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경축사를 읽고.

 

 

어제‘8.15 경축사 예측’이라는 썰을 풀며, 가장 안타깝고 답답한 것은, 보수와 종북 정권을 망라하여 새로운 정권이 태동하거나 아니면 역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국경일 경축사에 꼭, 반드시, 필히 들어가는 대목은 일본에게 이런저런 청산요구와 사죄다. 이거 정말 문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위정자들의 실정(失政)을 감추기 위한 꼼수나 잔대가리 굴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라고 썰을 끝냈었는데… 역시 문재인의 경축사를 읽어 보니 결국 내 예측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뭐, 솔직히 예측이라고 하기 에는, 경축사엔 반드시 끼워 넣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미 자랑스러운 금속활자에 새겨져 있는 모양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습니다.(문재인 8.15 경축사에서 일부 따옴)

 

지방도 그러하지만 서울의 지명이나 동명은 거의 우리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마포구하면 용산을 빼 놓을 수 없고 용산하면 이태원(梨泰阮)이 빠지면 용산의 의미가 없다. 따라서 미군기지가 있는 용산이 곧 이태원이고 이태원은 용산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이태원이라는 동명이 따로 있지만 사실 한남동이나 보광동 그리고 삼각지 일대를 모두 이태원이라고 해서 주한미군을 비롯한 외국인 상주(常駐)지역으로 이름나 있는 것이다.

고려시절 몽고군이 침략해 왔을 때 그들이 주둔하며 고려조정과 백성을 유린하고 압박했던 곳이 용산(이태원)이다. 몽고군이 물러가고 화친을 맺을 때 고려조정은 매년 공녀(貢女)를 바치기로 했고, 그렇게 몽고에 바쳐진 공녀 일부가 속량을 받거나 탈출하여 귀국했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여 환향녀(還鄕女)로 불렸다. 그러나 막상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오갈 데 없는 여인네들이 모여 살자 그녀들을 향해 되놈의 손을 타고 육신이 더럽혀 졌다하며 손가락질을 하고‘화냥년’이라고 불렸던 오욕의 역사를 가진 이태원(용산)인 것이다.

 

그 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당시 왜군은 한양 인근에 머무르며 납치한 조선 여성들로 위안소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때 이태원 지역에는 여승들만 머무르던 ‘운종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왜군들은 이들마저 윤간, 임신시켰다고 한다. 이후 왜군은 퇴각할 때까지 수많은 조선 여성들을 강간하고 임신시켰는데 조선의 조정은 그런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을 집단으로 보육할 곳을 이곳에 지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이태원(異態園)’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은 임진왜란 당시 귀화한 왜군들이 이곳에 살았다 하여 ‘이타인(異他人)’에서 출발했다는 설이다.

 

그 뿐만 아니라 조선 말 양민들로 구성된 구식군대와 사대부 집안 자식들로 구성된 신식군대 간의 차별로 폭동이 일어난 뒤 이를 제대로 진압하지 못했던 무능한 조정을 대신해 청나라 군대가 인천을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이때 용산에 주둔했던 청나라 군대 또한 조선 여성들을 납치 강간하는 등 온갖 범죄를 저질렀다.

 

이후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러시아,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을사늑약으로 나라를 빼앗은 일본제국도 이태원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일본군이 주둔지로 삼은 곳이 바로 이태원 일대의 현재 미군기지 자리다. 그 다음에는 해방과 동시에 주한미군 사령부가 이태원에 자리를 잡은 게 오늘날 용산의 역사인 것이다.

 

이미 몽고시절부터 외군(外軍)의 주둔지고 병참기지였던 것이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용산(이태원)이 아닌 것이다. 미루어 짐작컨대 용산의 입지적 조건이 한강을 끼고 있어 물류이동이 용이하고 너른 평지다 보니 군대의 병참이나 주둔지로 각광 받지 않았을까? 역사적으로 몽고군. 왜군. 청나라 군대. 일제. 미군 하다못해 국군도 그 일대에 주둔하고 있는 것을 보면 뛰어난 입지적 조건 때문이지 다른 의미는 없을 듯하다.

 

지방이나 대소도시에 가면 성업을 이루는 지역이 있다. 먹자골목. 청계천 공구상가, 용산 전자상가 하는 식으로… 이태원(용산)은 군주둔지로 각광을 받은 것이지 일제강점기에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지역을 따로 만든 것은 아니다.

 

아무리 일본이 미워도, 이젠 하다하다 이런 식으로 일본을 비난하고 강점기의 여죄를 연관 시키는 것은 한마디로 견강부회(牽强附會)라 아니할 수 없다. 이 또한 문재인 식 통치수단이고자신의 실정(失政)을 감추기 위한 간교한 수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즉, 이것이 오류로 점철된 문재인 식 역사관이고 호도(糊塗)된 용산의 역사다.

6 Comments

  1. 데레사

    2018년 8월 16일 at 10:24 오전

    어제 블로그이웃 몇분이 광화문을 다녀왔다고 해요.
    그 더운데도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정부가 부정하니 우리라도 건국기념일을 지키겠다고 모이신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고 해요.

    세상이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습니다.

    • ss8000

      2018년 8월 16일 at 6:06 오후

      젊은 애들이 나서야 하는데 젊은 놈들은 뭉가 밑의
      이런 삶에 만족 하고 있나 봅니다.
      딱합니다. 정말….

  2. 김 수남

    2018년 8월 17일 at 4:27 오전

    네,선생님 글 감사히 보았습니다.조국의 앞 날이 좋은 방향으로 잘 성장하고 발전하고 안정되길 기도합니다.늦 더위까지 잘 이기시고 늘 건강하세요.

    • ss8000

      2018년 8월 17일 at 7:14 오전

      아닙니다.
      읽어 주신 것만으로 제가 감사해야 하지요.
      이 아침 아니 엊저녁부터 바람이 많이 붑니다.
      보도에 의하면 태풍의 진로 때문이라고 합니다.
      살다살다 태풍을 기다리는 때가 다 있습니다.

      역시 보도에 의하면 계시는 지역도 금년 끔찍한 폭염이 있었다고
      하던데….사랑스런 자녀 분들과 무탈하게 잘 지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수남님과 댁내에도 행복이 만당 하시기를…

  3. Ryan Chun

    2018년 8월 18일 at 8:41 오후

    역사 인식의 결여에서 비롯된 무지의 소산이지요.

    정문일침의 교훈과 촌철살인의
    해학에 늘 오선생님께 경의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ss8000

      2018년 8월 19일 at 4:53 오전

      천 사장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곳의 여름은 어떠셨습니까?

      댓글 다신 것으로 보아 별고는 없으신듯 하여
      다행입니다. ㅎㅎ…

      부럽습니다.
      그래도 이국 하늘 아래 살고 계시니….
      정말 하루하루가 답답하고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 놈을 빨리 끌어 내려야 할 텐데….

      짜증 섞인 썰을 풀어도 심성만 피폐해 질 뿐…
      묘책이 서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 말처럼 대한미국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겠지요?
      이국에서 스러져 가는 모국을 바라보며 가슴 졸이시겠지만
      그래도 늘 강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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