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께 삼가 조언 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 각하!

단도직입으로 소생이 옛날 얘기부터 한 자락 올리겠습니다. 제갈공명이 여섯 번째로 기산(祁山)으로 나아가 사마의와 대치하고 있을 때 일입니다. 의심 많고 조심스러운 사마의 때문에 전쟁은 소강상태였습니다. 그럴수록 제갈량은 많은 준비를 하고 사마의 3부자(장남 司馬師와 차남 司馬昭도 함께 참전을 했음)를 잡을 준비를 단단히 했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전장(戰場) 사정은 제갈공명에게 녹록치 않았답니다. 무엇보다 촉(蜀)나라 군사는 원정군이었고 군량보급이 원활치 않았습니다. 더구나 촉나라 군사의 그런 사정을 간파한 사마의는 후방 보급로를 차단하거나 교란하면서 싸우지 않고 최대한 장기전을 펼치며 촉 군의 군량이 떨어지기를 기다려 결정적 한 방을 먹이려고 벼르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제갈량이 또 누구입니까? 사마의의 그런 전략을 역이용하여 낙양으로부터 공급되는 위(魏)나라의 군수물자를 목우유마(木牛流馬)라는 기계를 발명하여 탈취한 후 주력군이 주둔한 곳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군량기지인 상방곡(上方谷)에 비축해 둔 후 사마의를 그곳으로 유인합니다.

 

어쨌든 무기력하게 군량을 빼앗긴 사마의는 이 또한 제갈량의 계략이 아닌가? 의심하지만 촉나라의 주력(主力)군이 멀리 떨어져있고 상방곡엔 병사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정탐한 후 빼앗긴 군량탈환을 위하여 상방곡으로 쳐들어갑니다. 하지만 제갈량은 이미 그곳에 군수물자 대신 유황과 염초 등 폭발물질을 잔뜩 매설해 두었답니다.

 

사마의 3父子를 비롯한 위나라의 대군이 골짜기에 들어서는 순간 촉나라 군사들의 화공(火攻)이 전개되는 순간 그야말로 상방곡은 아비규환(阿鼻叫喚) 불지옥으로 변하며 3부자와 위나라 군사들은 독안의 쥐가 되어 거의 몰살을 당하자, 기가 막힌 3부자는 함께 끌어안고 구슬피 울부짖고 있을 즈음, 홀연 일진광풍이 크게 일어나며 검은 구름과 함께 천둥소리가 강산을 진동하며 소나기가 동이로 물 붓듯 하며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지뢰와 화염은 꺼지고 사마의3부자는 살아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제갈량의 수하 장수가 위군의 뒤를 좇아 시살하려 하자, 제갈량이 급히 가로막으며“모사재인 성사재천 불가강야(謀事在人 成事在天 不可强也)라며 크게 장탄식합니다. 즉,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의 성사는 하늘의 뜻이니 억지로 할 수 없다며 말린 것입니다. 그해가 서기234년 단기2567년(중국 촉 후주 건흥12년, 고구려 동천왕8년, 신라 조분왕5년, 백제 고이왕 원년)이랍니다. 결국 상방곡(上方谷)전투에서 사마의 3부자는 살아났고, 곧 바로 공명은 천추의 한을 남기고 오장원의 떨어지는 별이 되고 만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각하!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고사에 얽힌 얘기는 아랫사람들에게 들으시고, 제 분수도 모르면서 적에게 어리석은 동정을 베푸는 것을 두고 하는 얘깁니다.

 

트럼프 대통령 각하!

각하께서 금일 북쪽의 수괴(首魁)와 회담하는 날이라고 지구촌이 들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의 회담을 두고‘세기의 담판’이라며 떠들고 있습니다마는 이는 많이 잘못 된 단어의 선택입니다. 담판이란 피차 격(格)이 맞는 상대와 하는 것입니다. 북쪽의 수괴와 그 집단은 세계평화를 갉아먹는 쥐새끼에 불과한 것들입니다. 그럼에도‘세기의 담판’이라는 어마 무시한 단어를 용납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각하!

제갈량은 어느 누구도 감히 따르지 못할 불세출(不世出)의 위인이었으나 저지르지 말았어야할 단 한 번의 실수로 자신과 나라를 망쳤습니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기는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는 우(愚)를 범했던 것입니다. 상방곡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사마의 3부자를 수하 장수에게 쫓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제갈량은 당시“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금언을 간과(看過)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참 놈들이 완벽한‘핵폐기와 평화선언’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그 자리에서 사살하던지 전범으로 체포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각하!

무릇 하룻강아지는 범을 무서워 않습니다. 범의 힘이나 위용이 대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범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범은 하룻강아지 한 마리 잡는데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함부로 송양지인 따위의 인자함이나 관용을 베풀어 돌려보내시면 하룻강아지가 어느 날 개새끼가 되어 미국과 미 국민 그리고 각하의 뒤꿈치를 물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충청도 땅의 하찮은 촌로의 진언(眞言)을 물리치지 마시옵기를 앙망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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