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제 직업이 보따리장사 이다보니 해외에 보따리장사를 하러 갈 때마다 목적지의 공항에 안착하기 전, 그곳의 하늘 아래를 내려다보며 무엇을 살까 혹은 무엇을 팔아볼까? 생각을 합니다. 뭐 하늘 아래 사람 사는 모습도 구경하고 장사꺼리도 미리 챙겨보고 일거양득 인거죠. 그렇게 하늘에서부터 준비를 하고 내려오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또 미리 봐 두었기 때문에 땅에선 모든 게 더 크게 보이기도 하고요.
혈기방장하든 시절 보따리장사를 하기 위해 남미 칠레를 갔었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옆으로 얼마든지 개간이 가능한 땅이 그냥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저 땅을 조금만 손보면 무엇이든 나올 텐데….(그것이 한-칠레FTA 이후 포도주 주생산지가 됐는지도???)’그런 광활한 땅이 그냥 사장(死藏)되는 게 남의 나라지만 안타까웠고 저런 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면 하는 공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약2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많이 개선되었지만….남미는 정말 멀고도 먼 나라들입니다. 간단히 오가는 나라가 아닙니다. 어떤 곳은 비행시간만 24시간 갈아타고 대기하는 시간까지30여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먹어야 양반이라고 보따리장사를 위해 다시 남미를 찾게 된 것은 지난 달 하순이었습니다. 물경 약20년 만에10여 일간 다시 남미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주어졌습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입니다. 얘기가 자꾸 길어질 것 같아 오늘 브라질은(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빼고 아르헨티나 얘기를 하고자합니다.
버릇대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상공에서 보따리장사꺼리를 생각하며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정말 꽤 많은 나라와 도시를 가보았지만 솔직히 한 번도 그런 경험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대체적 아니 거의 어떤 나라를 가더라도 아래를 내려다보면 산이 보이고 강 또는 바다가 보이는 게 순서입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는 달랐습니다.
가도 가도 산이 보이지 않고 그냥 평원만 보이는 것입니다. 하긴 중등시절 지리교과서에서‘팜파스’라는 평원에 대해 배운바가 있지만, 비행기로 날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저런 대평원인 줄은 상상이 불가한 거죠. 한마디로 어마어마하다는 표현밖엔 방법이 없었습니다. 약20년 전 칠레에 갔을 때 고속도로 옆의 황무지를 보고 개간하면 좋겠다는 생각 따위는 정말 조족지혈인 셈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천혜의 땅 아르헨, 그 천혜를 딛고 한 때는 세계5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영광스런 나라이기도 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는 외견상 너무 화려했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양식은 완전히 서구적이었고 이미100년 전부터 지하철이 건설됐다는 것만 보더라도 그들의 영화(?)가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을 아무리 보아도 힘이 없어 보이고 화려함에 비해 축 널어진 기분이었습니다. 하긴 그곳이 요즘 한여름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제가 보기엔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한 때 경제가 어려워‘디폴트’선언도 했었고, 우리와 같이IMF구제금융을 받기도 또 두 번째‘디폴트’등 암튼 암울한 시대를 거치며 오늘에 이른 그런 나라이기도합니다.
제가 이번 보따리장사를 다녀오며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나라 경제사정을 주저리주저리 널어 놓자는 게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외견상 저토록 화려한 나라이고 지난 날 세계의 지도자급 나라에서 어찌타 오늘날 저런 몰골의 나라로 전락했는지, 비록 남의 나라이지만 안타까워 해 보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진부하지만 우리가 상기 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레콜레타 공동묘지’라는 곳을 가 보았습니다. 대충7천 평의 묘지가 도심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고, 묘지라고 하기엔 하나의 동네처럼 조성된 예술적으로도 우수한 건축물로 이루어진 곳이었습니다. 국가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그곳에 역대 대통령13인을 비롯한 그 나라의 영웅호걸 및 유명인 들이 누워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묘지가 바로 우리에게‘에비타’로 널리 알려진‘에바페론’이었습니다. 다른 묘지는 건성으로 지나가지만, 그곳만 은 기념촬영(?)하는 인파로 바글거렸습니다.
사람이 죽어서도 그토록 인기가 있다는 것은 부러운 것이기도 합니다마는, 그러고 보니 인기라는 단어 앞에서 또 다른 단어가 연상되는 것은 그녀의 남편이었던‘후안도밍고 페론’이라는 인물이 아르헨의 대통령이 되면서부터‘페로니즘’이라는 페론 주의가 형성되고 이어서 페로니즘은‘포퓰리즘’즉 인기영합주의와 일맥상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놈의 인기영합주의가 오늘날의 아르헨 몰락의 주 원인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제가 아르헨에서 나흘을 묵었습니다. 그 나흘 동안 거리에 나갈 때마다 도로가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도로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도로로 폭이 무려144m나 되는 곳임에도 정체가 심했습니다. 그 원인이 아직도 복지나 급료인상들을 외치는 시위 때문이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일은 별로 않고 급료는 많이 달라는 헛된 외침이 아직도 그 나라엔 만연이 되어 있다는 겁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전임 아르헨 대통령은‘페론’대통령이 만든 페론당을 승계한‘키르츠네르’대통령이었고, 현임 대통령은 그의 부인인‘크리스티나’대통령으로 지난G20때 우리나라에 다녀가기도 한 대통령이랍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차기 대통령에 남편‘키르츠네르’전임 대통령(현재 페론당 대표)이 또 출마 한다는 얘기가 들린답니다. 뿐만아니라 부부 집권기간 동안 두 사람의 재산이800%나 불었다는 후문도 있답니다. 그럼에도 차기에 유력한 대통령을 점쳐지는 것은 아직도 페로니즘과 포퓰리즘이 이 나라에 먹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집권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은 꿈도 못 꾸고 여전히 포퓰리즘을 주창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고! 남의 나라 얘기로 너무 시간을 낭비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잘데없이‘썰’이 장황한 것은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꼬라지 특히 열우 잔당 늠들이나 좌빨 종북 교육감 놈들의‘포퓰리즘’적 발언과 무조건적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것을 보노라면, 만약 좌빨 열우잔당 놈들이 또 집권한다면 우리도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을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하겠습니다.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천혜의 땅에서 씨만 뿌려 놓아도 저절로 자라는 땅도 있고, 약2억 마리에 가까운 소와 그 밖의 농축산물이라도 있어 배터지게 먹고 마실 수라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우리는 그날부터 망국의 길로 가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아르헨과 포퓰리즘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겠습니다.
BY ss8000 ON 12. 12, 2010
덧붙임,
공무원 확 늘리고 통계 조작… 아르헨의 비극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1/2018091100173.html
“한국, 그리스·베네수엘라 파탄 돌아보라”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1/2018091100201.html
어제 난 기사를 잠시 차용해 왔습니다. 8년 전의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망국의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그리스와 베네수엘라’사태는 보너스 격입니다. 즉, 어떻게 한 나라가 망해 가는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좋은 표본의 보너스 말입니다.
위에 예시한, 망국의 길로 접어 든 국가들의 공통점이 더도 덜도 딱 3가지입니다.
- 빨간 지도자.(민주를 가장한 공산당)
- 票퓰리즘.(밥그릇 지키기 위한…)
- 개. 돼지 국민성.(票퓰리즘에 익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