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의 가장 큰 이슈는 패권주의와 천하통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육국상전(國相戰)이라는 대목이 있다. 여섯 나라가 얼 키고 설 켜 대갈빡 깨지게 싸우는 과정을 그린 장면이다. 그 양상이 십 수 년째 이어져 내려오는6자 회담과 비슷해서 한 썰 풀어본다.
周나라 주환왕20년 가을 쯤의 일이었다. 송(宋)나라 장공은, 정(鄭)나라의 도움을 받고 임금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얼마 뒤 정나라에 반란이 일어났고, 이번엔 송나라에 은둔하고 있던 정나라 공자 돌(정여공)이 송장공의 도움으로 정나라의 임금에 오른다. 그러나 공자 돌은 군위(君位)오르게 해준 송장공에게 자신이 임금이 되면 영토 일부(3개의城)와 금은보화 및 곡식을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막상 임금이 되고 난 정여공은 똥간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것처럼, 약속 대신 겨우 명맥만 유지한 보화를 상납해 보지만, 어림 반 푼어치도 없이 송장공의 약만 올린 결과를 만든다. 대로한 송장공은 군사를 일으켜 정나라를 치려든다. 놀란 정나라는 얼마간의 예물을 갖추어 이웃나라인 제(齊)나라와 노()나라로 사신을 보내고 중재해 줄 것을 간청한다.
노나라 임금인 노환공은 정나라의 입장을 긍휼이 여기고 선뜻 돕겠다며 나서지만, 제나라(제희공)는 오히려 정나라에 선전포고(정나라에 대한 개인감정이 있었음)를 하는 것이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노환공이 먼저 송장공에게 기별을 하여 모처에서 평화를 위한 회담을 하자고 제의 하고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하지만 회담은 지지부진하며 결말이 나지 않는다. 그러는가운데 북쪽의 연(燕)나라 임금이 송장공을 만나기 위해 회담장소로 왔다가 제나라가 연나라를 자꾸 침략해 옴으로 송나라의 힘을 빌려 우호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썰의 행간이 잠깐 바뀌어, 아주 오래 전 제나라의 제애공이 기(杞)나라 임금의 참소(讒訴)로 주(周)나라 왕실에 끌려가 글자 그대로 팽살(烹殺)당한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제나라는 기(杞)나라를 불공대천의 원수로 삼고 있었으며 언제고 기나라를 멸망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는 터였다. 한편 제나라는 기나라 뿐 아니라 연나라도 먹어 치우겠다고 늘 침공을 일삼고 하던 과정에서 마침 연나라의 부탁을 받고 송나라가 중재를 하겠다고 나섰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아예 송나라, 노나라, 연나라3국이 서로 돕자며 연맹을 맺는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도 송나라는 여전히 정나라에3개의 성과 약속한 물건을 달라며 조르자, 정나라는 다시 노나라에 중재를 부탁하고 부탁을 받은 노환공은 송장공에게 또 다시 모처에서 만나자는 제의를 한 뒤 약속장소로 갔으나 송장공은 나타나지 않고 사신으로 부터‘당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더 이상 이 일에 관여 말라’는 핀잔을 듣고 크게 노하여 정나라와 함께 송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다.
드디어 전쟁은 일어났고 일진일퇴하는 과정에서 송나라의 수도가 포위되자 송장공은 제나라 희공의 도움을 청하는 사신을 보내자 제희공은 선뜻 참전 해 줄 것을 약속한다. 그런데 당시 제나라는 기나라를 침범하여 기나라가 거의 함락될 지경에 이르렀고, 급한 기나라는 노환공에게 도움을 청하러 왔던 것이다.
기나라의 위급함을 알게된 노환공은 정나라에, 비록 송나라 성을 함락시키지는 못했으나 이만하면 송나라가 버르장머리를 좀 고쳤을 거라며 회군을 하여 기나라를 돕겠다고 말하자, 도움을 받은 정나라 임금은 노나라를 도와 함께 행군하기를 자청한다.
