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指鹿爲馬)와 문비어천가(文飛御天歌)

성명: (피고)조고(趙高)

직책: 환관(宦官)

생몰연도: 생략

 

범죄혐의:

진시황제를 모시고 전국순시를 하던 중 시황제가 병사하자, 승상 이사(李斯)와 짜고 조서(詔書)를 거짓 꾸며, 시황제의 맏아들 부소(扶蘇)와 장군 몽염(蒙恬)을 자결하게 만듦. 연후 시황제의 우둔한 막내아들 호해(胡奚)를 2세 황제로 삼아 마음대로 조종하며 진나라의 공자(公子)·공녀(公女) 24명을 죽이고, 2세 황제에게 참소하여 공범(共犯)이었던 이사를 처형시킨 뒤, 각지에 반란이 일어난 와중에서 승상이 되어 모든 권력을 한손에 쥠. 결국 천하의 군웅(群雄)이 쳐들어와 진나라의 형세가 위태로워지자, 2세 황제 호해마저 모살(謀殺)하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嬰)을 옹립하여 진왕이라 부르게 하였으나 곧 자영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의 3족도 함께 멸족이 됨.

 

우리 모두가 아는 얘기 한 토막.

위의 공소장에 나와 있듯 온갖 파렴치한 짓과 악행을 저지른 후, 이 놈이 끝내 황제의 자리까지 넘봤었다. 워낙 하찮은 출신이기에 신하들이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 놈은 자기편이 몇 명일지 신하들을 떠보기로 했다. 하루는 그가 사슴 한 마리를 호해에게 바치며 말했다.

 

조고: 소신이 귀한 말을 한 필 얻어 폐하께 바치옵니다.

 

호혜: (아무리 봐도 말이다) 껄껄 웃으며“승상은 농담도 잘하시오. 아무려면 내가 말과 사슴도 구별하지 못하겠소? 이건 사슴이 아니오?”

 

조고: (사슴이라고 빡빡 우기며 신하들에게 물었다.)“그대들은 똑똑히 보시오. 이게 사슴이오? 말이오?”

 

조고가 눈알을 희번덕이며 신하들을 둘러본다. 그들은 조고의 위세에 눌려 잠자코 있거나 말이라고 대답했다. 또 말이 아니라고 한 사람은 기억했다가 죄를 뒤집어씌워 죽여 버렸다. 그 뒤, 조고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뒷날, 조고는 끝내 호해를 없애 버리고 부소의 아들, 자영을 허수아비 황제로 삼는 악행을 저질렀다.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실체인 것이다.

 

文대통령 국정지지율 49.3%…4개월만에 부정평가 앞질러

http://www.donga.com/news/Main/article/all/20191216/98815939/1

 

뭐, 원래부터 믿음이 안가는 어용 방송국(YTN)과 어용조사기관(리얼미터)의 야합한 결과이지만 이건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보다 훨씬 호의적(?)일 때도 대선 당선율(41%) 아래에서 꼴깍거리며 동동 떠 있었는데, 지금처럼 심각한 위기상황에 50%에 가까운 지지율이라니 이걸 믿으라는 얘긴가? 이 거야 말로 말 한 마리 세워놓고 사슴이라고 하는 거와 진배없는 것이다. 하긴 개돼지들이야 100%라고 해도 믿지 않겠어?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조선 건국의 유래가 유구함과 조상들의 성덕을 찬송하고, 태조(太祖)의 창업이 천명에 따른 것임을 밝힌 다음 후세의 왕들에게 경계하여 자손의 보수(保守)와 영창(永昌)을 비는 뜻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마디로 태평성대(太平聖代) 그것도 한반도 최고의 지도자로 칭송받는 세종대왕 때 씌어 진 대서사시다. 그 또한 본인을 위한 시가 아니라 조상과 후대를 위한 노래였다.

 

환관 조고(趙高)나 역시 환관 황호(黃浩)라는 놈들이 더 나빴던 것은 나라가 백척간두(百尺竿頭), 누란지위(累卵之危)에 있음에도 오히려 황제란 놈들을 꼬드겨 더욱 폭정을 가중시킨데 있다. 이른바 국뻥이든 경제든 백성들의 민생이든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으니 심려(心慮)를 마시라며 황제폐하의 은덕(恩德)으로 태평연월(太平烟月)을 구가(謳歌)하고 있다며 거짓 보고를 일삼는데 있었다.

 

이 며칠 어디에선가 문비어천가(文飛御天歌)가 울려 퍼졌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언제나 나라가 망할 때는 말이 사슴으로 둔갑(遁甲)하고 지도자의 개차반 같은 행태를 미화하여 노래했던 것이다. 그렇게 둔갑한 사슴이 날뛰고 엉터리 찬미가(讚美歌)가 울려 퍼질 때 삽살개 정권의 앞날이 훤하게 점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국정지지율 49.3%는 지록위마(指鹿爲馬)도 되고 문비어천가(文飛御天歌)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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