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겁 낼 것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보따리 싸들고 지구촌 도처(到處)를 돌아 다녔다. 수많은 국가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느낀 소회(素懷)지만, 비행기가 착륙하고 입국장에 들어서고 이미그레이션(immigration)통과하기 전엔 모든 나라의 어떤 도시든 긴장이 된다. 혹시라도,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내가 알지 못하는 도착국가의 법이나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실제 오래 전 아들놈이 유학하고 있는 호주 멜번을 가기 위해, 김치가 얼마나 먹고 싶을까 생각해서 단단히 포장한 김치를 한 보시기쯤 수하물로 부친 뒤 짐을 찾고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섰는데 황소만 한 마약 탐지견이 킁킁거리며 오다가 결국 내 수하물 가방 앞에 위엄을 가다듬고 털썩 주저앉는 바람에 내 심장이 따라 털썩 내려앉았다. 마치 영화에 본 것처럼 띨띨한 승객을 골라 몰래 마약을 가방에 집어넣었나?? 결국 그 자리에 구부린 채로 만방(萬邦)의 승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하물가방을 개복(開腹)하고 찬찬히 외과시술(?)을 할밖에,,, 그리고 수술의 결과는 김치(사실이 밝혀 질 때까지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라는 암 덩어리를 찾아냈을 때 홍당무는 고사하고 심홍(深紅)의 낯빛이 비등점만큼 뜨거움을 느껴야 했다. 물론 손짓 발짓 아들놈을 향한 부모의 심정을 설명하고 잘 수습했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쪽이 팔렸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화끈 거린다. 그 후 다시 한 번 더 그곳을 찾았을 때 마치 고향에 온듯 한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도시였다. 좀 엄한 얘기를 했다.

 

오래 전 이런 광고 카피라이트가 있었다. ‘한 번을 입어도 10년 입은 옷, 10년을 입어도 처음 입은 옷뭐 그런광고의 카피라이트를 잠시 비틀면, 평생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임에도 자주 온 것같이 긴장이 덜 되는 국가나 도시가 있는가 하면, 중국은 근15년 거주를 하고 지금도 볼 일을 보기 위해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하지만 여전히 생소하고 떨떠름한 나라다.

 

나름 중국이라는 나라로 인해 입에 풀칠을 하고 목구멍의 거미줄을 제거하고 있음에도 도대체 왜 그럴까? 아무리 머리를 좌우로 꼬고 흔들어 봐도 뚜렷한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보다 깊이 생각해 보면, 그 하나는 중국 이미그레이션의 고압적 자세인 것이다. 중국을 여행 삼아 한두 번 다녀오신 분들은 잘 기억을 못하시거나 아예 그런 생각조차도 없겠지만, 중국의 출입국관리 대()엔 말단 관리의 친절(親切)도를 계측하는 단추가(아주 친절, 친절, 시간이 오래 걸림. 불친절)붙어 있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변방(국경)관리소 직원의 웃음기 없는 싸늘한(중국은 늘 그렇다)눈빛으로 여권의 사진과 실물을 대조하며 눈을 아래위로 깔 때는 기분이 몹시 언짢다. 중간 중간 눈이 파란 외국인은 대충 훑어보고 입국도장을 쾅쾅 찍는 것에 비하면 화까지 나려는 참에 계측단추(친절, 보통, 불친절)에 불이 들어오며 강요를 할 때 어떤 놈()불친절하다는 단추에 손가락을 대겠는가? 근데 더 큰 문제는 그 모든 과정이 한글이라는 사실이고, 어쩔 수 없이친절이라는 단추를 누르면 입국허가 도장을 찍은 여권을 내 줌과 동시에 녹음이 된 기계에서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그때서야 날아갈 듯 한 인사를 우리말로 한다. 중국의 큰 도시 유수한 공항에 대한민국 국민만 드나드는 게 아닐진대 굳이 우리에게만 친절함을 강요할 때 이미 기분이 더러워진다.

