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와 더불어 병서(兵書)로 쌍벽을 이루는 전국시기 군사지도자 오기(吳起)가 남긴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총사령관인 오기는 출병하기 전 등에 종창이 난 병사의 상처를 입으로 빨아 치료해 주었답니다. 이 사실을 안 그 병사의 어미는 땅에 주저앉더니 대성통곡을 했답니다. 장수가 병사의 종기를 빨아줄 정도의 인물이라면 병사를 잘 돌봐주는 덕장일터인데 정반대의 반응을 보인 걸 이상하게 여긴 이웃사람이 까닭을 물어보았습니다.

 

어미의 입에선 이런 말이 흘러나왔습니다.“지난번 전쟁 때 저 아이의 아비가 오 장군의 휘하에 있었는데, 그때도 장군이 상처를 입으로 빨아 치료해 주었소. 아비는 그 일에 감동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선봉에서 싸우다 전사했소. 이제 저 아이의 등창을 또 오 장군이 입으로 빨아 치료해 주었으니, 자식마저 아비의 길을 가지 않겠습니까? 나는 이를 서러워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성어(成語)의 배경입니다. 연저지인이란, 남의 몸에 난 종기를 입으로 빨아 낫게 해 주는 어진 행동을 말하는 것입니다. 때로 삐딱 선을 탄 종자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가식적으로 어진 행동을 하는 것으로도 해석하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우일지라도 일국의 최고 지도자를 꿈꾸는 인물이라면 시도해 봄직한 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여우(교활)와 사자(용맹)이 군주의 덕목”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오늘 황 대표께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것은 소위 보수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조. 중. 동에 올라온 기사를 두고 몇 말씀 드리려 합니다.

 

첫째,

[출처: 중앙일보] 민경욱 ‘골든타임 기껏 3분’ 실언에 여야4당 “제발, 그 입 좀…” 질타

https://news.joins.com/article/23486302?cloc=joongang|article|moredigitalfirst

솔직히 중앙일보는 이미 보수 언론이 아닌 붉은 홍위병으로 변질된 것은 오래 전의 일입니다. 굳이 붉은 홍위병들의 표현이라서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정도의 표현은 조선도 동아도 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경욱 대변인의 표현 중에 어떤 점이 잘못 된 것입니까?

 

민 대변인의 ‘골든타임 기껏 3분’이라는 표현은 문재인의“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말한데 대한 대응반응이고 표현이었습니다. 하필이면‘세월호 구조대’ 였을까요? 세월호 구조대가 당시 어떤 역할을 했고 또 어떤 성과라도 낸 게 있었습니까? 그럼에도‘세월호’라는 단어를 상기시키며 또 민심을 책동한 것입니다. 세월호 사태로 전임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권을 찬탈한 추억에 잠긴 발언입니다. 세월호를 빌미삼아 거듭되는 실정(失政)을 다른 방향 그것도 지구 반 바퀴 너머의 헝가리로 민심의 이목을 돌려 보자는 간교한 수단이었습니다. 뿐입니까? 세월호 구조대를 보내며 굳이 먼저 시비를 걸었던 것입니다. ‘중요한 건 속도’라며 세월호 당시 골든타임 놓친 것을 빗대어 야비하게 시비를 먼저 건 쪽은 문재인이었습니다.

 

제가 황 대표라면 ‘여야4당 “제발, 그 입 좀..이라며 질타’할 때, ‘당신들이야 말로 그 주둥이 닥치라’고 반박했을 겁니다. 세월호 구조대가 속도를 내고 달려갔지만 그 이외에 속도가 나온 게 눈곱만치라도 있었습니까? 강경화가 헝가리 당국에 인상만 찌그리고 돌아온 것밖엔, 헝가리 당국 구조대도 5~6일이 지났지만 구조(구조라기보다는 수색이라 해야 함)는커녕 강물만 바라보고 있지 않던가요? 그 많은 경비 그 많은 시간을 차라리 유가족 분들에 할애 했더라면 민 대변인은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고 쌉니다. 민 대변인이 누굽니까? 황 대표님 당신의 입입니다. 당신의 입은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자동으로 벌려지는데 어찌하여 황 대표께서는 몸소 스스로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적전에서 뒷걸음질을 하려는 겁니까? 당신의 입을 막을 게 아니라 그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셔야 합니다. 즉, 연저지인(吮疽之仁)은 이럴 때 필요한 겁니다.

