㅋㅋ… 형님! 복 많이 받으슈! ㅋㅋㅋ’ 그렇게 두 마리를 마저 처리하고 백구 한 마리만 남겨 두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남은 한 마리가 밤낮으로 제 어미와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우리네 엄마들이 아래 동생들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요즘 같이 이유식 기간이라는 게 따로 있을 리 없던 그런 시절, 앞니가 나올 때쯤이면 엄마의 젖도 말라붙을 때가 되는 모양이다. 동생들은 나오지 않는 엄마의 젖꼭지를 깨물고 비틀고 했던 모양이다. 통증을 못 이긴 엄마는 제대로 입히지 않은 동생들의 볼기를 후려갈기며 그 통증을 대신 했던 걸 자주 목격 했었다. 그렇게 통증과 볼기짝의 싸움을 계속하다가 얼마를 지나면 엄마는 단호한 마음을 먹고 깅기랍(금계랍(金鷄蠟)의 경상도식 발음으로 학질의 치료제인 키니네를 말함. 이 놈이 보통 쓴 게 아님.)을 나오지 않는 젖꼭지 주위에 바르면 그 쓴 맛으로 젖을 떼곤 했었다.
아무튼 개라고 다를까? 나오지 않는 젖을 깨무는지 어미는 새끼를 물어뜯고 새끼는 깨갱거리고…약 보름 전 할 수 없어 목사리를 사오고 창고에 처박혀 있던 개집을 꺼내오고 어미와 분리를 시켜주었다. 2-3일을 제 어미 곁으로 가려고 울부짖고 난리를 쳤으나 시간이 지나자 섭리대로 받아들이고 제 나름의 생을 살아가려고 마음먹었나 보다. 그렇게 잘자라며 재롱도 부렸지만 아직 이름도 지어 주지 않았는데….
덧붙임,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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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비가 몹시 내리는 어제 아침 개밥(사료)을 주러 갔더니 평소 같으면 반기며 재롱을 떨 무명이가 납작 업더려 있기에 불렀더니 꼼짝을 않는 것이었다. 그 비를 다 맞아가며… ‘저놈이 왜 저래!?’그리고 가까이 가 보니…하늘 나라로 갔다. 왜일까? 도대체 원인이 뭘까? 무명이의 집 옆엔 큰 단풍나무가 있다. 그곳에 고이 묻어 주았다. 어제…. 밤새 콩이(무명이 어미)의 구슬픈 울음 소리가 들린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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