송나라와 정나라의 싸움에서 이번엔 엉뚱하게 기나라의 접경에서 노. 정. 기나라 연합국이 제나라와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노. 정. 기 연합군이 제나라와 한 판 붙을 즈음 포위가 풀린 송나라가 제나라를 돕겠다며 나섰고, 이에 제나라는 속국이나 다름없는 연나라 군사들에게 동원령을 내리니, 이번엔 제, 송, 연나라3국이 연합국이 되어 6國이 서로 싸움을 벌이게 된 과정을 육국상전(國相戰)이라고 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여섯 나라의 싸움은 각국의 이해득실이 계산된 싸움인 것이다. 누군가를 돕는 듯하지만, 순수한 도움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탐하는 과정이 전개되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전쟁을 먼저 시도한 제나라가 대패하였고 연나라 또한 엄하게 얻어맞고 도망쳤으며, 제. 연나라가 패하자 송나라 역시 노. 정. 기3국 군대를 맞이하여 맞장 뜨기엔 역부족이라 슬그머니 도망을 치고 말았던 것이다.
역사란 돌고 도는 것이다. 벌써 십 수 년째 대가리 맞대 보아야 아무런 성과도 없는 6자회담이라는 게 그렇다. 소위 평화를 위해 얻어 낼 것은 다 얻어내고도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는 송나라 같은 놈이 있는가 하면, 중재를 해 보겠다고 앞에 나서 보지만 중재는커녕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하는 노나라같은 존재도 있고, 중재 보다는 패권을 노려보겠다는 엉뚱한 놈도 있고,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강대국에 매달려 처분만 기다리는 약해 빠진 놈도 있고, 이런저런 영향력도 없이 그저 시계불알처럼 회담 장소에 왔다 갔다 하는 놈들도 있는 모양새가 지난 날 춘추시대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며칠 전 중국의 대병국(戴秉國)이라는 자는 뜬금없이 나타나 외교적 결례를 범해가며 연평 사건을 빗대어’싸우지 마라’만 되풀이 하고 갔다니 피해 당사국에 대해 할 소린가? 그 싸움의 원인을 먼저 알고 싸움 건 놈에게 충고할 생각은 없고 무조건 대국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패권주의가 아니고는 이런 식의 표현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솔직히 그런 면에서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천안함 사건 때 우리 군대가 북괴 놈들을 징치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소위 전작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우리 군대에게 작전을 허용 않고 인내만 종용하고 있으니 놈들이 아예 민간까지 살상하는 패악을 저지르는 동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또 무엇인가? 극악무도한 깡패집단이 난동을 부렸으면 모든 외교적 수사를 앞세워 말이라도 호되게 야단쳐야 하는 거 아닌가? 6자회담이라는 실효 없는 회담에 대가리 숫자 맞추러 나오는 건지…???도대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중국은 사건만 터지면 6자회담을 종용하며 부산을 떨지만, 실제 6자회담은 북핵 문제나 동북아평화를 위한 것이 아니고 저들이 패권주의로 가는 능력의 시험장 일 뿐이다. 중국의 그런 패권주의에 안달이 난 미국의 견제가 6자회담의 근간인 것이다. 결국 남북한은 세계 초강대국의 패권주의의 희생양이며 대리전의 장소인지도 모르겠다. 6자회담 그거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오로지 패권주의자들의 힘겨루기 일 뿐이다. 그런 6자회담 꼭 필요한가? 이제 더 이상 속이지도 속지도 말았으면 한다. 그게 6자회담 무용론(無用論)이다.
BY ss8000 ON 12. 10, 2010
덧붙임,
그토록 무개념, 무질서, 무효능의 6자회담이었는데….1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르고 흘러 아무짝에도 아무 실효도 없는 6자회담 재개론이 산골의 논밭에 뿌려진 두엄 냄새처럼 솔솔 악취(惡臭)를 풍긴다.
그냥 두었으면 지금쯤 남북통일이 될 수도 있었건만, 북핵. 남북관계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았다. 그 원흉이 어떤 놈인지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하고 씹어 먹는 날이 반드시 와야 할 것이다.
데레사
2018년 3월 31일 at 11:18 오전
그래서 트럼프가 경고를 하는거지요.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북을 믿고 단계적 폐쇄니 뭐니 하니까요.
모든 거래는 일대일로 즉석처리 되어야지 나는 다 주고 저쪽은
단계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나보다도 보는 눈이 없나 봐요. ㅎㅎ
ss8000
2018년 4월 2일 at 10:15 오전
이미 모든 건 결정이 나 있습니다.
트럼프거 김정은을 만나는 그 다음 날로 트럼프는
마음의 결정을 할 겁니다.
다만 지금 시간을 두는 것은
문재인의 앙탈을 미국과 트럼프가 한 번 쯤
어여삐 봐주는 겁니다.
중국이 나서는 거 보십시오.
더욱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똥돼지의 수명 단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