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곳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10여km 전방에 휘어진 4거리가 나온다. 직진을 하면 서울방향 고가이고 고가아래서 좌회전을 하면 충주시내 진입로가 된다. 충주시내의 대형마트를 가거나 주말이면 서울에서 내려오는 마누라를 픽업하기 위해 그곳을 반드시 경유해야하는데 문제는 4거리의 신호체계와 나와는 연때가 안 맞는지 7년을 드나들었지만 단 한 번도 무사통과(좌회전 신호)를 해 본 적이 없다. 바로 그 고가 밑 안전지대에 사시사철(하다못해 겨울엔 귤 또는 수입 바나나나 파인애플 등등..)철따라 나는 과일 장사가 있다. 무료하게 신호를 기다리다 보면 산더미처럼 쌓인 과일을 보고 자연 충동구매가 인다. 차창을 열고 한두 봉지(덩이) 사는데 요즘 철이 참외의 철이다. 한 달 전인가? 노랗게 잘 익은 참외를 보니 입맛이 돈다. 차창을 열고 막 주문을 하려는데 그 앞으로‘성주 꿀참외’라는 간판이 비스듬히 서 있다. 순간 ‘아차! 사드전자파 영향을 받은 참외’라는(사실과는 다르지만..그렇게 주장한 성주참외농사꾼이 얄미워…)생각이 들어 나의 손짓에 이만큼 달려온 과일장사청년에게“아이고! 사드전자파 참외 아니요?”, “에에이~ 그런 게 어디있어요!?”, “아니! 내가 주장하는 게 아니고 그곳 참외농사꾼들이 그랬잖소.”그런 대화가 막 오가는 중에 좌회전 신호를 받은 앞 차들이 슬슬 굴러가기에 결국 참외는 사지 않았다.
사실 금년엔 절대 참외를 안 사먹으려고 작정을 했다. 매년 10여 포기의 모종을 심었지만, 금년엔 30포기를 심었다. 중간 뙤약볕에 말라 죽은 것도 있어 10여 포기를 더 사서 보충하기도 했다. 그런 덕분인지 올핸 유난히 참외가 잘 됐다. 캐나다에 있는 큰 손녀를 빼곤(하긴 지난 여름방학 때 귀국하여 맛을 보긴 했지만….), 쌍둥이를 포함한 친손녀 예솔이 까지 금년 참외농사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내가 올해 참외를 굳이 신경을 썼던 것은 성주참외를 안 먹거나 멀리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의 근본을 이 자리에서 꼭 밝히고 싶지는 않다. 다만 참외농사꾼들의 모자라는 머리가 혹시라도 들어맞아 건강에 나쁜 사드의 전자파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나 보다 더 불학무식한 참외농사꾼들의 무지가 빚어낸 결과이지만…
제양공(齊襄公)의 이름은 제아(諸兒)라고 했다. 인물 됨됨이가 황음무도하여, 태자로 있을 시부터 이복누이 문강(文姜)과 배꼽을 맞추는 사이였다. 문강이 노나라 환공에게 시집을 가자 그녀를 잊지 못하고 매부 되는 노환공을 살해해 가며 여동생 문강과 노골적으로 간통을 한다. 뿐만 아니라 충신 팽생을 비롯한 무고한 신하를 많이 죽였다.
한 번은 생질(甥姪)겸 사위 격(제양공의 두 딸이 노환공의 아들인 노장공에게 시집을 갔다)인 노장공과 연합(모두 6국)하여 중앙정부군인 주(周)나라와의 전쟁에 승리한 후 연합군이 흩어진 후, 정부군이 혹시라도 쳐 내려올 것 같은 걱정이 쌓였다. 고심 끝에 연칭(連称)과 관지부(管至父)라는 두 장수를 최전방으로 보내 국경을 수비하도록 했다.
두 장수가 임지로 떠날 때 제양공을 배알하면서 청하기를“변방의 요충지를 지키는 노고는 신들이 감히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언제까지 지켜야 합니까?” 그때마침 제양공이 참외를 먹고 있었다. 무심결에“요즈음 참외가 익는 시절이다. 내년 이맘 때 참외가 다시 익으면 다른 사람을 보내 교대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소위 과숙지약(瓜熟之約)을 한 것이다.
