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다보면 이런저런 질환(疾患:병)에 걸린다. 쉽게 치유할 수 있는 게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질환도 있다. 오랫동안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환우(患友: 나는 한글의 쓰임새가 이럴 때 성질나고 절망한다. 환자면 환자지‘환우’가 뭐냐? 이게 다 겉멋만 든 좌경적(左傾的) 인권주의의 부산물이다. 청소부=미화원, 구두닦이=구두미화원, 단어만 미화 시키면 그 사람들이 만족 해 하나? 암튼 빨. 갱. 이 세상이 되고부터 조디만 고급스러워졌지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를 보고 불치병이니 난치병이니 하며 요란을 뜬다.
불치병(治病), 죽을 때까지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병을 이름이다. 난치병(難治病), 병원(病原)이 확실치 않고 치료방법이 확립되지 않았지만, 글자 그대로 어렵지만 그래도 고칠 희망이 있는 질환일 것이다. 불치병이든 난치병이든 치유가 힘들 때, 백약무효(百藥無效)라는 표현을 한다.
이 표현을 두고 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면, 난치병은 있어도 불치병은 없는 것 같다. 또 백약무효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語成說)이기도 하다. 가끔TV건강 프로그램에 모모한 암(癌) 몇 기 또는 어떤 질환은 병원에선 더 이상 어쩔 수 없으니 집으로 가라느니…그리고 얼마간 죽지 않으려고 죽어라 조섭(調攝)과 섭생(攝生)을 한 끝에 완치를 했노라 하는 의지(意志)의 한국인들이 쌔고 넘쳐 나는 것을 보면 불치병은 없는 것이다.(다만 치료 중 세상을 떠는 사람은 의지가 약했거나 죽지 않으려고 죽어라 조섭(調攝)과 섭생(攝生)을 애써 하지 않은 탓일 게다. 무엇엔가 죽도록 간절히 매달려 보자!)
말 그대로 체인스모커(chain smoker)였다. 고등2년 때부터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물론 그 때는 담배 값도 없을 뿐더러 어쩌다 용돈이 생기면 까치담배 사서 물던 시절이니 그리 많은 흡연 량은 아니었다. 주로 길거리에 어르신들이 피우다 버린 장초(長草)를 주우면 행복했던 적도 있었다. 군대를 가니 이틀에 한 갑씩‘화랑담배’를 공급받았는데 크게 모자란 느낌을 받진 않은 듯하다. 그 후 담배를 직접 사 피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줄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20대 후반부터 하루 한 갑이 모자랐다. 30대 후반부터 개인 사업을 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며 두 갑이 모자랐고 어쩌다 술을 마시는 날은 세 갑도 네 갑도 마다하지 않았다.
백해무익(百害無益)이라는 말이 있다(지면상 설명은 생략하고…). 금연을 해 보겠다고 패치도 붙여보고, 생수병을 들고 다녀도 보고, 껌과 사탕을 먹어도 보고…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였다. 그렇게 금연이 힘들었지만 딱 하나 백해무익만은 아니었다. 모든 걸 잃고 더 이상 살아나갈 의지도 잃었을 때 담배 한 대만(가끔 영화에 사형수가 마지막 소원이 담배 한 대만…하는 것처럼.)피우고 어찌해 보겠다고 연장을 하다 보니 여우(솔직히 곰이지만…) 같았던 마누라 토끼 같았던 새끼들 얼굴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었다. 나 죽으면 저들은 어쩌지..??? 이런 경우 담배가 백해무익일 수 없다. 솔직히 스트레스에 담배만큼 좋은 명약은 없다.
그랬던 담배를 끊은 게 2005년 2월 8일이다. 저기 아래도 얘기 했지만 2005년 2월9일 위암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어쩌면 수술 중 잘못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보통 큰 수술 환자는 수술 3-4일 전 입원시킨다.)마지막 두 보루의 담배를 지참하고 입원을 했다. 주치의와 의료진의 눈치를 봐가며 두 보루를 거의 다 피웠다. 그리고 다음날 수술실로… 결국 끊고 싶어서 끊은 게 아니라 수술이라는 물리력(?)이 가해지며 끊어진 것이다. 수술 후 일주일을 사경을 헤매고 깨어나 보니 담배 생각이 전혀 안 나는 것이었다. 그 후로는 단 한 대도 입에 안 댔던 것이다.
이쯤에서 생각을 가다듬어 보자. 나는 가끔 지인이나 다른 분들께, 내가 위암(胃癌)이라는 질병에 안 걸렸으면 폐암(그 때까지 40년 동안 그렇게 담배를 피웠지만 폐는 말짱 했다)으로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경험담을 얘기하곤 한다. 대신 위의 4/3을 잘라내는 고통이 있었기에 지금 남은여생을 해피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 행복은 처절한 고통과 아픔이 있었기에 만끽(滿喫)할 수 있는 것이다.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있다.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금 이 나라는 암(癌)에 걸려 있다. 아니 암적(癌的)인 존재들이 권좌에 앉아 있다. 오늘도 그들의 지지도가 60 몇%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며 자랑한다. 숫자가 지향하는 것만큼 고통을 모르고 있다. 북핵이 무엇인지? 안보가 무엇인지? 그들에게는 불심상관이다.
그래! 우리 철저히 망해보자! 어느 날 북핵이 떨어져 고통을 모르는 60 몇%의 무지(無知)한 내지 무뇌아 인간들 죽어나는 아픔을 겪더라도, 백해무익(百害無益)의 담배 한 대 피우는 심정으로 참아 나가자. 백약이 무효하진 않다. 그래도 살 길은 있다. 암(癌)은 난치병 이긴 하지만 결코 불치의 병은 아니다. 다만 극복의 대상일 뿐이다. 우리 모두 이 국가와 사회에 만연(蔓延)한 암 극복을 위해 죽어라 조섭(調攝)과 섭생(攝生)을 애써 하고 죽도록 간절히 매달려 보자!
끝으로 이 썰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신의 가호와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그리고 즐거운 중추절 맞으시기를 기원 드린다.
데레사
2017년 10월 3일 at 8:06 오전
종씨님도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나는 사과나무를 심는다던
어느 선인의 말처럼 그냥 추석은 즐겁게 보냅시다.
ss8000
2017년 10월 3일 at 7:45 오전
넵, 감사합니다.
누님!
져니맨은 반가워 댓글을 달았디만…
누님거랑 수남님 꺼는 남겨 두고 제껀 삭제를
했더군요. 뭔 억하심정으로…그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