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는 천륜(天倫)으로 맺어져 있으므로 친(親)해야 한다. 친함인 즉 부모와 자녀의 끊을 수 없는 사랑을 말함이니 이것이 오륜(五倫) 중의 한 대목인 부자유친(父子有親)이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다.
누구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자식을 길러 보지만 부모만큼 그 자식의 됨됨이나 인성을 잘 아는 이는 없다. 가령 머리가 좋거나 나쁘거나, 고집이 세다거나 순둥이거나, 성격이 모질거나 착하거나, 학문에 소질이 있거나 소양이 부족하거나…만약 자식의 이러한 점을 인지 못하는 부모는 자식과 친하지 않거나 무관심하거나 일 것이다. 부자유친 하지 못하고 무관심한 경우 왕왕 자신과 자식 그리고 집안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억지로 공부시키고 억지출세를 위해 무리수를 두거나 자충수를 두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번 조국 사태의 근원이고 본질인 것이다.
반면 오늘날 딸 바보 아들 바보라는 얘기가 있다. 이를테면 극진한 자녀사랑이 넘쳐나는 과유불급(過猶不及)형의 부자유친이 아닐까? 부자가 친(親) 해야겠지만 모든 것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처럼 이런 경우에도 언제고 자식새끼 앞날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 오고 만다. 결국 부자유친이라는 게 과해도 모자라도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아들 놈 중2년 때이든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우연히(난 3남매를 기르며‘공부 하라’는 얘기는 입 밖에도 안 냈다. 왜? 부모님으로부터 공부하라고 하도 닦달을 받아, 오히려 그것만큼은 아이들을 해방을 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영어 교과서를 가져오게 했다. 그런데 정말 영어의ABC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보통의 부모라면‘아니!? 이것도 모르냐?’며 윽박지르겠지만 나는 조용히 책을 덮고‘나가 놀아라!’했다. 나도 잘 모르는 걸 닦달 해 봐야 소용없고 공부할 아이가 아니라는 걸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착하게 아니 착실하게 자라주었는지 학교에서 오라 가라(내 경우에 비하면…)하지 않고 고3이 되고 수능시험을 치룬 것이다. 그러나 그 놈이 지금은…장담하지만 인생의 우등생이 되었다. 당시 나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방기(放棄)하자는 것도 또 방임(放任)하자는 것도 아니었다. 커가는 과정을 살피며 아들놈의 소질을 살려 주고자 했던 것이다.
내가 이런 게시판에 청소년기의 자유분방함을 넘어 부모님 속을 어지간히 썩혀드렸고 그에 대한 대가로 거의 초주검에 이르도록 맞아가며 자랐다는 얘기를 가끔 하는 것은 나름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정이 그립기도 하지만 우리 부모님의 선견지명(先見之明)에 감사드리는 표현이다. 청소년기에 아버지의 그런 혹독(酷毒)한 린치(私刑)나 담금질이 없었다면 개망나니가 되었거나 정말 어쩌면 조. 중. 동 사회면에 크게 보도될 범법자가 됐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버지는 당시 내가 저지르는 범법행위(?)에 대한 재판관이고 교도관이 되셔서 몽둥이찜질로 응징(膺懲)하고 교도(矯導)하셨던 것이다. 난 지금도 아버지가 나를 포기하시고 그렇게라도 나에 대한 관심을 표하지 않으셨더라면 어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끔찍하기도 또 오금이 저릴 때가 있다. 7남매의 아버지는 몽둥이로 다스릴 새끼 있고 또 대화로 교육할 자식이 있다는 걸 인지하셨던 것이다. 이게 바로 자식의 됨됨이나 인성을 잘 아는 부모이며 부자유친(父子有親)의 참된 교육이자 실행인 것이다.
“걔는 진짜 착한 애였어. 나는 믿어지지도 않아. 꿈결인지 잠결인지도 지금 모르겠어”이 말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의 어미 되는 여인이 아들이 연쇄살인범으로 지목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한 얘기란다. 정말 섬뜩하고 슬픈 얘기는 이춘재가 자신의 처제를 강간하고 살해한 흉악범임에도, 자식 놈이 사돈처녀를 살해한 과정을 두고 실수에 의한 범죄였다고 강변을 했다는 것이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면 흉악범을 만들어내는 콩가루 집구석이 틀림없다.
문제는 많은 엉터리부모들이 자식사랑이 넘쳐 제 자식이 어떤 범죄나 비행을 저지르는지 전혀 관심밖에 두다가 일이 생긴 후에야‘우리 애는 절대 아니면 설마 우리 애가?’하는 식으로 뒤 늦은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런 경우는 자식 스스로 저지르는 범죄고 비행인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부모 된 자가 자식을 위한 길이라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이번 조국 사태인 것이다.
아버지는 나를 재판하실 때 늘 나의 죄상을 그 어떤 거짓 증언도 할 수 없도록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논고(告)부터 하시고“네 죄를 네가 알렸다!?”라는 말씀을 시작으로 치죄(治罪)를 하셨다. 피의자 겸 피고인 나는 쓸데없는 변명 따윈 할 수가 없었다. 즉, 내 죄를 내가 아니까.
자식새끼 잘못되길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마는 제 새끼의 역량(?)을 과대평가하고 더하여 과대포장까지 하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자신도, 자식도 집구석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온 게 조국 사태인 것이다.
그런데 하다못해 여염집 아낙도 제 잘못을 알고“모든 것이 제가 자식을 잘못 키운 탓이다. 진짜 그랬다면 제 자식이라 해도 천벌을 받을 것이다.(화성연쇄범의 어미)”라며 이실직고 하는데, 수많은 증빙과 증거가 백일하에 속속 드러남에도 오리발 내미는 조국은 과연????
딸 서울대 인턴증명서 조국 ‘셀프 발급‘ 의혹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3/2019092300117.html
부모의 지나친 자식사랑과 출세욕이 독(毒)이 되고 악(惡)이 되는 것을 조국은 몰랐을까? 그래서 조국에게 묻는다.“네 죄를 네가 아직도 모르겠나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