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과 국익.

우리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인간이 살아가며 이웃이든 지인이든 친인척 아니면 직장의 상사든 동료든….서로 잘 지낸 적도 있었지만 어쩌다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내 부모님의 실수든 나 자신이든 아니면 내 자식이든 이와는 반대로 상대방의 그들이든 간. 피차 깐족이며 시비를 걸다가 그만 감정싸움으로 번졌다고 치자. 그러나 그런 상태로 살아갈 수 없다.

 

가령 부모 자식 간에 불협화음이 생겼을 때‘내 저 놈의 새끼 자식으로 생각도 않는다.(이 부분 확실한 기억은 내가 꼴통 짓 할 때 우리 아버지 항상 하시든 말씀.)’고 선언한다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 그래도 자식 놈이 부모님께 빌고 들어야 한다. 더구나 물려받을 유산이라도 있다면 더욱더.

 

직장의 상하관계라면 또 어떨까? 부하직원이 회사를 위해 일을 좀 잘 해보려다 실수를 저질렀다. 적잖이 회사에 누가 되는 실수다. 상사가 노발대발 한다. 그렇지만 부하직원도 고의로 저지른 게 아니라 회사를 위해 일 한 것이기에 억울할 수도 있다.

 

두 가지 예를 각각 다른 측면으로 보자. 부모님께 사죄하러 가는 놈이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이거나 잠옷 바람으로 눈곱을 매단 채‘아부지! 제가 잘못 했어요!’라면 비록 부모자식 간이지만 그 사과가 성의가 있겠는가? 제대로 사죄를 드리려면 단정하게 삼가 옷깃을 여미고(이거 장례식장에서만 하는 거 아니다.)무릎 꿇고 사죄 드려야 하는 것이다.

 

직장상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죄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려면 역시 정장을 입고 옷매무새를 반드시 하고 두발상태도 빗으로 한 번 더 빗고, 장소가 사무실이라면 하다못해 아메리카노 커피라도 한 컵 사들고 아니면 상사님의 댁으로 찾아뵐 때는 계절이 요즘 같은 여름이라면 잘 익은 수박이라도 한 통 사들고 가는 게 순리(順理)인 것이다.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아버지는 퇴근하신 후 샤워를 마치고 저녁식사 후 잠옷 바람에 TV를 보고 있는데 불쑥 늦은 밤 사과를 하러 온 자식 놈이 어디서 빨았는지 거나하게 취해가지고 건들거리며 사죄를 한다면 부모 마음이 어떨까?‘어이구! 저런 게 어찌 태나서 ㅉㅉㅉ…’당장 혀를 차고 돌아앉을 것이고, 상사도 역시 마찬가지다. 상사의 집까지 찾아간 놈이 수박 한 통(김영란 법에 저촉 안 되는 5만 원 미만짜리라야 한다)안 사들고 온다면 상사가 그 사과 받아들일까? 꼭 먹어야 맛이 아니다.

 

요즘 한일문제를 두고 모든 신문의 기사내용이 대체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나 한 듯 비슷비슷한 내용을 기사화 한다. <<<<<日은 “단순 설명회”… 한국 대표단은 “수출규제 철회 협의” 日, 한국대표 푸대접… 창고같은 데로 불러 물 한잔 안내놨다>>>>

 

우리 솔직히 객관적 판단으로 일본에 사과하러 간 것이지 협의 하러 간 거 아니잖아? 우리는 협의라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는 일본은 협의가 아니라 사과를 하라는 거잖아? 그런데 사과하러 간 놈이 뻣뻣하게 고개 바짝 들고 들어온다면? 아니한 말로 지켜보니 수박 한 통 안 들고 온다면?

 

이미 일본은 협의가 아니라 설명회라고 누차 강조를 했음에도 어떤 자신감인지 아니면 자만심인지 협의라며 지구촌을 향해 큰소리로 아갈머리를 놀린다면 일본 입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까? 더하여 다른 한 편으로는 미국에게 도와달라며 은근짜로 일본에게 압력을 요구했으니 너 같고 나 같으면 그게 용인이 될까?

 

뭐? 정장도 않고 반소매를 입었다고? 이게 말이 될 소린가? 언젠가 보니 어떤 지자체 시장이라는 개자식은 업무시간에 반바지를 입고 쌍판의 수염은 덥수룩하게 기르고 누런 이를 드러내고 희죽거리는 꼬라지가 정말 원숭이 한 마리가 재주부리는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 재롱을 부리던데 일본 관리가 반팔은커녕 ‘훈도시’만 차고 설명회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다행 아닌가?

 

협의니 뭐니 개수작 하지 말고 사과를 하러 갔으면 깨끗이 사과하자. 사과하는 장소가 창고면 어떻고 반바지면 어떤가? 상대는 사과를 요구 하는데 처음부터 사과할 생각이 없으니‘창고나 옷차림’을 두고 이 땅의 매체들이 찧고 까부는 것이다. 세상 이치가 목마른 놈이 샘 파는 것이고 우물 팠다고 그 자리에서 숭늉 달라고 할 수 없지 않든가?

 

아베 내각 지지율, ‘수출 규제’ 했지만 한 달 전보다 1.8%p 떨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3/2019071300869.html

 

이따위다. 아베 내각 지지율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이런 기사를 쓰는 기자는 이런 게 애국(愛國)이고 이런 결과에 기분이 좋고 국익(國益)에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꼭 수치로 따진다면 문재인 지지율은 이번 사태로 5퍼센트 이상 떨어졌다. 아베 수상에 비하면 나라가 나락(奈落)으로 떨어지는 현상 아닌가?

 

이런 점이 바로 일본 지도자와 문재인 그리고 우리 언론의 차이점이다. 아베수상이 자신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한다고 문재인 측은 얘기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닌가? 문재인 자신이야말로 지지율을 높이려고 늘 일본과 아베 수상을 향해 극악(極惡)스럽도록 자극하지 않았던가?

 

지지율 따위로 이번 사태를 본다면 정말 겉잡을 수 없는 양국관계가 될 것이다. 똑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래도 먼저 시비 건 놈이 사과하는 게 옳은 것이다. 내가 토착왜구라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이번 사태는 문재인이 사과하는 게 옳다. 그래야 나라도 국민도 산다. 내 말 들어라. 떨어진 5퍼센트 지지율 바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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