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산의 학사가 은어를 불태우고, 백마 타고 달려가 산야에 은거하였네.
옛 사람은 삼년 겨울 독서에 자족하였는데, 그대 젊은 나이에 만여 권을 읽었구나.
맑은 하늘에 초가집 위엔 구름이 뭉게뭉게, 가을 물은 섬돌 가득 도랑으로 넘치네.
부귀는 반드시 부지런히 힘써야 얻는 것이고, 남아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 책을 읽어야 하지.
이상은 두보(杜甫)가 안사(안록산과 사사명)의 난으로 조정에서 물러나 산림에 은거한 백학사(柏學士)의 집을 지나다가 인품이 높고 독서가 깊은 백학사를 흠모하여 지은 시이다. 마지막 구절인 남아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 책을 읽어야 하지.(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書)는 초야에 묻혀 학문에 정진한 백학사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자 사나이라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독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의 말이다.
청소년 시절 우연히 발견한“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書)”라는 문구에 필(觸)이 꽂혔는지 학문 닦는 건 게을리 했어도 독서는 열심히 한 편이다. 도서관 책 빌리러 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용돈이 생기면 책 사들이는 것 또한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 이 나이 들도록 큰 재산은 없어도, 화물차 다섯 대는 아니지만 조그만 수레 다섯 대는 너끈할 책이 나의 서재에 꽂혀있다. 따라서 자식들은 이미 싹이 없지만 손녀 손자(혹시 태어날)들에게 물려 줄 나름의 유산은 좀 된다.
후손에게 물려 줄 좀 되는 (정신)유산 가운데 1개도 없는 유산이 바로‘불온문서 또는 불온서적’이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이나 다짐을 해 본다. 나 살아 생전 남북통일이 된다면 그 때는 정말 막스나 레닌에 대한 서적 그리고 주체사상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빨갱이들도 사람인데 그들이 그토록 미쳐 날뛰고 심취(深醉)한 이유를 알아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남북통일 이전에 이것들은 모두 금서(禁書)이고 단 한 톨이라도 나의 후손에게 읽혀지거나 각인(刻印)되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운기조식(運氣調息), 이 말이 우리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된 것은 60~70년대 무협소설이 한창 붐을 일으킬 때였을 것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악당 또는 다른 파들의 공격을 받고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어 지나치게 기운을 소진(消盡)하여 기운이 떨어졌을 때 몸 안의 기를 돌리고 상처도 치료하며 호흡도 조절하는 양생법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29일 연가 文 “도올 책 3권 내리 읽었다” 문재인 입장에는 국내외로 산재(散在)해 있는 정치 외교적 문제와 갈등으로 해골이 절대 편치 않을 것이다. 무엇 보다 이 난국(難局)아닌 난국(國)을 타개(打開)하려면 한 번쯤 심호흡을 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보는 것도 그리 나쁠 게 없다. 즉 운기조식이 필요한 시기다. 그런데 하필이면…정말 하필이면… 불온서적으로 그것에 빠져들어 그것으로 운기조식을 했다니…. 빨갱이 사상이 이토록 무서운 걸 70나이 더 먹도록 새삼 느끼는 것이다.
김정은 사랑한다는 김용옥, 그의 책 추천한 文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2/2019120200202.html
도깨비바늘을 아시는지 모르겠다. 농촌출신이거나 농촌에 살아 본 경험이 있다면 아시겠지만, 도시 양반들은 말은 들었어도 경험이 부족할 것이다. 전국의 산과 들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원줄기는 네모지며 털이 약간 있다. 봄에서 초가을까지 녹색의 잎과 노란 꽃이 제법 자태(姿態)를 발하지만 늦가을 그 줄기와 꽃이 시들면 꽃술이 바늘처럼 변하여 털 가진 동물들에게 들어붙기도 특히 농부나 등산객들의 옷에 들어붙어 밤송이 가시처럼 콕콕 찌르고 신경을 자극시킨다.
문제는 도깨비바늘의 생존법이다. 그렇게 사람이나 동물을 자극시키면 크나큰 통증보다는 신경질적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그것들을 털어버리거나 하나하나 뽑아버리면 놈들은 다음해 그 자리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싹을 터고 자라나는 것이다.
문재인이 불온서적 3권을 읽든 30권을 읽든 그것은 문재인 개인의 일탈(逸脫)이고 취미이니까 크게 두려워 할 것도 미워할 것도 없다. 그냥 빨갱이 한x 더 있다는 사실 뿐이지만, 그러나 문재인의 저 행태(行態)는 도깨비바늘과 다름 아니다.
며칠 전 늦가을을 정리하고 겨울맞이를 하다가 예의 도깨비바늘이 어찌나 많이 붙어있는지 떼고 떼다 결국 바지를 벗어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찢어지고 헌 것이기에 버릴 수 있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헌 바지 버리듯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이 이 나라를 헌 바지 취급하고 있기에 좀은 긴 장황설을 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