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요지(怒而撓之)는 손자병법 시계(始計)편에 나오는 얘기로“적을 성나게 하여 소란케 만들라.”는 의미지만, 달리 스스로“격노하여 적을 소란케 한다.”라는 뜻으로도 해석한다. 스스로 분노하는 양상을 더욱 확대하고 과장하여 상대를 괴롭힌다는 고도의 술책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맥락과 같은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인데 소리소리 질러 상대를 자극하면 예수나 공자가 아닌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게 인지상정인데 이렇게 상대를 자극하고 약 올린 다음 상대의 판단이나 행동에 이성을 잃게 한 뒤 교묘하게 빠지면 상대가 평정심을 잃고 결국 그 승부는 빤한 것이다.
제갈량이 막상 유비에게 출사하여 유비의 살림살이를 돌아본즉 관우 장비라는 형제 외에는 가진 것이라곤 불알 두 쪽밖에 없는 초라한 입장이고, 군사나 세력이 형편무인지경인데 조조는 유비의 근거지인 형주를 함락시키고 아주 씨를 말리려 겁박해 들어온다. 적벽대전이 벌어지기 두 달 전, 그해 10월 제갈량은 홀홀(忽忽)단신(單身) 으로 동오의 손권을 찾아가 현하(懸河)같이 흐르는 웅변으로 설득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손권을 격노시키는 즉, 노이요지(怒而撓之)라는 심리전으로 촉오(蜀吳)연합을 성사 시키고 합세하여 조조 군에게 대승을 거둔 게, 세계 전사에 빛나는 적벽대전인 것이다.
제갈량은 오나라 손권을 만나자마자 조조에게 항복을 하라고 권유한다. 당시 조조는 유비의 근거지인 형주를 함락시키고 기세가 등등 했을 때이다. 조조의 기세가 사해(四海)에 떨쳐 영웅들이 용병할 곳이 없고 곧 그 화가 오나라까지 미칠 것이니 하루 빨리 항복을 하여 목숨을 부지 하라는 식으로 약을 올린다.
듣는 손권 괘씸하다. “그대의 말대로라면 유예주(유비)는 어찌 끝내 조조를 섬기지 않는 것이오?” 그러자 제갈량은 고사를 들어 오나라의 손권을 한 없이 깎아 내린 뒤 “유비는 황실의 후예로 뛰어난 재주가 세상을 덮어 뭇 선비들이 앙모하는 것이 마치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듯 하는 분이니, 만약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곧 하늘의 뜻일 뿐, 어찌 남의 아래에 들어가겠습니까.” 그 순간 손권이 발끈한다. 제갈량의 계책이 반쯤 성공하는 장면이다.
결국 불알 두 쪽 밖에 가진 게 없는 유비를 위해 손권을 화나게(더욱 화나게 한 것은 자신의 형수를 폄훼하는 장면이 있지만 생략..)하여 군사를 동원하고 적벽대전을 일으켜 그 한 판 싸움으로 조조에게 치명타를 먹이고 주군 유비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쾌거를 이룬 것이야 말로 노이요지(怒而撓之)인 것이다.
한마디로 격이 달랐다. 아랫것들이 써 준 원고를 읽기만 하는 것도 하다못해 북쪽 똥 돼지의 성량(聲量)과 위엄(威嚴)에도 못 미치는, 이빨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나고 원고 읽기가 바빠 눈알을 황소 눈알처럼 치켜뜨고 좌우상하로 굴리는 모습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의 명연설이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지켜보며 제갈량의 현하(懸河)같은 웅변이 저런 게 아니었을까? 할 정도로 정말 대단한 명연설이었다. 역시 훌륭한 정치가는 명연설가 이기도 한 모양이다. 나름 생각해 보니 동서고금을 통하여 뛰어난 지도자는 모두 명연설가 이기도 했던 것 같다. 특히 그런 명연설을 듣고도 감동하지 않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면 대가리 속에 든 것이라곤 자갈밖에 없는 무뇌아 이거나 인간이 아닌 목석이나 짐승이 틀림없다.
트럼프의 3국 순방을 두고 일본과는 채류 기간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정말 못난 족속들이다. 무엇이든 일본만 이기면 최고로 아는…중국도 2박3일인 것은 관심도 없다.) 일본은 2박3일인데 비하여 대한미국은 1박2일이라며 양국으로부터 왕따를 당한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다가 3국 중 유일하게 대한미국에서만 국회연설을 한다며 변명하고 자위를 삼았던 것이다.
그런데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중. 일 3국을 방문하면서 대한미국 국회에서만 그런 명연설을 했을까? 모자라는 인간들은 이것을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혈맹 대한민국만을 위한 배려나 서비스로 착각을 하겠지만, 사실은 미국 입장에선 너무 화가 나고 답답했을 것이다. “35분 중 24분을 ‘北 체제 규탄‘에 쓴 트럼프”라는 내용만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으로 화가 나고 답답했을 것이다. 이게 바로‘트럼프 대통령의 노이요지(怒而撓之)’의 실체인 것이다.
착각하지 마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화가 나기도 했지만, 제갈량이 손권을 화나게 만들어 설득시키듯 대가리에 자갈밖에 없는 종북좌빨들을 설득하려고 그런 명연설을 한 것이다. 대북관계엔 무력을 사용치 않겠다는 식의 약속은 문재인이 중국 시진핑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약속도 공약(空約)도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땅에 적벽대전 같은 전쟁의 참화가 일어날 것인지 말 것인지는 문재인과 그 졸개들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