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과 바가지 그리고 배탈.

참, 지겹습니다. 그제 오후 항주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추적거리고 날씨가 을씨년스럽고 감기 들기 딱 좋은 그런 구차한 날씨입니다. 원래 이곳이 장강(양자강)남쪽이니 강남지역입니다. 조만간 이곳의 제비가 제주도를 거쳐 우리의 본토에서 지지배배 지저기는 그 강남 말입니다. 예년 같으면 이맘 때 쯤 이 지방에 유채꽃이 화사할 텐데…..

 

마중 나온 기사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날씨가 어떠냐고…그랬더니 이 친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춘절(음력설)이후 오늘까지 맑은 날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랍니다. 계속. 연일 비가 왔다는 것입니다. 하긴 도착하던 날부터 지금까지…아! 제가 묵고 있는 호텔 창문으로 지금도 비 때리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그래서 지겹고 꿀꿀합니다. 여행이 목적이 아님에도…

 

그런데 더 꿀꿀한 일을 어제 저녁에 당했습니다. 어제 빗속을 다니며 어쨌든 일을 마치고 호텔로 들어 왔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식사시간(저녁)이 좀 지난 듯 했습니다. 호텔 바로 옆에 한국요리 집(조선족이 하는…간판이‘韓國料理’로 되어있음)이있습니다. 그곳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늦은 시각임에도 홀과 룸이 꽉 차고 대기하는 좌석이 세 팀이 있었습니다.(거짓말 안 보태고, 간판과 무늬만‘韓國料理’였지 올 때마다 누군가 식당하나 차리면 돈을 긁을 텐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대로의 맛을 낼 수 있다면…)안 되겠다 싶어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지만 묵고 있는 호텔의 서찬청(西餐廳: 부페 레스토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가지러 갔습니다. 그런데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먹을 게 전혀 없었습니다. 나물 쪼가리 몇 점, 무 삭힌 것 두어 점, 아! 다행히 김밥이 보이네요. 어라!? 어째 김밥이 남아있지? 하며 그 놈을 모조리 집어왔습니다. 배고픈 김에 우선 김밥 하나를 냉큼 집어 먹었습니다. 김밥이 안 팔린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밥을 유부초밥 만들 듯 초밥이었습니다. 즉 김초밥이었던 것입니다. 마치 쉰 초밥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라도 깨작이고 있는데, 복무원이 다가오더니 마감을 해야 한다며 계산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룸 카드를 내밀며 계산 하랬더니 현금이어야만 한다는 겁니다.

 

아! 참, 서찬청에 들어가며 값이 얼만지 묻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으로 과거 한 번 이용한 적이 있었고, 당시 가격이 30위안쯤으로 기억했기에 그냥 들어갔던 것이죠. 그런데 복무원 아가씨는 88위안 이라는 겁니다. 순간 꼭지가 도는 겁니다. 음식 접시를 가리키며‘이게 88원 어치 되냐?’면서 한 성질 부렸습니다. 그러나 그 아가씨가 무슨 죕니까? 대가리 수대로 돈을 받아야 하는 건 당연한 건데. 그러나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음식이 제대로 갖추어 졌으면 88원 아니라 800원 인들 어쩌겠습니까? 이러는 나를 보고 저희들끼리 미안해서 인지 비꼬는 것인지 비실비실 웃기만 하더군요. 어쩌겠습니까. 결국 음식도 먹지 못하고 입장료 격으로 약15000원을 내고 나오며 씩씩거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곤..니 놈들 아무리 경제대국이라고 떠들어도 아직은 미개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속으로 욕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중국만 야만스런 미개국이 아닙니다. 며칠 전 신문기사를 기억하고 있거든요. 얼마 전(지난달)서울을 찾은 일본인 여자관광객에게 2-3k운행한 택시기사가 10배가 넘는 35만 원의 바가지요금을 씌웠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개자식입니다. 저 처 먹고 살겠다고 나라 망신시킨 똥개새끼.

 

또 얼마 전에는 일본인 관광객 모씨가 노래방에서 1시간 놀고 캔 맥주 2개를 마셨는데, 물경 40여만 원을 뜯기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개자식들이 있으니 산께이 신문 서울지국장 구로다씨상이 혐한(嫌韓)론을 펼쳐도 할 말 없는 겁니다.

 

서울청계천에는 관광객들을 태우고 운행하는 꽃마차가 있는 모양입니다. 마차를 한 번 타는데 요금이 가족 당 1만원. 4명이 타는 마차이니 1인 당 2500원 꼴이랍니다. 그런데 마차에는 버젓이‘내국인 가족1만 원, 외국인 1인 1만원’이란 요금표가 붙여져 있었다는 것이지요. 뭐 말로는 거리가 좀 다르긴 하답니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이런 식으로 가격을 부풀려야 쓰겠습니까?

