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과유불급(過猶不及)-
첨부터 마누라 말을 들어야 했었다. 마누라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데…. 그 걸 무시했으니 지금 나는 처치곤란에 빠져 있는 것이다.
봄 농사가 시작되며 이런저런 모종과 씨앗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마누라와 의견이 충돌했다. 이런 건 심지 말고 어떤 건 파종하지 말자는 마누라와 경험도 일천한 놈이 무조건 눈에 뜨이는 것은 모두 심고 뿌리자는 나. 결국 마누라의 의사를 무시하고 거의 윽박지르는 수준에서 내 뜻대로 했겠다. 그게 하늘의 뜻을 거역한 셈이다. 순천자존역천자망(順天者存逆天者亡)이라고 했던가?
111년만의 폭염으로 인한 가뭄으로 용수부족. 마을엔 공동 집수정이 있고 그것으로 생활용수를 대체 했는데, 금년엔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개울까지 말라붙으며 사흘도리로 단수가 되고 급수가 되어도 마치 전립선 환자처럼 질금거리는 것이었다. 산골까지 와서 용수부족을 겪는다니 더 이상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예년엔 그래도 그 물로 텃밭을 가꾸고 아쉬움 없이 펑펑 썼는데, 나 보다 고지에 사는 양반들은 아예 수도공급이 안 돼 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차마 양심상 텃밭까지 물을 댈 수가 없었다. 결국 말라비틀어지고 싹이 돋았다가도 강렬한 햇볕에 녹아 없어지고 말았다. 그 통에 매년 고춧가루 기백 근은 거뜬히 만들었는데 금년엔 겨우 열두 근. 그 소식을 들은 사돈께서 20근을 공으로 보내 오셨지만 뙤약볕 아래 흘린 피땀의 결과를 어찌 염치없이 넙죽 받아먹겠는가.
아무튼 전멸이었다.(그 후 가을농사로 심은 배추와 무는 장기간 병원에 입원한 관계로 고라니의 사료가 되고 말았다) 올 같으면 산골생활 접고 다시 대처로 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하게도 토마토는 가뭄을 안 타는지 잘도 열린다. 심지어 거름이라곤 전혀 주지 않았음에도. 그런데 토마토도 그랬다. 몇 가지만(종류) 감당할 만큼 모종을 심자는 마누라의 충고를 무시하고, 흑토마토, 방울 흑토마토, 보통 토마토, 대추 토마토 노랑과 빨강, 방울토마토 한두 가지 종류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최소한 다섯 포기에서 열 포기. 과하다 못해 무지막지(無知莫知)한 짓을 한 것이다.
이 놈들이 처음 열매를 맺고 익어갈 때는 하나라도 낙과 되는 게 아까워 주워서 씻고 먹거나 서울 집으로 공수를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대로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며 아무리 수확을 해도 다음 날이면 큰 소쿠리로 하나씩. 그예 서울 집에선 손녀들도 질려서 더 이상 먹지 않는다며 공수거절을 요청 해 온 것이었다. 지나치게 차고 넘치니 오히려 관심 밖이 된 것이다.
솔직히 사흘 간 방송도 신문도 보지 않았다. 어쩌다 이젠 아니겠지? 하고 tv를 켜면 1차, 2차. 3차….특집이라며 지상파는 물로 종편까지 개gr을 떨고 신문 역시 메이저와 지방지 하다못해 찌라시까지 염병을 하고 있다.
그렇게 대대적인 선전과 광고를 했지만, 시청률이나 검색어에서 밑바닥을 긴다는 뉴스를 접했다. 너무 개gr 염병을 떠니 넘쳐흘러 개. 돼지마저 관심 밖이었던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엔 평화가 넘쳐나고 있다, 문재인의 평화구매사절단이 방북한 결과다. 평화(平和) 그것은 얼마나 고귀하고 소중한 것인가?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지나치게 차고 넘치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 평화에 익사(溺死)하다.
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 넘치네(코러스: 아싸라비야~!)
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
내게 강 같은 평화 넘쳐 빠져 죽겠네.
내게 샘솟는 기쁨 내게 샘솟는 기쁨
내게 샘솟는 기쁨 넘치네(코러스: 얼씨구조타~!)
내게 샘솟는 기쁨 내게 샘솟는 기쁨
내게 샘솟는 기쁨 넘쳐 亞加里 찢어졌네. (문재인 song)
평화(平和)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글자 그대로를 해석해 보자. 평평할 평(平)자에 화합할 화(和)자다. 뭔가 대등하고 수평적 바탕 아래 화합하는 것이 평화라는 존재다. 그런데 우리 아니 문재인의 평화론은 수평이 아닌 수직적 상황에서 끌어올려 마지못해 화합을 하자는 형상이다. 사실 이런 건 평화라고 할 수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 언제고 깨지거나 무너지는 억지 평화인 것이다.
평화(平和)는 당연히 한자(漢字)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평화라고 하지 않고 화평(和平)이라고 한다. 화합한 가운데 평평함을 이루자는 것이다. 화합 자체가 수평적 바탕이고 형상이다. 그런 수평적 관계에서 평평함이 유지된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고 세 번하면 조디 아프다.
그런데 문재인은 화합도 하지 않은 채 평형을 유지하자며 어감부터 틀려먹은 평화를 주장하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나치게 차고 넘쳐흐르는 평화의 강물에 나라도 자신도 또 자신을 따르는 개. 돼지들은 빠져죽기도 샘솟는 기쁨으로 亞加里가 찢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평화와 기쁨이 넘쳐흘러 나라가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평화가 흘러 넘쳐 익사(溺死)의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다.
넘치고 또 넘쳐 밟히고 터져 죽은 토마토의 사체(死體)에서 악취가 심하다. 대한망국의 평화가 요 꼬락서니다.
하다못해 양배추 사체까지 그 악취를 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