그렇게 떠나간 두 장수가 최전방에서 진을 치고 국경수비를 잘했는데 어느 사이에 일 년이 훌쩍 지나고, 어느 날 갑자기 군졸하나가 참외를 가져와서 맛을 보시라고 연칭과 관지부 두 장수에게 바쳤다. 그 때 문득 두 장수는 참외가 익을 때가 되면 교대해 주겠다는 양공의 약속이 생각났다. “이미 교대해야 할 때가 지났는데 어찌하여 주공은 교대하는 사람을 보내주시지 않는가?”그리고 그 즉시 심복 중에 한 사람을 뽑아 도성으로 보내 소식을 알아보게 하였다. 심복이 돌아와서 보고하기를 제양공은 모모한 장소에서(아예 노나라와 제나라 국경 중간에 두 년 놈이 붙어먹을 궁을 따로 지었었다)문강과 환락을 즐기면서 도성에 돌아오지 않은 지 한 달도 더 되었다는 정황을 보고하였다. 주장(主將)이었던 연칭은 그 자리에서 꼭지가 돌았다.“왕후가 죽었으니 마땅히 나의 누이가 정실자리를 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도혼군이라 사람의 도리를 돌보지 않고 외지에 나가서 매일 제 누이와 음행만을 즐기고 있으면서 우리들을 이런 변방에다 방치하고 있음이라. 내 마땅히 죽이고 말리라!” 사실 연칭의 누이동생은 제양공의 첩실(둘째 부인 쯤..)로 시집을 갔었다.
막 거사를 일으키기 전 연칭이 관지부를 향해 말했다. “장군은 나의 한 팔이 되어 도와주기 바라오!”그러나 관지부는 “참외가 익으면 교대해 준다고 주공께서 친히 약속하셨습니다. 혹시 황망 중에 잊어버리고 있는지 모르니 우선 교대해 달라고 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만약 교대해 주지 않는다면 군심이 동요될 것인즉, 그때 동요된 군심을 이용하십시오.”
연칭은 관지부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두 장수가 사람을 시켜 참외를 제양공에게 바치게 하고 변방을 지키는 임무를 교대해 주도록 청했다. 그러나 엉뚱한 짓에 미쳐 있던 제양공이 불같이 화를 내며“교대해 주고 안 해 주고는 짐의 마음인데 어찌하여 변방을 지키는 장수 주제에 스스로 청한단 말인가? 참외가 내년에 다시 익으면 교대해 주겠으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전하라.” 보고를 받은 연칭과 관지부는 그 길로 반란을 일으켰다.
수많은 뒷얘기가 있지만 모두를 이 좁은 지면에 옮길 수 없고, 다만 연칭과 관지부에 의해 제양공의 몸뚱아리는 연칭의 칼날에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참외 때문에 빚어진 이 비극은 제양공 5년 만에 일어난 사태였다.
어제가 광복절이었다. 나라의 경삿날 엉뚱하게도 참외 골의 사드반대시위가 미국과 일본대사관을 휘감는(불발됐지만)반미. 반일시위로 비화했다는 것이다. 며칠 전엔 사드반대를 외치는 늠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는 미군병사가 있었다고 난리 부루스를 친 모양이다. 오죽하고 여북했으면 늠들을 향해 실소가 튀어 나왔을까? 웃는 거도 죈가? 웃는 낯짝에 침도 못 뱉는다는데… 대통령 마누라는 뭐가 그리 좋은지 항상 입이 귀에 걸려있지만 차마 침을 못 뱉겠던데..난리 부르스도 모자라 탱고에 지루박까지 그예 주둔사령관이 사과를 했단다. 정작 문제는 참외가 일으키고 마무리는 사과가 한 꼴이다.
제양공은 참외 때문에 임기5년을 못 채우고 몸둥아리가 두 동강이 나는 참사를 불러왔지만, 우리 대통령 임기가 몇 년이든가? 지금 작취미성(昨醉未醒)이라 아리까리인지 아주까리인지 불분명하다. 우리 대통령께서 5년을 다 채울지 참으로 노심초사가 아닐 수 없다. 그 놈의 참외 때문에…..
데레사
2017년 8월 16일 at 9:04 오전
상주 사람들은 이제 사드반대 단체에서 빠졌노라고 어제 보도가
나오던데요. 상주참외 먹어도 아무 탈 없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잘 사먹습니다.
맛있고 값 싸거든요.
ss8000
2017년 8월 16일 at 10:14 오전
누님 클 납니다.
상주가 아니고 성주입니다.
성주,.,,,
상주 양반들은 절대 그런 무식한 짓
않습니다. 제 고향이 상주아잉교.
백발의천사
2017년 8월 16일 at 2:04 오후
사드 배치 반대한다고 처음 데모를 시작할 때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더군요. “사드전자파 때문에 성주 참외가 안팔린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배치하기도 한참 전이었습니다.
아직도 정식 배치 전입니다. 환경영향 평가 중이라죠? 실제 배치 후에 전자파가 얼마나 나오든 아직은 사 드셔도 아무탈 없습니다.그렇지 않습니까? 오선생님이 참외를 안 사신 이유는 전자파 때문이 아니었음은 분명합니다만…….
ss8000
2017년 8월 18일 at 6:22 오전
이러다 뿐이겠습니까?
사드전자파를 문제 삼은 성주 농사꾼 놈들이]
얄미워 해 본 소리였습니다.
저 놈들 정신 차리면
성주참외 또 사먹어야지요.
사드 대책위하는 인간들 보십시오.
다 늙고 쭈그렁 방탱이 든것 없는 촌 사람들
선동질 해서 얼굴마담으로 내 세운거…
안타깝습니다. 자신들이 속고 있는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