 

제가 중국에 처음 드나들었던 90년대 초 중국 관광지 입장료를 비롯하여 모든 요금체계가 외국인은 따불로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못 먹고 굶주리니 그럴 만도 하겠다고,,,그러나 먹고 살만한 이즘은 그런 제도(?)가 싹 없어 졌습니다. 대한민국이 외국인에게 바가지 씌워야만 먹고 사는 미개국입니까? 나 혼자 잘 처먹겠다고 한국을 찾은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개새끼 공화국이 돼서야 쓰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관광객이 없을 때는 아우성을 치다가 많이 오면 느긋해져서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1만원씩 받고 이런 식으로 관광객을 쫓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길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답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관광산업 경쟁력강화 회의’에서 이 같이 밝히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불친절·바가지요금 근절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김밥 한 줄에 만원 바가지를 씌우는 개새끼들이 있다니…

 

대통령의 말씀이 백번 옳습니다. 2천 원짜리를 다섯 배 불려서 만원에 팔았으니 신나고 기분 째지겠지만 100% 장담하지만 그 놈(년) 몇 달 못 버티고 망할 것이다. 저만 망하면 괜찮은데 그 이웃이 망하고 대한민국의 관광산업이 망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말씀 새겨들읍시다.

 

꿀꿀하고 화나는 저녁 이었지만, 대 놓고 중국을 욕 할 수만 없는 저녁, 바가지 덮어 쓴 정말 기분 엿 같은 저녁 이었습니다

 

BY ss8000 ON 3. 8, 2013

 

어제는 저녁에는 어느 종편인지(요즘 나는 지상파는 전혀 안 본다. 또한 종편도 조선 또는 A채널밖엔 안 본다.)모르지만 정치시사 프로그램(솔직히 프로의 제목도 안 보고 무조건 본다)을 보는데, 하단에 자막이 흐른다. “일본 연간 외국인 방문객 3000만 명 돌파”라며…

 

국내정세를 열심히 시청하다가 그 자막을 보니 갑자기 국내정세 따위는 관심이 없다. 3천만 명..3천만 명…머릿속에 그 숫자만 그려진다. 이런 불황에 그 정도의 외국인 관광객이 온다면…관광산업은 물론 먹거리 볼거리 자영업자도 호황을 누릴 것이고 국민 살림살이도 좀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애틋한(?) 생각이 든다.

 

연 초든가? 중간이든가? 얼핏 아베 수상의 지도 아래 일본의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널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었지만, 이웃 나라의 먼 얘기로 치부하고 말았는데, 정확한 의미도 모르는 3천만 명이라는 숫자에 바짝 흥미가 돋아나 검색을 해 보았다.

 

S신문의 기사를 일부 발췌해 본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모두 2869만명이었다. 이들이 일본에서 쓴 돈은 4조 4161억엔(약 44조원)에 달했다. 각각 전년 대비 19%와 18%가 늘어난 것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치다.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1~8월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131만명으로 집계됐다. 6월 오사카 강진, 7월 서일본 호우 등 잇따른 재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9월 이후 제21호 태풍 ‘제비’와 홋카이도 지진 피해 등으로 일정 수준 방문객 감소가 불가피해졌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올해 전체 3000만 명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하략)

 

우선 여기까진 나무랄 데 없는 좋은 정보고 기사다. 그런데 이 기사의 제목이 마뜩치 않다.

3000만 관광객 쓰나미 덮친 주차장도 등하굣길도 엉망됐다.”그리고 부제(副題)는 친절하게도“‘관광 공해몸살 앓는 일본”이라고 표기했다. 그리고 그 아래 기사는 몽땅 부정적이고 일본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처럼 묘사를 해 나간다. 위에 전제한 기사를 빼곤 장황하게 끝까지 관광객 쓰나미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내용이다.

 

S신문사, 한마디로 정부기관지고 홍보지 아닌가? 그런 정부기관지가 이웃나라 일본의 관광산업을 폄훼하는 기사를 올려 개. 돼지들에게 호도하고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의 관광 쓰나미를 폄하하기 전 아베 수상과 일본 국민들이 해외관광객이 쓰나미 몰려오듯 할 수 있는 제도나 환경 등을 밴치마킹 할 생각은 않고 오히려 그 폐해(弊害)만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업을 두고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칭송을 한다. 위 통계에도 나와 있듯 관광산업으로 벌어들인 금액이 물경 한화 44조 원이란다. 놀랍지 않은가?

 

나는 근간 국내관광을 다녀 본 적이 없다. 바가지요금에 불친절, 조금만 더 보태거나 그만 못해도 충분히‘왕’대접 받는 해외여행이 훨씬 편하고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사드 문제와 중국 당국의 몽니로 중국인 여객이 줄었다고 당장 관광산업이 망하기라도 한 것처럼 죽을상을 짓든 현 정권과 당국자들이다.

 

그럼에도 남의 나라 특히 일본의 화려하게 만개한 관광산업을 폄훼하는 그것도 현 정권의 홍보지가 그런 작태를 벌이는 걸 보면 여전히 이 땅의 족속들은 배달민족이 아니라 배탈민족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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