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을 말씀드리면 짖지 않는 개는 된장 발라야 합니다.
지금 저는 개를 두 마리 기르고 있습니다. 그것도 족보까지 있는 진돗개 두 마리를. 도심 한가운데서 대형견에 속하는 진돗개를 한 마리도 아닌 두 마리를 기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배설물 처리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담 둘레의 땅을 파고 묻어 보기도 하지만 언제까지 그리할지…때로는 비닐봉지에 싸서 종량제 쓰레기와 함께 보내기도합니다.
사실 이놈들을 기르게 된 동기는 향후 모처에 아담한 전원주택을 지으면 그곳에서 길러 보겠다고 미리 정을 붙이기 위한 수단으로 기르고 있는데 전원주택 지을 계획이 자꾸 차질을 빚는 바람에 언제나 저놈들을 보낼지 아직은 묘연합니다. 어쨌든 그래도 기르는 날까지는 이곳에서 길러야겠지요.
년 초에 정말 귀엽고 붙임성 있는 진돗개 암놈 한 마리를 사돈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사실 여러 견종을 길러 봤지만 진돗개는 처음이랍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녀석은 어찌나 붙임성이 좋은지 오자마자 온 가족의 대환영(마누라는 개를 지독히 싫어함에도 녀석에게는 껌뻑 넘어갔음)을 받고 여하튼 너무 보배스러워 이름을‘진주’라고 지었습니다. 진주는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지금은 엄마가 될 정도로 성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진주가 이처럼 성견이 되도록 짖지를 않는 겁니다. 짖는 것은 고사하고 집안으로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것입니다. 참, 속도 좋은 놈이다 생각하고 내일은 짖겠지 또 내일은 짖겠지 기대를 했지만 여전히 짖지를 않고 꼬리가 빠져라 흔들어대는 것입니다. 정말 외람되고 송구한 말씀이나 사돈께서‘벙어리 개’를 보내 주셨나?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뭐 그러나 사돈어른의 잘못은 없습니다. 사돈께서‘진주’가 벙어린지 아닌지 아실 턱이 없으셨을 테니까요. 몇 차례 사돈께 개가 짖지를 않는다고 말씀드렸지만 좀 더 크면 짖을 거라시며 저를 안심시키시곤 하셨답니다.
그런데 이놈이 가뭄에 콩 나듯 아주 가끔씩은 외마디로‘커~엉’한 번 짖을 때도 있습니다. 저는 또 이게 자랑스러워 사돈어른께 보고를 드리기도 했고요.“오늘‘진주’가 짖었습니다.”라며. 근데 웃기는 건 이놈이 바깥은 물론 대문에 어느 누가 드나들어도 짖지를 않다가 집주인인 우리를 보고‘커~엉’한 번씩 외마디를 지르는 겁니다. 반갑다는 표현이겠지요?
그렇지만, 다시 한 번 더‘진주’를 보내주신 사돈께는 송구하고 외람된 표현이지만 그럴 때마다 욕을 한 바가지 씩 퍼 붓습니다.“저런! 망할年, 저런 개 같은年!(개를 보고 개 같다고 하는 저도 웃기긴 웃깁니다.)어디 짖을 데가 없어 먹여주고 재워주는 주인을 향해 짖느냐! 이런! 고이 한年!”이라며 마구 욕을 합니다. 어떨 땐 너무 성질이나 사돈어른과의 체면을 무시하고 된장을 바르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불행히도 제가 개고기를 못 먹기에 그리 할 수도 없습니다.
