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의 천재와 B학점의 머저리.
좀 오래 된 얘기다. 오래 전 출장을 갔다가 귀국 길에 중국 항쪼우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내(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확인을 안했다)가 희죽이며 조그만 잡기장에 뭔가를 열심히 메모를 하기에 시간은 남고하여 그 친구의 어깨너머로 살짝 커닝을 감행했다. 즉은“지인자지(知人者智),자지자명(自知者明)”이라는 글귀다. 근데 하필이면 소리글로 읽으면 왠지 별로 발음하기 거북할 정도의 글귀를 마치 노무현씨가 국민을 상대로 실실 쪼개듯 하며 열심히 적는 걸 보니 우리 동포 같은 느낌도 있다.
어깨너머로 살짝 커닝을 감행했다고 표현하고 보니‘컨닝’에 대해 생각나는 얘기가 있다. 70년대 초, 아니면 중반이던가?”F학점의 천재들”이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었다. 내기 기억으론 별 내용은 없지만 킬링타임 용으로는 그런대로 무난했던 것 같다. 상아탑에서 벌어지는 얘기로, 나만큼이나 학문 닦기 싫은 악동들이 모여 서로 사랑에 빠지고 때로는 뻘 짓을 일삼는 아주 통속적인 그런 내용의 소설이었다. 그 중 이런 부분이 있었다. 학내 시험시간에 커닝에 대한 명언이 나온다. 즉,“자지면만지고, 보지면조지라.”라는. 얼핏 서썰의 것처럼 국어의 발음상으론 굉장히 저질적 표현 같지만, 한자를 병기(倂記)하면,“자지(自知)면 만지(晩知)고, 보지(報知)면 조지(早知)라”이다. 즉, 스스로 알고자하면 그 알고자 함이 늦을 것이나 널리 알려주면 일찍 깨닫느니라. 혼자 끙끙대지 말고 아는 게 있으면 서로 돌려가며 알자는 커닝 홍보성광고(발언)이다. 그야말로‘F학점의 천재들’이 만들어 낸 기발한 홍보 광고다.
내가 위의 두 사례를 들은 것은 한글에 한자 병기(倂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중국엘 가면 단순한 한글로 표기 했을 때 그 의미가 확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차마 이런 신성한 게시판에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의미의 단어들이 무수하다. 가령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생기(生氣)라는 단어는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 즉, 활기 등으로 해석이 되지만 본토에선‘화내다. 성질나다’의 뜻이 된다.
이상 간단한 내용의‘썰’만 보더라도 한자(漢字)를 병기하지 않은 한글로만 표기했을 때 충분히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사실 우리글이 우수하긴 하지만, 소리글이라 그 의미는 중국의 한자에 의존하는 것이고, 순수한 우리말은30%정도밖엔 되지 않는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엄한 사연이 좀 길었다. 각설하고…..
김상조 “文정부 경제 성적은 B학점… 총선前 성과 못내면 국정운영 큰 장애”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14/2019061400288.html
미쳐도 단디 미친놈들이다. 성적 학점까지 이젠 셀프냐? 문재인 정부가 학생이라면 그 평가를 국민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나 더러 문재인 정부의 성적을 매기라면 6연발 스미스 웨슨 리벌바 쌍권총으로 난사(亂射)를 해서 흔적조차도 없이하겠다. 내 말이 F학점도 과분하다는 의미다.
‘自知晩知 報知早知’는 꼭 시험시간의 컨닝만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경제가 개판이면 남의 나라는 어떻게 경제를 다루고 부흥시키는지…마누라 손잡고‘천엽질’하며 싸돌아다니지만 말고‘곁눈질’ 좀 하는 것도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벤치마킹이니 롤 모델이니 하는 따위가 광역의 컨닝이 아니던가? 경제를 위해 남의 나라 것 컨닝 한다고 하여 나무랄 국민은 아무도 없다.
얘기를 끝내려고 보니 서썰에 언급한 항쪼우 공항에서 희죽거리던 어떤 사내의 글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노자(老子)의 변덕(辯德)中에 자신을 아는 것을 명(明:밝음)이라하고, 남을 아는 것을 지(智:슬기)라 한단다. “지인자지(知人者智), 자지지명(自知者明)”은 그런 뜻이다.
국정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자신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니 불명(不明)이요 국민의 마음 또한 조또 모르니 지혜롭지도 못한 개자식들이, 쌍권총 학점도 아까운 판에 스스로 B학점씩이나 자천 한다니 해 보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