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벼르던 일을 오늘은 꼭 치루고 말아야지…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은 바로 앞집 이PD의 귀국 소식을 접하고 이다. 솔직히 그의 귀국이 달갑지 만은 않았다. 그래서 일일이 전화를 한 것은 엊그제 일요일 아침이다.
산골마을이라고 하지만 거의100호에 가까운 마을로 변하다 보니 동서남북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끼리 패당(牌黨)을 지어 데면데면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처음 이곳에 올 때는 50여 호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을이었으나 78년 사이 배에 가까운 이주민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곤 저들끼리 친소관계에 따라 파와 당이 만들어 진 것이다. 참…우리 엽전들은 일상생활도 이렇다.
이PD의 딸은 미군이다. 지금은 독일(프랑크푸르트)에 주둔해 있다. 그가 딸아이를 따라 간 현지에서 시향의 멤버(그는 9가지의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재주꾼이다.)로 있은 지도 1년 여가 되었다. 나와는 가끔 카카오 톡으로 화상통화를 하며 소식을 나눈 터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3개월을 휴가를 받아 귀국한다니 괜히 신경 쓰이며 그의 귀국이 달갑지 않다.
마을의 전 이장이 전립선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반 년 전 접했고 드디어 이달30일 그의 수술날짜가 정해져 입원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한 달 전쯤이던가?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암(위)선배로 이런저런 충고와 조언을 하며 주눅 들지 말라고 했는데, 수술가기 전 꼭 저녁식사 자리라도 마련하고 싶었다.
내 이웃 중에 편 갈이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흉허물이 없는 사이는 뒷집 최公 아우님 그리고 아랫마을 K다. 이 둘은 늘 내 곁에 시립(?)해 있다. 밥을 먹어도 술을 마셔도… 그런데 어떤 모모한 사건 때문에 이pd네와 최公네는 앙숙이 되어 북풍한설이 몰아친다. 그래서 그런지 아랫마을 K는 이PD를 괜히 싫어한다. 아! 최公과 K는 나이도 같고 죽고 못 사는 아삼육이다. 결국 이PD는 두 집안 공동의 적(?)이다. 이런 관계를 풀어야 하는데 수년 째 난관에 봉착해 있다. 물론 이PD가 없을 때 문제가 없었지만…그래서 그의 귀국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좁은 산골에도 파당이 왜 이리 많은지…. 아랫말K와 전 이장 사이가 또 좋지 않다. 전 이장시절 새마을지도자였던 K와 마을 일을 두고 핏대를 세운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후로 그런 관계가 된 모양이다. K와 아삼육인 최公 아우님은 전 이장과 관계가 원만 하다. 어쨌든 이 아사리 판을 봉합해야겠는데…그래서 나름 계획 세운 것을 지난 일요일 저녁 실행하기로 했던 것이다.
우선‘오늘은 울 마을을 위해 애썼던 전 이장의 수술 격려를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다. 그런 즉 6시까지 모모(흑염소 한 마리를 보양식으로 주문해 두었다. 나는 잘 먹지 않지만…)한 장소로 모이시라! 단, 각자의 차량을 이용해 올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평소 같으면 차량 한두 대로 움직이지만 그 날은 일부러 그랬다.
마누라와 둘이 좀 일찌감치 약속장소에 가 있었고, 하나 둘 …여섯 집안(한 집은 옵저버)의 열두 부부가 자리를 했다. 상상이 가시겠지만, 얼마나 어색하고 데면데면하겠는가. 그것도 남녀 상을 따로 차리게 했다. 다행히 내가 있을 곳은 못되네….하며 돌아가는 좀스런 인물은 없었다.
술이 서너 순배 돌자, 생전 말을 섞을 것 같지 않던 이PD와 최公, K와 이PD, 전 이장과 K는 서로 勸커니 酌커니하며 술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살린다. 내가 기도했던 것만큼 화기애애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거라도 어딘가? 한 번 가지고 안 되면 두 번 또…. 불가능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상을 따로 마련한 아내들 쪽에선 자리가 끝날 때까지 이PD네와 최公 와이프가 한 마디도 섞지 않았다는 마누라의 전언이다.
