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몽과 소서노(召西奴)

 

소서노(召西奴)는 졸본부여의 5부족 가운데 하나인 계루부의 공주였다. 일설에는 유력자 연타발의 딸이었다고 한다. 북부여 왕 해부루의 서손(庶孫)인 우태와 혼인했다가 우태가 일찍 죽자 비류와 온조라는 두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아버지와 남편으로부터 지역적 기반과 넉넉한 유산을 상속받았고, 아들 둘까지 둔 삼십대 여성. 아쉬울 것 없는 삶이었지만, 소서노는 안주하지 않았다. 새로운 땅을 찾아온 주몽을 만나 다시 사랑과 삶을 시작했다.

 

야망을 지닌 젊은 주몽과 졸본지역의 토착세력이었던 소서노는 인연을 맺었다. 자신의 재력을 기반으로 주몽을 왕으로 성장시켰다. 주몽은 소서노의 재력을 가지고 뛰어난 장수를 끌어들이고 민심을 거두었다. 그리고 기원전 37년 마침내 고구려를 세웠다. 당연히 소서노는 고구려의 첫 번째 왕비가 되었다.

 

문제는 주몽의 첫 번째 부인과 친아들이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부여를 떠날 때 주몽에게는 이미 부인이 있었고, 부인 예씨는 임신 중이었다. 주몽이 왕위에 오른 지 19년 되던 해 예씨의 배 속에 있던 유리가 주몽을 찾아온다. 주몽은 기뻐하며 유리를 태자로 삼았다. 예씨가 원후, 소서노가 소후가 되었다.

 

소서노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자신과 함께 만든 나라였고 당연히 자신의 아들 비류가 왕위를 이을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주몽의 친아들에게 나라를 고스란히 빼앗기게 되었다. 남편의 배신 앞에 선 소서노는 침착했다. 그리고 탁월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주몽이 20년 동안 세력을 키웠다고는 하지만 토착세력인 소서노를 따르는 세력도 만만치 않았다. 유리와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을 벌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소서노는 두 아들을 이끌고 새로운 땅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능력과 야망만 가진 젊은이를 왕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었기에 두 아들을 믿고 떠날 수 있었을 것이다.

 

조선상고사에 전하는 소서노의 모습은 더 적극적이다. 유리가 태자에 오르자 비류와 온조가 의논했다. “고구려 건국의 공이 거의 우리 어머니에게 있는데, 이제 어머니는 왕후의 자리를 빼앗기고 우리 형제는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이 되었다. 대왕이 계신 때도 이러하니, 하물며 대왕께서 돌아가신 뒤에 유리가 왕위를 이으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는가. 차라리 대왕이 살아 계신 때에 미리 어머니를 모시고 딴 곳으로 가서 딴 살림을 차리는 것이 옳겠다.” 아들들의 뜻을 전해들은 소서노는 주몽에서 청하여 많은 재물을 나누어가지고 남쪽으로 길을 떠났다.

 

두 아들과 오간, 마려 등 18사람을 데리고 마한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마한 왕에게 뇌물을 주고 서북쪽 백 리의 땅을 얻어 왕을 일컫고 국호를 백제라 했다. 그러니까 소서노가 주몽에게 위자료를 청구하여 많은 재물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나라를 세운 뒤 직접 왕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 책에 따르면 비류와 온조가 갈라진 것은 소서노가 죽은 뒤의 일이다. “서북의 낙랑과 예가 날로 침략해오는데 어머니 같은 성덕이 없고서는 이 땅을 지킬 수 없으니, 차라리 새 자리를 보아 도읍을 옮기는 것이 좋겠다.”하고 각자 서울이 될 만한 곳을 찾다가 비류는 미추홀로, 온조는 하남 위례홀로 의견이 나뉘어 갈라졌다는 것이다.(네이버에서 빌려 옴)

 

내가 처음 위의 얘기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은 요즘 한 때 비류 백제의 수도였던‘미추홀(인천)’에서 핏빛 물이 계속 나오는 천재지변을 보고 나라가 망하려는 조짐이이라는 썰을 풀려고 했으나, 그런데 며칠 전 한국당의 홍某라는 친박 교도가 당을 떠나 틀딱들이 망동을 벌이는 곳으로 이주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선회하여 위의 소서노(召西奴)라는 인물을 갑자기 상기해 본 것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가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서노와 비교해 봤다. 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을 현대판 소서노로 대입시켜보면 어떨까? 생각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박근혜의 정치적 입지와 역량이 소서노의 그것과 많이 닮지 않았던가? 친박과 비박 그리고 탄돌이와 반탄돌이… 흔들림 없던 소서노의 입지가 유리라는 인물이 나타남으로 갈등을 하고 고구려를 떠나 두 아들과 유랑을 하고,,, 비박이 유리의 입장이 될 수도 또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게 박근혜와 소서노 인물비교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만약 소서노가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고구려 국경을 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유리와 소서노의 두 아들 비류와 온조 간에 피 터지는 권력투쟁이 있었을 것이다. 소서노 3모자는 그것을 미리 예견했기에 탁월한 선택을 했고 더불어 거금의 이혼합의금으로 고구려를 빠져나와 새로운 나라 백제를 한 세우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주몽 입장은 어땠을까? 은인 소서노를 배신하자니 의리 없는 인간이 될 것이고 그렇다고 적자가 살아 돌아 왔음에도 재취 부인의 아들에게 양위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을 때 소서노 3모자가 알아서 나가겠다니 겉으로야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역사에도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째졌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이 간다.

 

 

[속보] ‘한국당 탈당’ 홍문종 “황교안,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98311.html#csidx0c65337d60ac434b3eb0cfd5a2b292c

굳이 홍문종이 탈당한데서가 아니라도 황교안 정신 바짝 차리는 거야 당연하다. 지금 명색 보수라는 국민들의 눈과 귀가 황교안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따라서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홍문종 탈당에는 눈 하나 깜짝일 필요가 없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아니 쥐새끼 두 마리 쯤으로 해 둘까? 고금을 통하여 한반도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여인들이지만, 소서노는 자유로운 몸이었던 것과 달리 박근혜는 물리적 힘에 의해 손발이 묶여있는 것이다. 손발 묶인 현대판 소서노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박근혜라면 자신을 팔아 정치생명을 연장하고 누리려는 쥐새끼들에게‘썩 물렀거라!’라며 호통을 칠 것이다.

 

어쨌거나 친박을 빌미삼아 찍찍거리는 쥐새끼들 덕분에 황주몽의 입지는 오히려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고 더욱 공고해 질 것이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