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어느 날의 이야기다. 먼저 그날 도하 메이저 신문 중에 난 뉴스의 일부분을 보자.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지난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 및 당 소속 국회통일외교통상위원들과의 청와대 만찬회동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과 관련,‘선참후계(先斬後啓:일단 처형하고 따짐)’라는 고사성어를 빌려 대북문제에 대한 고민의 일단을 내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당시 만찬에서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에 언급,“북한이 달러를 위조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북한에 장부부터 보여 달라는 것”이라며“이는 선참후계란 말을 떠 올리게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정도면 북괴의 대변인은 고사하고 자신이 북괴의 지도자 같은 표현이 아닌가? 각설하고….
선참후계(先斬後啓) 또는 선참후주(先斬後奏)는 동일한 의미로 쓰여 지는 고사성어이다. 일단 목을 벤 다음 원인과 까닭을 밝히는 것이다. 이 고사성어를 뒷받침 해주는 또 다른 고사성어가 바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이다. 제갈량은 가정(佳亭)싸움의 참패를 물어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베었던 것이다. 당시 제갈량은 무능하고 유약한 후주(後主)유선을 모시고 승상의 지위로 모든 국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하며 국가와 황제에게 온몸으로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비록 그가 모든 국권을 쥐고 있었다고 하지만, 전장에서 상장군 격의 목을 윗선에 보고도 않고 친다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되는 것이다. 실제 몇몇 사람이 그런 점을 들어 제갈량에게 진언을 한다. 그러나 제갈량은”전쟁터에 싸움하러 온 장수는 경우에 따라 윗선의 제가를 득하지 않아도 죄를 묻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며 마속의 목을 베어 버린 것이다. 이는 요즘처럼 통신망이 잘 되어 있는 때도 아닌 고대 하고도, 더구나 전쟁터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일일이 윗선에 보고하고 일을 처리한다면 전투를 벌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마속의 목을 벤 후에야 후주 유선에게 읍참마속의 장계를 올리고, 자신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어 3등급 계급을 강등하여 우장군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그러나 제갈량이 읍참마속까지 해가며 선참후계(先斬後啓)한 근본적 목적은 자신의 불찰에 대한 만회용 행위라는 시각이 있다. 유비가 백제성에서 유명을 달리할 때, 모든 고굉지신들이 유비의 유언을 듣기위해 모여 들었다. 유비는 특히 제갈량에게 부탁하기를, 유선을 잘 부탁하지만 만약 유선이 제왕으로서의 그릇이 보이지 않으면 직접 황제가 되어 촉나라를 다스리라는 부탁까지 하고, 모든 사람을 물리친 다음 제갈공명만 남게 한 뒤, 마속에 대한 얘기를 한다.”마속의 사람 됨됨이가 언과기실(言過其實:말만 지나치게 하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하니 절대 크게 쓰지 말것.”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떴던 것이다. 선주(先主)가 유언까지 했음에도 사람을 잘못보고 중용을 했다가 참패를 하였으니 당시 제갈량의 참담함을 어찌 필설로 형언할 것이며 자책감이 들지 않겠는가.
일이란 선후완급이 있다. 만약 선참후계 하지 않고, 보고부터 먼저 했더라면, 조정에는 제갈량을 적대시 하는 인물이 많았었고, 결국 황제의 명으로 마속을 참하지 못했더라면 일벌백계로 법과 영(令)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가 태동하지 않았을 터이니,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교훈적 단어가 없었을 것이다. 하여 매사엔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일, 천천히 할 일과 급하게 할 일을 구분하는 즉, 선후완급(先後緩急)이 필요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대북압박과 관련 미국의 행동이 선참후계라며 볼멘소리를 내지르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정서상 동의할 까닭도 없거니와 오히려 깊은 속내도 따지기 전 무조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인데 미국이 어찌 북한의 목을 베지 않겠는가. 또한 노무현 정권 이후 무엇 하나라도 미국의 입장에서 추진한 게 있었던가. 오로지 반미, 반 부시 앞장을 자처한 사람이 무엇이 곱다고 미리 보고를 드리고 일을 집행하겠는가. 더더구나 노 대통령이야 말로 마속 이상으로 언과기실(言過其實)한 사람임에야 일러 무삼 하겠는가.
선참후계(先斬後啓)또는 선참후주(先斬後奏)했다고 속상해 하며 볼멘소리 지를 게 아니라 지금쯤은 어째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해 볼 때 인 것이다. 그래야만 국태민안(國泰民安)과 세계평화가 유지될 것이다. 비온 뒤 되국의 하늘은 청명하기 이를 데 없다. 뭐, 이런 맑고 밝은 뉴스 좀 없나? 빌어먹을……
2006 년 7월 중순 어느 날.
트럼프 “北 독재자 수백만 인명 위협… 美 군사력 사용 않기를“
‘코리아 패싱‘ 질문엔 “한국은 중요한 나라, 건너뛰는 일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핵 위협에 맞선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사용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최대한 군사 외적인 방법으로 북한을 압박해나갈 것을 시사했다. 또 한국 경시 논란을 공개적으로 일축했다.(하략)
위의 기사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그 친구는 문재인이 자랑하는 대한미국인 일 것이다. 선참후주든 선참후계든 미리 공표(公表)하고 하는 행위나 행동은 없다. 그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일 뿐이다.
트럼프가 아무리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입국을 반대하고 미국의 입장이라면 사사건건 쌍심지를 돋우며 반미를 하는 대한미국 땅에 있다. 그런데 참으로 어리석게도‘코리아 패싱 유무’를 질문 받는다면? 어떤 똘아이가 정답 말 할까? 설령 100%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코리아 패싱은 있다’라고 너나 당신 같으면 하겠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거칠고 모가 났어도 그 정도의 예는 차릴 줄 안다.
똥 돼지 참수작전이라는 자체가 미국이 흘린 사안이고 그 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무엇이 곱다고 종북좌경 문재인에게 재가(裁可)를 구하고 작전에 돌입하겠는가? 그런 희망 자체가 순진하다 못해 거의 백치(白癡)수준인 것이다.
진정 전쟁을 원치 않는다면 최소한 트럼프 집권 동안만이라도 반미 행위를 하거나 그의 염장을 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북쪽의 상전인 존엄 놈에게도 자중자애 하라고 읍소(泣訴)를 부탁하는 게 문재인의 살 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