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하는 얘기지만, 야구를 밥 먹는 것 보다 더 좋아한다. 내가 맨날 이런 게시판에서 비리 정객들 똥침 주는 거로만 알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러한 낭만적(?)인 취미도 있다.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활력이 솟고 시즌이 끝나면 1년이 다 끝난 듯 아쉽기만 하다. 지금이야 나이 들어 야구장엘 직접 가지 않지만 젊은 시절엔 정말 자주 갔었다. 야구 때문에 마누라와 싸우기도 무척 많이 싸웠고 지금도 가끔 다툼이 없잖아 있다. 그렇지만 뭐…도박이나 바람피우는 게 아니니 그런대로….일주일 중 월요일이 가장 힘들고 싫다. 일종의 월요병이랄까? 내가 샐러리맨도 아니면서 월요병이 도지는 것은 야구 중계가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사실MBC는 폐쇄된 채널이지만 아무리 새벽이라도‘류현진이나 김광현’중계를 할 땐 어쩔 수 없이 시청한다. 그리고 우리 집 가전제품 95%는 L/G 제품이다.
엊그제 난 스포츠 기사 하나 전문을 전재한다.
8년만에 벌어지는 이상한 일, 원정성적이 홈성적 압도
<<<<8년 만에 LG 트윈스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원정 승률이 홈 승률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홈 승률이 원정 승률보다 높은 게 일반적인데 LG는 조금도 아니고 엄청나게 높다. LG는 지난 1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대6으로 승리했다. LG의 원정경기였다.
LG는 올해 원정경기 성적이 34승22패(승률 0.607)로 전체 1위다. 선두 NC 다이노스(0.566)와 2위 키움 히어로즈(0.564)보다도 훨씬 높다. 10개팀 전체 원정경기 승률은 259승287패9무로 4할7푼3리다. LG의 원정 승률은 기형적이라 부를 만하다. 두산을 상대로 한 원정경기 성적도 4승3패로 홈 2승5패1무를 크게 웃돈다.
올시즌 원정 승률이 홈 승률을 앞서는 팀은 공교롭게도 LG와 두산 뿐이다. 두산은 흠에서 5할2푼8리, 원정에서 5할5푼6리를 마크 중이다. 그러나 LG처럼 1할 가까이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반대로 LG의 홈경기 성적은 28승25패3무(0.528)로 전체 6위에 그치고 있다. 홈 승률 1위는 6할5푼5리를 기록 중인 KT 위즈다.
LG가 홈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는 따로 설명하기 힘들다. 류중일 감독은 “굳이 이유를 대자면 무관중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힘이 안 나는가보다“라고 하지만 객관적인 근거가 되기는 힘들다.
LG는 시즌 초인 5월 홈에서 5연승을 달린 적이 있지만, 6월에는 홈에서 6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키움전부터 13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잠실에서 3연패를 당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LG는 2018년 홈에서 5할4푼9리, 원정에서 4할3리를 올렸고, 지난해에는 홈 5할7푼7리, 원정 5할2푼8리를 각각 기록했다. 류 감독 부임 이후 올해 홈에서 가장 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LG의 홈 승률이 원정 승률보다 낮았던 시즌은 2012년(홈 0.379, 원정 0.508)이 마지막이다. 2013년에는 홈과 원정에서 똑같이 37승27패를 기록했다.>>>>
사실 위 기사가 나오기 전부터 내가 관심을 가져오던 기록의 결과다. 도대체 왜? LG는 홈경기에서 승률이 낮을까를 생각해 본 것이다. 그래서 위 기사를 근거로 하여 홈경기와 원정경기 승패 조견표(早見表)를 구성해 보았다. 프로 야구팀은 총10개 팀이지만 그 중 올 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6개 팀을 조사해 보았다. 약간의 사족을 달자면 오늘까지 7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참고: 롯데 111 57 53 1) 나열한 6개 팀 보다는 성적이 뒤처지므로 일단 오늘의 통계에선 빼기로 했다. 롯데를 응원하시는 분들껜 죄송하다.