 

이 며칠 45일 간 중국을 급히 다녀 올 일이 생겼다. 공항의 출입국은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진 거 없고, 그날이 토요일이다. 중국인도 우리와 비슷하게 주로 주말이나 휴일에 결혼식을 많이 한다. 북경이나 상하이등 대처는 어떤지 모르지만 웬만한 도시엔 결혼하는 날 폭죽을 밤 세워 터트리고 난리도 아니다. 그런 문화에 살아온 중국인이야 대수롭지 않겠지만 한마디로 무질서의 극치다. 타국인 잠을 빼앗고 휴식을 빼앗는 무례함의 극치를 보이는 것이다. 이런 무례의 극치를 어쩌다 마주하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항상 늘 그러하므로 화가 치미는 것이다.

 

그들도 혼례식과 함께 피로연을 호텔이나 대형 식당에서 한다. 어쩌다 하객들과 조우하고 함께 승강기라도 타면 꽉 찬 그런 공간에서도 담배를 피워대는 미친놈들이 꼭 한두 놈 있다. 분명 공공장소 또는 특히 승강기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법이 정해져 있을 테지만 법을 무시하는 우민(愚民)들이 문제인 것이다. 결국 당국은 법을 만들고도 크게 단속을 않는 것을 보면 우민을 위한 우민정치를 펼치며 위정자 저들 나름의 편의를 취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광경이나 행태를 접할 때마다 분노하고 울분을 터트리지만, 사실 내심으로는 쾌재를 부른다.“그래! 너희들은 아직 멀었다라며….중국이라는 나라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무질서가 지배하는 나라라고 정의 하겠다. 따라서 오늘 썰 제목을중국 겁 낼 것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중국 진출 초창기 같은 아파트 앞집 현지인이 꼭 문을 열고 크게 음악을 틀곤 했었다. 언젠가 너무 신경이 쓰이고 짜증도 나고 하여 음악을 좀 줄여 줄 수 없겠느냐고 사정을 했더니자신들은 음악을 크게 틀고 즐길 자유가 있다며 항변을 하는 것이었다. 자유? 자신이 누릴 자유 때문에 타인 그것도 외국인인 나 같은 놈이 조용히 살아 갈 자유는 빼앗으며 자유타령을 하는 그 무례함. 이게 곧 보통 중국인들의 무례고 민심이다.

 

무질서 극치의 나라 군대가 외형적으로 아무리 종()과 횡(), ()와 열()이 찬란해도 그것은 외형적일 뿐 실제 어떤 위급함이 닥칠 경우 그 극치의 무질서가 어딜 가겠는가. 자신들의 자유만을 강조하는 그 무례와 오만함 역시 위기의 순간엔 흐트러지고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치명적 약점이 있는 것이다.

 

이상의 얘기는 순전히 나의 감정적이거나 감상적인 견해가 아니다. 20여 년 중국인과 중국 지도자들을 심층적으로 지켜보고 분석해 본 결론이다. 눈을 감고 이상의 얘기들을 조용히 생각을 가다듬어 보면 내 말이 틀린데 있는가? 그래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중국 겁 낼 것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다만, 단 하나 우리 스스로의 무질서를 극복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 조건만 충족된다면 북괴의 핵폭탄도 두려워 할 것 없다. 아래의 기사는 두어 달 전 조선일보 기사다. 필히 찾아 읽고 우리 스스로 만족한 그날이 오면 이제까지 나의 썰이 정확함을 알게 될 것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3/2017111302046.html

2 Comments

  1. 비사벌

    2018년 2월 1일 at 9:56 오전

    오선생님 출장 잘 다녀오셨어요. 저도 몇년전 중국에 골프치려 2번갔다 오고나서
    이젠 중국에 갈 마음은 전혀 없어요.구체적으로 말하면 긴데 나한테는 갈만한 곳이 아니에요.제 딸과사위가 교수로있는 미국대학 연구실에 박사과정에 있는중국학생들이 무례하기가 말할수 없어 이젠 안뽑는다고 합니다

    • ss8000

      2018년 2월 1일 at 5:39 오후

      ㅎㅎㅎ… 원장님! 중국 때문에 먹고 사는 놈의 얘기입니다.
      외교관이나 kotra 주재 직원들 이런 얘기 몰라요.
      그저 임기나 채우고 돌아가는…그야말로 복지부동 그게 전부 입니다.

      외교? 일부 민간에게 맡겨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외교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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