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칼레’라는 도시에 가면 ‘6인의 시민’이라는 청동동상이 서 있단다. 영국과 프랑스가 벌인 백년전쟁 때 가장 휘둘린 지역이 프랑스 영토인 ‘칼레’라는 도시였다. 칼레는 영국의 도버까지 거리는 불과 34km에 불과했기 쌍방은 그곳을 교두보로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쟁탈전을 벌였던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고 10년 째 되던 해 영국군은 칼레를 완전히 포위하고 두드렸지만 칼레 시민들은 끝까지 저항했다.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1년 만에 항복을 하고 만다.
백기를 들고 항복사절단이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자, 그는 항복을 수용하는 조건을 말한다. 패전의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하기 때문에 칼레 시민을 대신해 처형당할 대표자 6명을 선정하라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칼레의 시민들 중에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던 순간 한 사람이 벌떡 일어섰다. 모두가 바라보니 그는 칼레 시에서 가장 부유했던 ‘유스타슈 생 피에르’였다. 그때서야 그의 희생정신에 감격한 고위 관료와 부유층 인사들이 그와 함께 하겠다고 나섰는데 오히려 일곱 명이나 되었다.
그러자 피에르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내일 가장 나중에 오는 사람이 남기로 하고 여섯 명이 영국군 진영으로 갑시다.” 모두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하고 돌아갔지만, 다음날이 되자 여섯 명은 모였는데 오직 피에르만이 나타나지 않았다.
의아하기도 괘씸하기도 여긴 여섯은 피에르의 집을 직접 찾아갔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은 피에르의 시신만 발견한 것이다. 아무리 굳은 약속을 했지만 서로 살기를 바랄 마음이 꿈틀거릴 것을 우려한 피에르가 목숨을 먼저 끊은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남은 여섯 명은 담담한 태도로 처형장으로 향했다.
마침 그 때 에드워드 3세의 왕비‘필라파 드 에노’가 그 처형을 만류하고 나섰다. 당시 그녀는 임신 중이었고 자신의 뱃속 아기에게 사랑을 베푼다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 것을 왕에게 간청해 여섯 명 모두를 방면해 주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500여 년 후 칼레 시는 용감했던 그들을 기리기 위해 거장 로댕에게 청동상을 의뢰해 완성하게 되었다는 전설 따라 지구촌.
이 아침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기사다.
전 재산(8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선언한 중화권 배우 주윤발을 某방송국에서 단독 인터뷰했는데, 기부에 대한 아내 반응을 묻자“아내가 완전히 찬성했다”라며 “그 돈을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냐. 지금 당장 은행에 그 돈을 맡긴다고 해도 죽고 나면 소용없다. 어차피 그 돈은 내가 잠깐 가진 것 뿐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는 것이다.
‘유스타슈 생 피에르’나 ‘주윤발’ 같은 인물, 즉 사회 고위층이나 부자 또는 저명한 공인 등이 져야 할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의 진정한 정신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 비하면 이 땅의 재벌들은 돈 벌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불법을 자행하고 심지어 과거 남의 돈을 먹고 튄 부모나 가족들 때문에 곤욕을 치루는 일부 유명인사들 때문에‘빚투’라는 웃지 못 할 신생어가 탄생되기 까지 했다. ‘빚투’의 대상들을 보면 거의가 성공담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에게‘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정신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피눈물 나는 피해자들의 과거를 일부라도 보상해 주는 게 진정한 인간다움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