마을 화합을 위해 수십만의 거금이 들었지만 아까운 생각이 안 든다. 자리를 털고 일어날 때 서로 다음엔 저들이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니….두 여인네도 횟수가 거듭하며 반드시 화해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헤어질 때 수술 받으러 가는 전 이장의 손을 굳게 잡으며 그랬다.“반드시 살아서 돌아오시오!!!ㅋㅋㅋㅋ…”라고…
백발의천사
2017년 10월 24일 at 8:10 오전
오선생님 좋은 일 하셨습니다.
누군가 그런일을 해야 합니다. 서로 불편한 사이였던 분들도 오선생님의 그 마음씀씀이를 헤아려 서로 화해하지 않겠습니까?
이 나라도 누군가 그런 일을 하실 분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상강도 지났으니 그 산골 단풍이 곱겠습니다.
ss8000
2017년 10월 24일 at 8:46 오전
제 얘기가 그렇습니다.
어떤 놈이든 정권을 잡았으면 화합을 해야 하는데…
정치는 그게 안 되는 모양입니다. 결국 죽어 나는 건 백성입니다.
새우만한 아니 새우 보다 못한 쓰레기 같은 것들 때문에
고래 등 터집니다.
여. 야도 그러하지만 친박 반박 나누어 개gr떠는 개 자식들은 또
어떻고요. 아~! 정말 이 나라가 싫습니다.
친박. 비박 싸우지 말라는 게시글을 올리면
양쪽에서 개처럼 짖습니다. 이거 이래가지고 나라가 되겠습니까?
오늘날 나라 꼬라지를 이렇게 만든 원흉이 바로 친비박 나누어 싸운 개자식들이며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이웃 최公이라는 사람은 거의 매일 천등산엘 오릅니다.
그 양반 얘기’형님! 천등산 단풍이 정말 화려 합니다. 함께 한 번,,’
뒷말 잇기 전에 제가 잘라 먹습니다.
팔자도 편하이! 나라가 이꼬라지에 단풍이 눈에 들던가?
울분이죠. 분노기도 하고….
백발의천사
2017년 10월 25일 at 2:53 오후
공자님이 천하를 주유하시면서 춘추시대 전쟁통에 죽어나는 불쌍한 백성들을 위하여 임금들을 붙잡고 나라를 다스리는 도에 관해 설파하셨다죠.
그때 하신 말씀이 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 다울 때 천하가 편안해 진다고 설파하셨다는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좀 …….. 백성이 나라를 걱정해서야 어디…..
그래도 내일 아침엔 천등산에 벌건 해가 또 뜨겠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늘이 우리를 버리기야 하겠습니까?
ss8000
2017년 10월 25일 at 6:22 오후
하느님의 처분이 문제 아닙니다.
자존심의 문제지요.
정치란 국민을 편하게 해 주어야 함에도
저희끼리 패당을 지어 저희끼리만 하는 정치를
보고 있노라니 속상한 것이지요.
그런 면에선 저는 박근혜 정권도 어떤 놈 얘기대로
태어 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맨얼굴로 법정에 들어서는 사진을 보고
재털이라도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현재의 이 수모 아니 구겨진 자존심은 모두 박근혜 때문입니다.
토론마당에 저는 지속적으로 박근혜를 탄하고 있습니다.
결국 명색 보수의 기치를 들고 있으며
친박(광신도)에게도 반박에게도 욕을 얻어 먹고
완전히 앞뒤 곱사등이가 되어 있지만,
누가 뭐래도 제 신조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문재인 정권 역시 태어 나서는 안 될 정권이기에
연일 문가를 탄하는 썰을 푸는 겁니다.
말씀 대로 당장 어찌 되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당장을 견딜 수 없을 만큼 울화가 치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