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치킨게임과 러시안 룰렛
고백하건대, 제겐 정말 좋지 않은 습관이 있습니다. 스피드광입니다. 핸들만 잡았다하면 마치 무엇엔가 쫓기듯 밟습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제 앞에 거치장거리는 차량을 못 보아 줍니다. 약간 밟았다 하면 평균 140150k 좀 더 밟으면 170180도 예사로 밟습니다. 이 몹쓸 버릇 때문에 마누라와 가끔씩 대판 싸우기도 합니다. 마누라는 솔직히 제 차를 타고 싶지 않답니다. 가끔은 제 친구들도 동승을 해 보곤 다시는 제 차를 안타겠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보고 미쳤답니다.
그렇지만 저도 할 말은 있습니다. 왠지 핸들만 잡으면 하품이 나고 눈가가 지물거리며 졸음이 옵니다. 고속도로 상에서 졸음운전은 사망과 다름 아니겠는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을수록 긴장이 바짝 되며 졸음이 확 달아나는 것입니다. 결국 과속이 독약과 같은 것이라면 저는 죽지 않으려고 극약처방을 하고 있는 겁니다. 때로 이러는 저 자신을 돌아보며“내가 미쳤지…환갑이 넘은 놈이… 이렇게 광란의 폭주를 하는 걸 젊은 사람들이 보면…”하는 식으로 스스로 쪽 팔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해엔 정말 담배를 끊었듯 이 버릇 좀 고치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보따리장사 때문에 중국에 오면 늘 불만이 많습니다. 중국 사람들‘만만디’관습이 있어 느긋한 것 같죠? 천만에 말 방귀 만만에 콩떡입니다. 핸들만 잡으면 저보다 더 미쳐버립니다. 중국에서 가장 큰 불만을 얘기하라면 저는 이 사람들의 운전습관이라고 감히 얘기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광속만 빼면 기타의 교통법규는 철저히 지킵니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 95%(운전자)는 절대 교통법규 같은 걸 안 지킵니다. 이들도 당연히 교통법규가 있을 것인데, 결코 지키지 않습니다. 특히 시 외곽이나 지방으로 갈수록. 오죽하면 제가‘절대, 결코’라는 표현을 하겠습니까. 스피드광인 저를 합리화 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저는 그래도 고속도로에서나 미친놈처럼 달리지만 중국 사람들은 장소불문입니다. 제가 중국에 드나들며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든 중국에서 교통사고가 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고, 만약 이곳에서 잘못되면‘개고기 값’이나 나올지 말지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차량으로 이동 간에 아무리 피곤해도 저는 절대 잠을 자지 않습니다. 아니 마치 제가 고속도로에서 차를 모는 것처럼 긴장이 되어 잠이 오질 않습니다.
이 사람들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중국의 도로 사정이라는 게 고속도로를 제외하고는 정말 형편없습니다. 이것만큼은 우리의670년대를 상상하면 틀림없고, 그래도 그때 우리는 차량이 적었기에 그만큼 사고의 확률도 적었습니다. 지금 비록 우리네의 교통습관이 아직도 개판(?)이긴 하지만, 그기에 관한 우리는 중국보다 한참 선진국이고 자긍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가령 어떤 고을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있다면 우리네는 지하통로로 왕래를 하지만 이들은 그런 게 없습니다. 가드레일을 뜯어내고 저들 마음대로 좌우회전을 하는 것은 보통이고, 심지어 고속도로 옆으로 자전거나 오토바이 또는 우리의 경운기(토라지라는 딸딸이가 있음)같은 것들이 다니게 별도로 도로를 만들어 놓지만 고속도로로 진입해서 무시로 드나드는 것은 고사하고 역주행하는 걸 자주 만납니다. 뒤 좌석에 앉아 편히 가는 게 아니라 깜짝깜짝 경끼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울화가 치밀고 뚜껑이 막 열립니다.
제가 매월 이곳에 오면 저의 발 노릇을 해주는 거래처가 있습니다. 영국서 석사학위까지 받은 장남을 데리고 가업 잇기 수업을 시키는, 정말 착하고 언제나 호의적인 그리고 좋은 양질의 물건을 적당한 가격에 공급해주는, 저로서는 최상의 거래처입니다. 부부가 서로 교대를 해가며 제가 머무는 동안 발 노릇을 해줍니다. 그렇게 조신하고 착한 부부가 운전대만 잡으면 확 돌아버립니다. 200k도 밟아 대는 저보다 더 미쳐 버립니다. 그런데 도로 사정이나 좋으면 그나마 좀 덜 불안 할 텐데, 중간중간 패이고 굽은 왕복2차선의 좁은 도로를 사정없이 미친 듯 광란의 질주를 합니다. 늘 가슴을 졸이며 서비스(?)를 받아왔는데 오늘은 정말 골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아! 글쎄! 너무 겁이 나서 요실금까지 했다니까요.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고딩때 본 영화중에‘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주연을 맡은‘제임스 딘’이 동네 껄렁패들과 자동차경주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도로의 양쪽에서 두 사람이 자신들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는 것으로 충돌할 때까지 끝까지 몰아 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물론 마음 약한 놈이 핸들을 꺾으면 지는 거죠. 저는 그때 미국사람들은 정말 무지한 사람들로만 알았습니다. 근간에 이르러‘치킨게임(chickengame)’이라는 시사용어가 자주 등장하기에 알고 봤더니‘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딘‘이 벌이던 경주가 바로‘치킨게임(chickengame)’이라는 겁니다.
