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한 때 종교가 있었다.
국민의 4대 의무가 있지만, 반하여 1941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인 4대 자유 즉, 표현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신앙의 자유를 부르짖었다. 물론 대한민국도 4대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그 중 신앙의 자유 즉 종교역시 보장이 되어 있다. 가끔 이런데서 표현을 하지만 은퇴한 목사 형님도 계신다. 그렇지만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의도적으로 안 믿고 있다. 나도 한 때는 꽤 큰 감리교회의 신자로, (거북한 얘기지만..)십일조를 경쟁적으로 많이 내며 교회를 다녔다. 사업이 망하고 길거리 나 앉았을 때 뼈저리게 느꼈다. 얼마나 오만했던가? 종교를 믿으며 인격도야를 하자는 게 아니었다. 몇 푼 되지 않는 재산을 지키고 더 불리겠다는 믿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더욱 나를 배신감으로 떨게 했던 것은, 공장을 운영하며 제품을 만들기 위한 부속품들을 민가에 외주를 주는 과정이 있었다. 일부는 같은 교회의 신도들에게 조립하청을 주기도 또는 조그만 사찰의 주지스님이 그 부속품의 외주를 받아 신자들에게 돌렸던 것이다. 부도가 나고 하청비를 떼인 교회의 교인들은 떼를 지어 몰려와 하청비를 독촉하며 난동을 벌이며 그동안 쌓아온 우정(?)을 하루아침 짓밟았지만, 사찰의 주지스님은,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으니 용기 잃지 말라는 덕담까지 주셨다.(그 사찰 소재지가 인천 문학이었는데 10수년 전 가보니 찾을 길이 없었다)
내 말은 향후 어떤 지도자든 아니면 지망생이든 한 종교의 광신도를 지지해선 아니 될 것이다. 어떤 종교의 광신도가 그 종교의 일방적 편애를 한다면 이 땅에 무수한 또 다른 종교의 신자들은 박탈감만 있을 것이다. 특히 그동안 이 땅의 몇몇 지도자들은 그 어떤 종교사상에 심취되거나 매몰되어 다른 종교에 반감을 샀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마당에서도 그런 사실을 간과하고 엉뚱한 발설을 하여 민심이반을 불러 온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다. 종교를 믿는 것은 인격의 수양(修養)과 도야(陶冶) 그리고 안정(安靜)을 위한 것이지 그 종교 사상에 천착하거나 매몰되는 게 아니다.
정치의 관점(觀點)을 달리해야 한다.
다시 게시 글(썰)을 풀기로 하고 이 며칠간 떠나 있었던 속세의 일들을 이것저것 마구마구 섭렵하는 과정에서“진중권 ‘통합당은 뇌가 없다’… 野토론회 나와 돌직구”라는 기사도 보았다. 배운 자와 무식한 자(나)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통합당이 뇌가 없는 게 아니다. 쌍두사(雙頭蛇) 같이 뇌가 두 개(너무 많아)라 잔대가리를 너무 많이 굴리고 또 그런 속에서 입으로만 통합이고 대가리는 통합이 되지 않았기에 패한 것이다. 정치한다는 인간들은 매사를 정치공학(political technology)적으로만 생각한다. 한 번쯤 민생학(民生學)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까?
내 말은 정치는 결국 국민의 삶이지 정치가들의 놀음이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먹고 살만 하면 불편함부터 먼저 표출한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오로지 먹기 살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먹고 살만 하면 보다 편하고 더 높은 삶의 질을 원한다, 그래서 생긴 얘기가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단 것이다. 배고플 땐 몰랐는데 먹고 살만하니 투쟁이나 시위 같은 건 삶에 방해꾼 일 뿐이다. 그래서 민생을 먼저 염두에 둔 정치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
얼마 전 모사재인 성사재천에 대해 잠시 언급했지만, 어떤 정치가(위정자)든 그가 선인(善人)이든 악인(惡人)이든 최고지도자는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라 하늘이 내는 것이다. 다만 사람은 잠시 선거(투표)라는 이름으로 매개 역할만 할 뿐 이미 하늘이 정해 놓은 것이다. 사마의 3부자가 상방곡(上方谷)에 갇혀 몰살(沒殺)당할 위기에 놓여 서로 끌어안고 구슬피 울부짖고 있을 즈음, 홀연 일진광풍이 크게 일어나며 검은 구름과 함께 천둥소리가 강산을 진동하며 소나기가 동이로 물 붓듯 하며 쏟아지는 것이었다. 그 바람에 지뢰와 화염은 꺼지고 3부자는 살아서 달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하늘이 정한 것이다. 삽살개 정권의 당. 정. 청 3형제가 지난 3년 망친 나라가 풍전등화(風前燈火)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처해 민심의 심판을 받을 날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라는 검은 구름과 함께 천둥소리가 강산을 진동하며 소나기가 동이로 물 붓듯 하며 쏟아진 것은 하늘이 그 자들을 살린 것이다. 사람들은 곧잘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고 부풀리지만 결단코 민심과 천심은 따로 국밥 같은 것이다.
통합당은 오히려 천심(天心)에 감사해야 한다.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총선 패배의 아픔 때문에 절필(絶筆)까지 선언하고 농사일에 매진하다가도 짬짜미 그날의 패배를 곱씹어 보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총선의 패배가 결코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 패배가 오히려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그리고 보수를 살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이 압승을 거두었다고 가정해 보자. 통합당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현 정권의 당. 정. 청 3형제가 망쳐 놓은 나라를, 그 망가진 나라를 무슨 수로 정상화 시킬 수 있을까? 한마디로 불가능한 얘기다. 국회의원 대가리나 쪽 수 많다고 고쳐 질 나라가 아니다. 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정치. 사회. 국방. 경제. 외교….그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인 게 없다. 철저히 아니 처절하도록 망가진 나라다. 압승한 통합당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미련한 인간들은 야당의 압승으로 삽살개를 탄핵하고 정권재창출을 하면 된다고 할지 모르나, 그러한 물리력으로 삽살개를 파멸시킨다 하여 나라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다. 민심이 삽살개의 파멸을 원해야 한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차기 대선에서 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도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이 나라는 더 망가져야 한다. 빨갱이를 모르는 어린놈들이 멋도 모르는 세대들이 빨갱이의 표독스러움을 알 때까지 더 망가져야 한다. 교육이나 교과서로는 한계에 봉착했다. 모든 역사는 놈들의 입맛대로 각색하고 왜곡 시켰다. 어리고 뭣도 모르는 곱게만 길러 진 어리석은 개돼지들이 고통을 알 정도로 망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삽살개와 그 패거리를 몰아낼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 정말 망가져도 그것은 이 땅의 이 나라의 운명이라면 조용히 받아 들여야 한다. 이 점은 일제와 싸우던 독립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짜 천심은 이번 선거로 국민과 보수와 통합당을 살렸다는 근거다. 따라서 우리 너무 낙망 하지 말자! 패배주의에 빠지지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