대저 사람이 개를 기르는 목적은 여러 유형이 있겠지만, 저같이 대형견을 기를 때는 도둑을 막아보자는 의미가 더 크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도둑 지켜야할 개가 아무에게나 꼬리를 흔들고 짖지를 않는다면 그거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아주 가끔 짖는다는 게 제 주인을 보고 외마디로‘커~엉’짖는다면….어떻겠습니까? 여러분 같으면 성질나지 않겠습니까? 계속 두고만 볼 수 없어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짖는 개를 들여오기로 작정했습니다. 지인을 통해 몇 군데 수소문하여 순백의 백구 진도 견을 물색해 보았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저의 정성이 하늘에 뻗혔는지‘진주’와 똑같은 순백의 백구 수놈을 구했습니다. 이름을‘진돌’이라고 지었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이제 두 달밖에 안 된 놈이 어찌나 앙칼지게 짖는지 바야흐로 진짜 개다운 개의 몫을 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아직은 어려서 크게令(?)이 서지는 않습니다마는 한두 달 지나면 분명히 소기의 목적하는 바를 이룰 것입니다. 우리 집 개 이야기 끝.
이즈음 나라 안팎을 둘러보면, 표현이 좀 거시기 하지만 우리 집 개 같은 사연이 많습니다. 정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는지요?
천안함 사태 이후 금방 주적을 요절 낼 것 같았는데, 어째 조용합니다. 우리 집‘진주’처럼 조용하기만합니다. 한창 짖어야 할 때 아닌가요? 짖기는커녕 요즘은 꼬리까지 흔들려고 합니다. 아니 흔들고 있는가요? 나라가 어지러울 때나 주적이 우리 군대를 도륙내도 한 마디 없습니다. 우리 진주처럼 말입니다. 그러다 어쩌다 한 말씀 내려주시는 게‘커~엉!’제 가족 제 주인에게 한 마디 외마디 견폐성(犬吠聲:개소리)을 내 지르는 우리‘진주’같습니다. 이거 왜 이런답니까? 짖을 데가 그리 없어 제 식구를 향해 짖습니까?
유엔 안보리 얘들은 또 뭐하는 애들입니까? 천안함사태를 두고 좀 짖어 달랬더니 살 빼고 뼈 빼고 멀건 국물만 가지고 장난 놀고 있지 않습니까? 짖기는 짖되 겨우 우리‘진돌’이의 힘 없는 외침을 듣는 것 같습니다. 한미연합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되놈들 눈치보고 본거지에서 훈련을 하지 못 하고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듯 엉뚱한 남해나 동해에서 한다나요? 이럴 걸 어째 그리 짖었답니까? 그나마 이젠 짖는 소리가 역시 우리‘진돌’이의 짖는 소리와 너무도 흡사합니다.
참 이래저래 한반도의 국내외 정세가 우리 집 개 같은 경우인지?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습니까? 아! 정말 쪽 팔립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개 같은 경우만 난무하니 쪽이 팔린다는 얘깁니다.
지난 정권 때의 일입니다. 이미 고인이 된 효암(梟岩)노무현 선생이 전자오락‘바다’사건이 터지고 집안의 조카를 위시한 친지가 그 사건에 연루 되자 아주 유명한 금언을 남겼었지요. “도둑맞으려니 개도 안 짖는다.”라는. 그렇습니다. 집 주인을 향해 짖는 것도 그리고 일(도둑)터지고 난 뒤 개가 짖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 나라 이 정부의 위정자들은 저처럼 제대로 짖는 개를 구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인 듯합니다. 아니면 직접 좀 짖어보던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짖지 않는 개는 된장을 발라야합니다
BY ss8000 ON 7. 11, 2010
덧붙임,
1)이 나라가 빨갱이化 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이명박 때부터였다.
2)박근혜도 짖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3)한나라당이 결국 망한 것은 제 주인을 보고 짖은 결과이다.
4)자유한국당이 더더더..불어 음주단속당과 타이틀매치에서 참패온(慘敗蘊)오른 것 역시 짖지 않은 탓이다.
5)현명한 개는 짖을 때와 짖을 곳을 안다. 그렇지 않으면 된장이 기다린다.
참고: 진주는 그 해 겨울 산골로 옮겼습니다. 어느 날 제 집을 탈출하여 농약을 먹었는지 쥐약을 먹었는지 사경을 헤맸습니다. 그 놈을 살려 보려고 눈보라가 억세게 내리던 밤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입원을 시켰습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사흘 뒤 그만…. 짖지 않는 개의 최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