위에서 얘기했지만 중국의 도로 사정이 중간 중간 패이고 굽은 왕복2차선의 좁은 도로를 사정없이 미친 듯 광란의 질주를 하다 보니 중앙선이 있으나 마나입니다. 결국 매일 이들은‘치킨게임(chickengame)’을 하는 겁니다. 아! 글쎄! 오늘은 정말 거의 정면충돌을 하는 찰나에 맞은편 차가 다행히 핸들을 꺾어 구사일생을 했습니다. 그 통에 저와 마누라(동행했음)는 체면불구하고‘아~악’단말마 같은 외마디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만 쪽팔리게 요실금까지 했다니까요.
제가 오늘‘썰’을 지어낸 것 같죠? 소설을 쓴 것 같죠? 아닙니다. 조금도 지어내지 않은100% 사실에 의거 한‘썰’입니다. 믿어주십시오. 그런데 뜬금없이‘치킨게임(chickengame)’얘기는 왜하냐고요?
요즘‘세종시’문제를 두고 이명박과 박근혜가 벌이는 작태가‘치킨게임(chickengame)’하는 것과 흡사합니다. 두 사람이 양보가 없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대립으로 가고 있습니다. 누구도 양보없이 충돌을 한다면 충격은 누가 더 클까요?
현행법으로 대통령은 연임이든 중임이든 할 수 없습니다. 5년 단임일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5년의 임기중 벌써3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성급한 사람들은3년 차에 접어들면 정권의‘레임덕’도 함께 한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치적이나 업적 하나쯤은 만들고 싶은 의욕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시다시피 현임 대통령은 이제‘4대강과 세종시’에 나머지 임기의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의 방해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으로서는‘치킨게임’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꺾을 이유가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박근혜의 몽니로 인해 국정이 파탄 나고‘4대강과 세종시’문제가 물 건너가더라도 대통령은 더 이상 양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임기 내내 대통령을 흔들고 발목을 잡은 생각을 하면 까이꺼 공멸을 해도 밑질 게 없다는 생각을 분명히 할 겁니다. 제3자인 제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대통령이야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이명박과 박근혜가 벌이는 무모한‘치킨게임(chickengame)’하는 것을 지켜보노라니 또 다른 무모한 게임으로도 비쳐지고 있습니다.‘러시안룰렛(Russianroulette)’이라는 겁니다. 왜 있잖아요. 리벌버 권총에 실탄 한 발 장전하고 약실을 빙그르르 돌리고 대갈빡에 갖다대곤 격발하는 게임. 이런 경우 솔직히 어떤 놈(年)이 죽을지는 모릅니다. 재수 없는 놈(年)이 당하는 거죠. 두 사람이‘치킨게임’을 벌이다 못해 누가 더 강단이 센지‘러시안룰렛’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현임대통령은 이번 임기로 정치적 생명은 은퇴요 휴식입니다.‘러시안룰렛(Russianroulette)’게임을 하다가 당한다 해도 별로 아쉬울 거 없습니다. 그렇지만 박근혜는 사정이 다릅니다. 박근혜가 흔들고 몽니 부린 것의 반에 반만큼만 대통령이 몽니를 부려도 박근혜는‘러시안룰렛(Russianroulette)’게임 첫 격발의 희생자가 되고도 남습니다. 박근혜는 첫 방에 골로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점이 못 견디게 안타깝습니다.
제가 이런‘썰’을 올리면 멍청한 놈(年)들은 저보고‘명빠’랍니다. 저는 결단코‘명빠’가아닙니다.특별히 박근혜를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보수 정권의 명맥을 이어 가기 위해선 박근혜가 반드시 필히 차기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박근혜의 저돌적이며 한 없이 미련한‘치킨게임’에 몰두하는 꼴이라든가 대통령을 상대로 이겨 보겠다고‘러시안룰렛’을 자청하는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고 경끼를합니다. 그럴 때마다 울화가 치밀고 뚜껑이 열립니다. 꼭 차기 대통령이 되어야 할 텐데….
이제 한나절 후면‘세종시수정안’이 발표 되겠지요. 무모한 게임을 즐기느냐 그만두느냐는 박근혜에게 달렸습니다. 쓸데없는 질주본능을 잠재우던지 충돌을 피하던지 모든 것이 박근혜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박근혜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은 행복한 차기주자입니다. 한 가지를 양보하면 열 가지의 혜택이 아니 전부를 차지 할 수 있는 정말 해피한 차기 대권주자입니다.
2010년 1월 10일 씀.
덧붙임,
지금 생각해 보면 저 때 이미 보수가 개쪽 날 조짐이 보였습니다.
명색 보수의 탈을 쓰고 인간 같지도 않은 두 인간이 싸웠으니
싸움판에서 튀기는 피를 자양분 삼아 빨아 처먹은 빨.갱.이 정권에게
권좌를 찬탈 당하고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박근혜를 깜빵에 꺼내서 대통령으로 모셔야 한다는…김연아의 트리플 악셀보다 더 돌아 버린 틀딱 부대와 狂朴들이 있는 한 적화통일은 뭉가 놈 임기 내에 되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