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고(趙高), 진나라(秦)의 환관으로 진시황 사후에 권력을 잡고 종래 진나라가 망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다가 처형당했다. 호해(胡亥), 진시황의 둘째 아들로 진(秦)의 제2대 황제. 환관(宦官) 조고(趙高)의 전횡을 방임하여 민심(民心)을 잃었으며 진(秦)을 멸망의 길로 몰아넣었다.

 

조고의 출신에 대한 여러 설이 있다. 호해의 외삼촌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일설로는 멸망한 조나라의 왕족 출신이라는 말도 있지만, 조나라 왕족 출신이라는 설이 더 힘을 얻는다. 인간성은 차치하고 어떤 놈처럼 법률에 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진나라는 법가(法家)인 상앙(商鞅)이 기초한 법률이 고대 국가로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하고 세밀했었다. 그런데 조고는 이 법률을 머릿속에 다 입력해 두었다고 전한다. 어떤 놈보다 훨씬 머리가 좋았기에 황제를 가지고 놀았던 것이다.

 

불로불사(不老不死)를 꿈꾸던 진시황은 암살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누구와도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고 조고를 통해야 했다. 그렇게 진시황의 왕비서 노릇을 하면서 진나라 권력의 한 축이 될 수 있었다. 심지어 국무총리 이사(李斯)조차도 조고에게 아부를 할 정도로 조고의 권력은 강대해졌다. 조고는 진시황의 마지막 순행에도 동행했고 이때 일생의 기회를 얻게 된다.

 

진시황이 지방순행 도중 객사하자 진시황의 유서를 위조하여 장자인 부소를 자결하게 한 다음 조고와 이사는 호해(胡亥)를 황제로 즉위시켰다. 이 일로 조고는 황제의 더 큰 신임을 얻었고 중승상이 되어 사실상 진나라의 최고 자리에 오르며 권력을 농단하고 그 위세가 왕제보다 더 했다. 더불어 놈이 말하는 게 법이고 놈이 가리키는 것이 진실이었다. 이럴 때 나온 고사가 저 유명한 지록위마(指鹿爲馬)인 것이다.

 

하지만 진시황 시절의 수탈에 더해 호해의 사치를 위한 더 가혹한 수탈이 이어지자 백성들은 폭발하고, 진승 · 오광의 난을 시작으로 진나라는 대혼란에 빠진다. 천하가 혼란한 것을 호해에게 숨겼다. 그 후 항우와 유방이 일어나 수도 함양으로 쳐들어오며 마지막 보루였던 장한 마저 항우에게 항복하자 다급해 진 놈은 진시황의 후손인 자영을 황제로 내세우기로 했는데, 자영이 제위에 오르는 것을 거부하자 집에 찾아갔다가 매복하고 있던 자영의 부하에게 암살당했고 얼마지 않아 껍데기뿐인 진나라는 역사에서 사라진다.

 

결국 황제 같지 않은 황제가 황제 같은 환관 한 놈을 주려끼고 주색에 빠진 것은 물론 국정을 농단하다가 나라가 망한 것이다.

 

머…긴 얘기 할 거 없다. 그 대단했던 진시황제의 제국(帝國)이 일순간 망하는 꼬락서니를 대충 짚어 보았지만, 오늘날 이 땅에 벌어지는 양상이 지난날 진제국(秦帝國)이 망해가는 과정과 하나 틀리 지 않는다, 그래서 역사는 돈다고 했던가 보다. 각설하고….

 

온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물론 명목상으로는‘검찰개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며. 이번 사태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문재인과 조국의 상하 또는 수직적 인간관계만 부각시키지만, 비록 산골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고추나 따는 촌로의 눈에는 그게 아닌 것 같다. 두 인간이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니라 아주 복잡 미묘한 특수한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

 

1)우리가 모르는 문재인의 약점을 조국이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기자간담회나 청문회장에서 조국의 태도는 시종일관‘모든 것은 임명권자에게 맡긴다.’고 문재인에게 밀어붙였다. 즉 일종의 협박일 수도 있다. 백일하에 드러난 모든 비리. 부정의 정황에도 끝까지 모르쇠로 버티며 문재인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하는 것은 “문재인 니가 알아서 해!!!”

 

2)북쪽의 김정은에 대한 애틋한 구애일 수 있다. “정은씨! 나는 누구를 믿으면 끝까지 가오!”국민이 반대하건 어떤 놈들이 반대하건 내 입(솔직히 주둥이나 아가리라고 표현 하고 싶지만 차마…)으로 뱉은 약속은 지킨다는 뜻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삽살개니 삶은 소대가리니 조롱과 농락을 당해도 임 향한 일편단심이 그 증거다.

 

3)전 정권 때 국정농단의 빌미가 됐던 최서원 여사님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는 ‘경제공동체’라는 뜬금없는 표현으로 국민을 호도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조국의 사모펀드니 그와 연계된 사업체들이 국책사업이나 지방자치도시의 관급공사수주를 아도해 가는 것을 보면, 전두환이나 노태우 정권 때 저지른 부정과 그 결과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라도 문재인이 직접 나설 수는 없었을 것이고 조국을 대리인으로 내세우지 않았을까? 결국 그것이 또한 파라그라프1)의 협박의 원인일 수도 있다.

 

4)문재인의 인간성이 아주 몹쓸 것만 있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의인물용용인물의(疑人勿用用人勿疑)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 이 얘기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야당이나 국민을 향해 써먹은 말이다. 문재인이 똑 같이 표현할 수 없지만 조국을 끝까지 임명하려드는 것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수단이고 방법일 수도 있다. 다만 문잰인의 의도는“임명은 해 주마! 그러나 나머지는 니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니가 알아서 해!”

 

5)마지막 조국의 대가리가 좀 돌아간다면 파라그라프 4) 문재인의 의도를 알고, 법무부장관이라는 감투의 맛만 보고 스스로 내려 올 지도 모른다. 그렇게 함으로 문재인이 자신에게 베푼 은혜 또는 배려에 대한 보답을 함으로 문재인이 궁지에 벗어나며 오히려 문재인을 더욱 부각(浮刻)시키며 지지도를 높이고 차기 총선은 물론 대선의 교두보를 구축하겠다는 잔대가 굴림일 수도 있다.

 

결론. 그러나 이래도 저래도 황제 같지 않은 황제가 황제 같은 환관 한 놈에게 농락을 당하다 나라를 망친 것처럼 대통령 같지 않은 삽살개가 대통령 이상 권위를 가지고 있는 조국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보통의 나쁜 선례가 아니라 혹독하고 최악의 선례를 남긴 국정농단이다. 일찍이 공자 가라사대,“기신정불령이행기신부정호령불종(其身正不令而行其身不正號令不從)”즉은, 윗사람이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하고 그 몸가짐이 부정하면 비록 호령하여도 백성은 따르지 않는다고 했다. 소위 대통령과 법무장관이라는 놈들이 법 알기를 개 거시기 취급을 했으니 아무리 불호령(號令)을 내려도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 저어 돼 해 보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