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와 여포의 동업.
황건적이 창궐하자 유비는 관우와 장비라는 걸출한 의형제와 함께 허다한 공을 세웠으나 세상이 그들을 별로 알아주지 않는다. 황건적의 마지막 잔당인 관해(菅亥)라는 자를 참수하고 서주자사 도겸을 돕기 위해 서주로 달려간 유비는 도겸이 노환으로 사망하자 뜻하지 않은 횡재로 서주목사를 계승하고 옥토(沃土)서주를 차지하지만, 자신의 처남 되는 미축과 중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조에게 쫓겨 온 여포와 합당하여 서주를 함께 다스린다. 요즘으로 치면 동업인 셈이다. 그러나 조조의 모사인 순욱의 계략으로 원술을 치라는 황제의 조서를 받고 원술과 싸우는 사이 여포가 서주성의 본성인 하비성을 점령하는 바람에 갈 곳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사이 군사를 모두 잃고 헤매는 과정을 본 여포가 하비성의 위성(衛城)격인 소패성(小沛城)에 주둔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겨우 그곳에 정착하며 빌어먹는 신세가 된 것이다. 소위 이런 걸 두고‘배주고 뱃속 빌어먹는다.’라고 하는 것이다. 즉, 큰 것은 남에게 빼앗기고 하찮은 것을 차지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결국 이 일로 훗날 유비는 조조에 사로잡힌 여포를 신의 없는 놈으로 몰아세우며 처형을 시키도록 종용했던 것이다. 동업 한 번 잘못 했다가 큰코다치고 동업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해가 서기198년(단기2531년, 중국 漢헌제 건안3년, 신라 내해이사금3년, 고구려 산상왕2년, 백제 초고왕33년)이다. 처음부터 동업은 하지 말아야 했던 것이다. 특히 신의 없는 여포나 철새 같은 놈들과는. 이런 부류들은 조금만 수틀리면 원가계산부터 하고 대차대조표 확인 하려 든다.
동업해서 재미 본 놈 있으면 나와 봐!
우리 정치사에 동업해서 재미 본 놈 있는지 살펴보자. 1990년 1월 22일 민정당 총재인 노태우와 민주당 김영삼, 공화당 김종필은 3당 통합에 의한 신당 창당 구성키로 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했고 그 덕분에 다음 대선에서 김영삼은 대통령이 되었지만, 얼마 뒤 김종필은 팽을 당하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 게 정치적 동업의 시초인 이며‘토사구팽’이라는 고사성어가 이 땅에 확실히 자리한 동기가 된 것이다. 그 후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소위 DJP연합을 이루고 김종필은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는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겨우 하마나한 제2인자 소리만 듣고 두 번째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은 두 말하면 조디 아픈 얘기고, 그것으로만 그친 게 아니라 그 일로 인하여 김종필은‘멍청도 핫바지’의 대명사로 전락하여‘멍청도 맹주’로서의 지위까지 상실하여 자의반 타의반 정치계를 떠나야하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땅 속의 김대중이가 아직도 기운이 살아있고 호남의 맹주 노릇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김종필의 몰락은 애처롭기조차 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철저한 학습을 받고도 멍청한 짓을 한 놈이 또 있었으니 2002년 대선을 앞 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라는 동업을 시도한 것이다. 일단 노-정의 동업은 제법 잘나가는 것 같았지만 결국 선거일 하루 앞에서 산산이 깨지며 폐업선언을 하고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주 비근한 예로 동업은 안지만 골수빨/갱이와 야합을 했다가 곤경에 빠진 종북좌빨민주당의 경우는 그 책임론이 아직도 목없는 귀신이 구천을 헤매듯 항간에 떠돌고 있다. 그러한 즉, 어찌‘합당해서 재미 본 놈 있으면 나와 봐!’라고 외치지 않겠는가.
동업을 하려고????
유비는 제 스스로 도량을 자랑하며 여포와의 동업을 시도했다가 죽을 고생을 했으며, 이 나라 정치사에 네 번씩이나 합당 또는 야합이라는 동업을 시도했지만 재미 본 놈이 없음에도 또 다시 합당이라는‘동업을 시도하는 멍청한 놈들‘이 나타난 것이다. 뭐, 딴에는 해도 해도 길이 보이지 않으니 동업을 하자며 꼬셔서 전국시대의 소진과 장의의 흉내를 내 보지만, 결국 합종연횡(合從連衡)조차도 진(秦)나라 하나를 위한 유세객들의 세치 혓바닥 놀림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동업을 하여 잇속을 챙기는 놈은 분명히 있을 터이지만 정치적 동업을 하여 이 나라 정치사에 오점을 남긴 사실을 간과하고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식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치에 정체현상만 가중시키는 결과인 것이다. 요즘 어떤 놈들은 영혼도 없는 깡통이나 고치는 놈을 앞세워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새로운 정치적 동업을 시도 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정치적 계산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분수도 모르고 꼬임에 빠져 배주고 뱃속 빌어먹는 놈이 계속 있는 한 이 나라의 정치발전은 제 자리 걸음을 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해서 해보는 소리다.
BY ss8000 ON 11. 16, 2011
덧붙임,
또 동업 하시게???
보수통합 시동 건 전원책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곧 접촉”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1/2018101102502.html
누가 뭐래도 나는 전원책 책사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비록 그곳에 몇몇의 이념적 동반자가 있을 수 있겠으나 당 대 당은 아니다. 물과 기름이 화합한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고, 무엇보다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 안 친다. 보수통합이라는 미명(美名)을 걸쳤지만 근본자체가 보수가 아닌 자들과 어찌 통합을 한다고 하는가? 그 동안 수많은 통합이라는 동업을 시도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한 사례가 있었던가? 아무리 목이 말라도 독배(毒杯)라는 사실을 알고는 못 마신다. 그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