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父傳子傳)이니 모전여전(母傳女專)이니 하는 속설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묘사로 많이 쓰인다. 해서 그 애비에 그 아들이나 그 어미에 그 딸이라는 식의 폄하된 표현을 하는 것이다. 노氏 집안의 내력을 난 알 턱이 없다. 물론 관심도 없다. 그런데…
종두득두(種豆得豆), 종과득과(種瓜得瓜)라 하지 않든가. 콩 심은데 콩 나고 오이 심은데 오이 나는 게 세상의 이치니, 인간사 집안의 내력 또한 어쩔 수 없이 대 이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손대대로 물려지는 기본인자 유전자가 형(形)이나 질(質)적으로 나은 우성의 유전자를 대물림 받는 집안은 그 형질(形質)을 잘 보존 고수하고 이어나감으로, 명문가로서 세인의 숭앙(崇仰)과 존경을 받고 대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지난 날 사회적 제도에 불만이나 억눌림을 받아온 반항아 또는 기린아(麒麟兒)들이 하나 같이 외치는 선동적 표어가 있다.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없다.’라는…그런 식의 선동으로 성공을 하며 일세를 풍미하지만, 실패 할 경우는 자신은 물론이요 철없이 또는 멋 모르고 추종하며 따랐든 무뇌아들까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다.
노무현 그도 긍정적인 평가로, 어찌 보면 혁명아요 기린아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듯 한미한 집안 출신인 그가 어찌 율사(律師)의 길로 들어섰으나, 가방끈 짧은 변호사의 변변치 못한 사건 수임은 점차 사회를 향한 불만으로 쌓아나가다 어쭙잖게 핍박받는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무료 또는 싸구려(低廉) 변론을 하며 선동가로 나섰고, 그러한 행위가 당시 사회상과 기가 막힌 궁합으로 어우러져 명분을 얻고 또 이름 석 자를, 철없고 멋 모르는 추종자들에게 각인시켜 놓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늘날로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나 삼라만상 특히 사람은 근간(根幹)이라는 게 있다. 임꺽정이나 황건적의 수괴 장각이 민초를 위해 세상을 바꾸고 개혁을 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는 훌륭하나, 시간이 흐르며 그 세력과 추종자들이 늘자 결국 자신들의 사리사욕과 영달을 위해 역성혁명을 하려했든 도둑놈의 무리에 지나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그들은 민중이나 백성을 위한 혁명이 아니었다. 근본도 없는 자들이 자신이 주체 할 수 없을 만큼의 명성을 얻고 지위에 오르면 눈에 보이는 게 없고 세상이 돈짝 만하게 보이며 전횡을 일삼는 것이다. 북쪽의 김가 왕조가 그러하지 않든가?
또 이런 얘기도 있다.‘형만 한 아우 없더라.’라는. 부전자전이니 모전여전이니 하는 경우와 달리 한 집안의 형제를 비교하여 설령 형이 아우의 인품이나 능력에 미치지 못 하더라도 형은 아우를 잘 아우르고, 아우는 형을 존경하며 함께 하라는 긍정적 의미 얘기일 것이다. 형은 앞장서고 동생은 뒤를 밀어주는 눈물겨운(?)형제애를 보이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게 도둑질 일 줄이야 꿈엔들 생각 못했다. 아우가 일국의 대통령이라 해서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작태를 벌이다 못해 도둑질을 함께 했으니 나라가 온전할 턱이 있었겠는가. 또 그쯤으로 그쳤으면, 정 많은 국민들이 크게 인정 한 번 쓰고 없었던 일로 치부할 수도 있겠는데, 마누라에 딸에 조카 사위까지 동원을 했으니 그저 아연실색(啞然失色)할 뿐이다. 결국 이런 게 노씨네 근본이요 내력인가?
옛날 중국에 전설적인 도척(盜蹠)이라는 도둑이 있었는데, 신출귀몰하고 잔인무도 하기가 그지 없었단다. 어느 날 부하졸개가 그에게 묻기를“도둑에게도 덕목(德目)이 있습니까?”물으니, 도척이말하기를…..
“부자의 재물을 눈 여겨 보는 것이‘성(誠)’이며,
목표 장소에 솔선하여 뛰어 드는 것이‘용(勇)’이며,
뒤에서 도와 끌어 올리는 것이‘의(義)’이며,
훔쳐도 좋은 지 아닌 지를 분별하는 것이‘지(智)’이며,
훔친 물건을 공평히 나누는 것을‘인(仁)’이라 하는 것이니,…”
“誠. 勇. 義. 智. 仁”이 다섯 개가 우리 같은 도둑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예의 이니라. 했다나 뭐라나…..” 노씨 일문(一門)은 이중에 몇 가지의 덕목(德目)을 갖추었을까?
2009년 4월 어느 날 씀.
덧붙임,
세월이 10년 가까이 흘렀건만…. 난데없이 죽은 노무현씨로 세상이 시끄럽게 생겼다. 긁어 부스럼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때론 그냥 묻어 두어도 누구 발설하거나 시시비비를 거는 사람이 없는 것을 밥 처먹고 할 일 없는 놈들이 심심풀이 땅콩처럼 간식삼아 일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적폐청산? 미치고 환장하는 개수작들을 벌이고 있다. 현 정권 하는 짓들이 청산(靑山)은 가만히 있는데 온갖 쓰레기와 오물을 공수해서 쌓는 걸 적폐청산으로 오용(誤用)내지 남용(濫用)하고 있다. 난 뭐…정진석 의원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인간만사엔 인과(因果)라는 게 있다. 대충 강산이 한 번 변할 세월 전에 죽은 노무현씨 얘기가 왜 나왔던가? 오죽했으면 망자(亡者)의 얘기를 꺼냈을까? 그런데 더 심각한 얘기는 본인은 모른 척 해도 좋은…노씨의 아들이다.
“노건호 ‘도대체 아버님이 무슨 잘못 했기에…가해자가 피해자 짓밟아’…盧 전 대통령 유족, 정진석 의원 고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5/2017092502022.html)
아버님이 무슨 잘못? 땡전 한 닢 받은 사실 없음에도 빵에 있는 전임 대통령도 있다. 현금에 고급시계에 딸년의 미국 주택에 큰 아비에, 조카에 사위에…등등… 세상에 확연히 들어난 것만 해도 헤아릴 수 없다. 그것 조사 받다가 쪽 팔려 자살한 양반을 두고…무슨 잘 못?
나는 이 기사를 보고 그 아래 댓글 달기를“호가호위(狐假虎威)”의 전형이라고 달았다. 그 알량한, 5년 후 어쩌면 빵으로 쑤셔지거나 제 주군을 따라 부엉이 바위로 또 올라갈지도 모르는 足(발)같은 권력을 등에 업었다 이거지????
갑자기 조영남의 노래 한 소절이 생각나는 새벽이다. “돌고~ 도는~물레방아 인생~, 인생만 도는 게 아니다. 정권도 돌고 역사도 돈다.” 그리고 어떤 게 효도인지 아니면 망자(亡者)에 대한 욕이 되는 지 머리 좀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