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대전(官度大戰)에서 원소 군과 밀고 밀리는 접전을 벌이든 조조가 최후의10면 매복계로 원소 군에게 압승을 거둔 후 원소의 본거지인 기주성을 점령하든 해가 서기203년(단기2536년, 중국 漢헌제건안8년, 신라 내해이사금8년, 고구려 산상왕7년, 백제 근초고왕38년)이다.

 

승리에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수하가 한 통의 편지를 전해준다. 그 편지는 조조 군이 원소 군에게 밀려 전황이 급박할 때, 원소에게 투항 하겠다는 투항서이며 그곳에는 투항자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조조의 중신들은 조조에게 그 명단에 있는 자들을 모조리 참형에 처하라고 아뢴다. 그러나 조조는“원소가 강성할 때는 나 자신도 그가 두려웠다. 하물며 전황이 어려울 때 아랫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라는 말 한마디로 그 편지를 소각시켜 버린 것이다. 비록 간웅이지만 조조의 대범한 정치 역량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토포악발(吐哺握髮)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주(周)나라는 무왕이 창업을 한 뒤, 무왕이 죽고 그의 나이 어린 아들 성왕(成王)이 제위에 오르자 많은 중신들이 주무왕의 동생인 주공 단(旦)을 부추기며 직접 왕권을 장악하라는 유혹을 하지만, 주공 단은 그 유혹을 일거에 뿌리치며 어린 조카를 보필하여 주나라700여년 역사의 초석을 다진다. 그런 단(旦)의 아들 백금이 노나라 땅에 봉해져 떠나게 되자,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나는 한 번 씻을 때 세 번 머리를 쥐고, 한 번 먹을 때 세 번 음식을 뱉으면서 천하의 현명한 사람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이는 식사를 하다가도 내 사람이 될 만한 인물이라면 대화를 하기위해 입안의 씹든 음식을 뱉어버리고, 머리를 감다가도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라도 상대방을 환영한다는 것이었으니 인재 하나라도 더 포섭하려는 지극한 정성이었을 것이다.

 

위에‘썰’한 두 가지 예 중‘조조’의 결단은 참으로 쉽지 않은 대범함과 포용력이며, 아래 주공 단(旦)의 얘기는 현사(賢士)나 인재(人材)를 위해서는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보이라는 충고일 듯싶다.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 번 찾은 것은 자신과 함께 대업을 이룰 진정한 현사를 찾기 위함이다. 원소에게 투항하려 했던 놈들이 얼마나 미웠을까마는 조조는 통 크고 대범하게 풀었으며, 단(旦)의 지극히 겸손한 태도와 정성에 현사들이 몰려들어700년 왕국을 건설하는 초석이 된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좋은 귀감인 것이다.

 

한때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讎)가 되어 싸웠지만 어차피 오월동주(吳越同舟)하듯 한 배를 타고가야 한다면 경선 분위기를 툴툴 털고, 비록 적(?)일지라도 나라에 보탬이 될 만한 인사라면 토포악발(吐哺握髮)을 하거나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맞았으면 한다. 그것이 곧 조조와 주공단(旦)의 지혜를 배우는 길이 아닐까???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오늘까지 조조의(비록 염통이 찢어지는 고통이 있더라도…)대범함을 보이지 못했고, 주공 단의 포토악발 하는 자세는커녕 일정 부분 자신과 함께 통치력을 나눌 인사들을 제거하기에 골몰했던 게 오늘의 현실이다. 이 점만은 소위 명빠들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과오를 크게 자성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 하겠다. 그런 것과는 별개로 그 어떠한 명분을 붙이더라도‘박근혜’와 그 교도들은 지금과 같은 작태를 벌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견해요 지론인 것이다. 물론 홧김에 서방질 할 수 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좌우되는 마당에 구원(舊怨)을 갚지 못해 서방질로 맞불을 놓는 다면 손해 보는 쪽은 언제나 서방 버리고 화냥질 한 쪽이 손해 보는 게 세상의 이치인 것이다. 뭐, 나의 이런 생각을 두고 견강부회(牽强附會)하다고 할 띨띨한 놈들도 많겠지만, 나는 이 시간에도 이명박을 지지하는 계층이 아니지만 국정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하고, ‘박근혜’를 지지하는 쪽이지만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안고 그녀를 패대기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점을 썰을 읽는 모든 분들께 혜량 바라는 바이다.(이명박과 박근혜의 치기(稚氣) 중에서….)

 

BY ss8000 ON 2. 21, 2010

 

황교안 대표님!

먼저 대표되심을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마냥 축하를 받고 즐겁기만 한 자리는 아닐듯합니다. 당과 대표님 앞에 산재(散在)해 있는 문제꺼리가 그야말로 산처럼 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제점을 당장 어떻게 처결하시라는 주문이나 제안이 아닙니다.

 

오늘은 크게 세 가지만 당부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오늘날 당이 어떤 이유 때문에 분당이 되었고 결국 정권까지 빼앗겼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십시오. 하나도 둘도 셋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일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으시고 결단코 무슨 ‘빠’나 당내의 또 다른 ‘붕당(朋黨)’을 만들지 마십시오. 위의 고사는 제가 가끔씩 써먹는 고사입니다. 인물이 바뀌었다고 옛 선인들의 지혜와 현명함이 바뀌지 않습니다. 참고할만한 고사입니다.

 

둘째,

어디선가 경선 내내 대표님의 아픈(?)곳을 공격했던 김진태 의원이 패자로서의 겸허한 자세와 대표님께 보낸 축하의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김 의원 같은 인물은 차기 거사에 성공한다면 차차기를 기대해도 좋을 인재입니다. 비록 경선 동안의 껄끄러움이 있겠지만 조조의 심정으로 크게 포용하시고 인재로 키워야 합니다. 지난 날 보수의 지도자들은 자신보다 뛰어난 인재는 싹을 자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표님께서는 그런 우(愚)를 범하지 마십시오.

 

셋째,

토포악발(吐哺握髮) 심정으로 인재를 발굴해 내셔야 합니다. 지난 정권의 폐단을 일소(一掃)해야 합니다. 오늘날 집권여당인 더불당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으십시오. 지난 총선 때 그들이 어떤 인물을 새롭게 등장 시켰는지 반추(反芻)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쳇말로 박근혜 대통령과 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씹고 또 씹고 그야말로 되새김해가며 씹었던 인물들을 모두 등용시켰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정적을 무너트리는 선봉장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전 정권의 과오나 실정을 입에 거품을 물고 해명하고 변명한 논객이나 평론가들 중 누구 하나 입성(入城)시킨 인물이 있었던 가요? 얼핏 비열한 것 같지만, 정치는 잘 모르지만 군주론(君主論)에 지도자는‘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교활(狡猾)을 배우라’고 했습니다. 국정(國政)을 다스림에 있어 과단성과 냉혹함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더하여 지상파나 종편에서 향후 정권교체를 위하여 싸울 수 있는 전사를 키우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미 모든 방송은 더불당과 그 궤를 같이하는 유세객들에 의해 장악을 당했습니다. 이를테면 실지회복에 나서야 합니다. 당장 언론을 유리한 국면으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 초석을 다질 인재를 발굴하고 정신적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공에 따라 훗날을 도모해 주셔야 합니다. 정치란 결국 유세객의 입에서 시작해서 그 결과 또한 그 입에서 결정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당부의 말씀을 끝내겠습니다. 차츰 시간이 나는 대로 또 다른 당부의 말씀을 드릴 것이니 물리치지 마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