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하면 먹을 게 넘쳐나는 요즘 아이들은‘또 그 얘기’라며 지청구할지 모르지만, 나 크던 시절은 정말 배고팠다. 그 배고픔을 참고 이겨냈기에 이렇게 살아 이런 게시판에 썰을 푸는 것이다. 그 시절엔 군것질? 주전부리? 그 말이 그 말이지만 생각만 해도 호사스런 단어다.
그래도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다. 철 따라 산에 오르면 칡이며 진달래가, 진달래 지면 철쭉이 피는 계절엔 진달랜 줄 알고 따먹고 불귀의 객이 되기도 그러다 계절이 좀 더 익으면 산딸기에 토실한 알밤이나 돌배라도 몇 개 얻어걸리는 날은 횡재했다고 세상을 얻은 양 희희낙락하기도 했다.
오늘날 조국은 5촌 조카 때문에 골치가 아픈 모양이지만, 5촌 당숙 네는 그 당시 여름이면 요즘은 볼 수 없는 개구리참외 농사를 지었다. 언젠가 동네 개구쟁이 몇 놈을 선동해 당숙 네 참외 서리를 하러 갔었다. 별빛만 쏟아지는 달도 없는 그날 밤 놈들과 참외서리를 해 오다가 그 중 한 놈이 고무신 한 짝을 잃어 먹고 참외밭 한가운데서 징징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의리상 놈을 그냥 두고 나올 수 없어 되돌아가 놈의 벗겨진 고무신을 찾느라 작은 소동이 벌어졌는데, 그 바람에 원두막에서 주무시던 당숙께서 잠에 깨어 득달같이 달려와 달아나지도 못했던 현행범들을 취조하는데, “어떤 놈이 그랬어!?(선동 질 했느냐는…)”, 그런데 고무신짝 벗겨진 놈(의리상 이곳에 실명은 밝히지 않겠다.)이 나를 가리키며“병규가 안 그랬어요!”. 놈의 손가락질 한 번에 우리 5촌 당숙 내게로 오시더니 솥뚜껑(정말 덩치가 크셨음)으로 왼쪽 뺨을 후려치시는데 그날 밤 쏟아지던 별빛이 몽땅 내 따귀로 내려앉았던 것이다.
문제는 그 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 당숙은 간밤의 사실을 아버지께 항고(抗告)하였고 역시 아버지의 재심은 날 반 쯤 죽여 놨던 것이다. 그 뿐인가? 당숙에게 싸대기 맞을 때 고막이 영향을 받았는지 그 후로 여름철만 되면 중이염 걸린 것처럼 농이 나오곤 했었는데…
얘기가 많이 비뚤게 나갔지만, 그 놈이 무슨 맘을 먹고“병규가 안 그랬어요!”라고 나를 감싸고 들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놈의 아름다운 우정에 감동이 오고 눈물마저 핑 돈다.
[단독] 한인섭 측 “인턴 의혹, 조국 장관에게 책임 돌리지 않아“
https://news.joins.com/article/23584909?cloc=joonganghomenewslistleft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자녀들에게 서울대 법대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해 준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한인섭(60) 형사정책연구원장 측은 23일 중앙일보에 “서울대 인턴 의혹과 관련해 조국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탓할 생각이 없다“며 “한 원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뭐지? 그래서 조국이 했다는 거야 아니야? 조국에게 책임 돌리지 않겠다고? 그렇담 지가 책임지겠다는 거임? 조국이 책임질 일이 있기는 있는 거야? 이거야 말로 당최 헷갈리네. 보릿고개 넘기 힘들던 그 시절 내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을 추억하게 하는 애틋한 우정을 오늘 또 본다.
보너스:
제목: 조물주가 인간에게 두 눈을 준 이유.
박지원 “검찰, 조국 먼지털이식 수사…성할 사람 없어”
http://www.donga.com/…/Issu…/article/all/20190924/97555862/1박지원 왈: “그렇게 먼지털이 식으로 하면 이 세상에 성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때가 덕지덕지 낀 게 외눈으로 보면
먼지로 보이는가 보다.이태리 타월로 때 벗기자는데
외눈에는 먼지 털이로 보이나 보다.조물주가 인간에게 두 눈을 준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