 

두 번째,

황교안 “나라 빚더미 앉을 판…文대통령은 총선용 현금 살포 궁리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3/2019060301101.html

 

이 대목에선 한심한 생각까지 듭니다. ‘나라 빚더미 앉을 판’이 아니라 이미 빚더미에 올라 있습니다. 문재인의 ‘총선용 현금 살포 궁리’는 황 대표께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막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최고 권력을 탐하는 것은 야당 대표가 아무리 씨부려도 제 할 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금전(?)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것에 票퓰리즘이라는 포장까지 더 해지면 내일 당장 나라가 망해도‘서민을 위한’매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의식 없는 개돼지들은 황 대표님의 울분이나 절규 따윈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더 망하게 방관하십시오. 그리고 그 때 그때 잘 메모해 두십시오. 그게 오늘날 소위 ‘내로남불’이고, ‘적폐청산’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문재인과 그 패거리를 감방에 보낼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제 말은, 이런데 시간이나 정력낭비 하시는 것 보단 당신의 입 그리고 수족들로 하여 제대로 말하고 일 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文대통령 지지율, 48.3%…‘막말 논란’ 한국당, 30%로 하락

http://news.donga.com/Main/3/all/20190603/95816736/1

딱 하나만 질문 드리겠습니다. 황 대표께서는 이 나라의 여론 조사기관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여론조사를 믿습니까? 결례되는 말씀이지만 황 대표께서 의지하는 종교만큼이나 신뢰하고 믿습니까? 그러나 의식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막말논란이라니요?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이런 구실 저런 구실 매달아‘막말’이라고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가 곧 어용(御用)여론조사기관들의 여론조사와 지지도입니다. 이런 식의 조사라면 오히려 그 반대로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하실 겁니다. 여론조사기관이 아니라 어용 여론호도기관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미 말씀드렸지만 엉터리 조사를 호도하며 여론몰이 하는데 황 대표께서 너무 민감하십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내일 당장 총선이나 대선을 치루어도 이미 대세는 정해져 있습니다. 승리는 이미 보장이 되어 있습니다. 제발 저 따위 여론호도에 연연하거나 넘어가지 마십시오.

 

공안검사님 출신이라 빨갱이 때려잡는 데는 이골이 나셨겠지만 조폭의 세계는 잘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외람된 말씀이나 조폭영화 한두 편 보시는 것도 향후 국정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망극한 표현이지만, 조폭들의 의리를 배우십시오. 조폭들은 두목을 위해 목숨을 걸기도 대신 감방을 갑니다. 그들이 없는 동안 두목은 그들의 가족을 제 몸처럼 아끼고 대우해 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차마 거절할 수 없는 상사의 감성이 목숨도 버리고 감방에도 가고 하는 것입니다. 조폭 영화라고 아주 무시하지 마십시오. 찌르고 쏘고 죽이는 것만이 그들의 세계가 아닙니다. 크게는 그들에게서 보통 사람은 따를 수 없는 의리(義理)와 단합(團合)으로 똘똘 뭉친 집단입니다.

 

진정 나라를 구하고 국민을 구하시겠다는 염원(念願)이 계신다면 당신의 입을 더욱 챙기고 당신의 수족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형성 하십시오. 적들의 한마디에 당황하고 꽁무니를 빼는 못난 주장(主將)이 되지 마십시오.

 

제천 박달재 산골의 촌부가 감히 말씀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