아래는 본인이 인터넷을 뒤져가며 조사한 것이다.
순위 팀명 경기 승 패 무 홈경기 원정경기
1 NC 111 66 42 3 34 11 9(15) 32 2 23(9)
2 키움 118 68 49 1 36 1 24(12) 32 0 25(7)
3 LG 114 63 48 3 29 3 25(4) 34 0 23(11)
3 KT 112 63 48 1 36 0 19(17) 27 1 29(2)
5두산 113 59 50 4 29 2 25(4) 30 2 25(5)
6 KIA 110 59 51 0 31 0 23(8) 28 0 28(0)
고딕체가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하는 두 팀 LG와 두산의 오늘까지의 성적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두 팀 공히 홈경기에서 똑 같은 승패(무승부는 논외)를 이루었다. 두 팀을 뺀 나머지 네 팀은 홈경기에서 훨씬 많은 승리를 지켰다(괄호 안의 승패 차이를 눈여겨 볼 것). 특히 원정 경기에서 1위 팀 NC는 9승에 머물고 있지만 KT는 원정경기 승패마진율이 –2에 머물고 있다. 즉 안방에서는 큰 소리를 치지만 원정경기에 나가면 죽을 쑤고 있다. 그럼에도 LG와 함께 공동 3위를 유지하며 가을 야구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약간의 사족을 달아 보자.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은 LG와 두산이 공동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이다. 야구의 백미는 투수전도 좋지만 역시 홈런이다. 프로야구 38년 역사에 잠실구장을 홈으로 하는 팀 중 홈런왕을 차지한 것은 딱 세 차례 뿐이고, 모두 두산에서 나왔으며 LG는 아예 한 차례도 없다. 두산 역시도 한 번은 타이론 우즈라는 걸출한 외인 용병 타자였다. 재작년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이 홈런왕이 되었는데 그 해 두산의 홈구장 성적은 조사해 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금년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 잠실구장을 홈으로 하고 있는 팀이 홈구장 경기에서 보다 많은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걸출한 홈런타자가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물론 이 점은 타 구단이라고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잠실구장 같은 결과나 효과는 덜 하다는 의미다)
다시 위의 기사로 돌아가 보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LG 류중일 감독은 “굳이 이유를 대자면 무관중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힘이 안 나는가보다“라고 하지만 객관적인 근거가 되기는 힘들다.“라고 했지만, 그러나 일개 팬인 나의 소견은 좀 다르다.
여태 설명했지만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은 잠실구장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하고 홈런왕을 배출했다면(두산, 아직 LG는 홈런왕이 없다) 그 해의 성적은 우수했거나 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 리그우승까지 했을 것이다. 재작년 김재환이라는 걸출한 홈런타자가 있었기에 두산은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홈경기도(+30)경이로운 성적을 거두었었다. 그런데 작년(+20)과 금년 김재환의 활약이 이전 같지 않은 관계로 홈구장 효과가 크게 나지 않는 것이다.
LG 류중일 감독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좀은 불편한 이유를 얘기해 보자. 이유는 분명히 있다. 금년 LG에는‘라모스’라는 구단사상 가장 걸출한 홈런 타자가 있다. 그는 단순한(?) 홈런이 아니라 승패를 좌지우지 하는 글자 그대로 임팩트 있는 홈런을 생산해 냈기 때문이다. 홈런 개수에 비해 타율이 좀 저조한 감은 있지만 그의 홈런으로 반전을 마련하거나 뒤집은 경기가 한둘이 아니다. 그만큼 그의 존재감이 확실한 LG다.
그런데 그가 오늘까지 친 30여 개의 홈런 중 홈경기 보다는 원정경기의 홈런 수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이것은 홈구장인 잠실구장이 그만큼 투수친화적인 구장이라 아무리 홈런 타자일지라도 잠실에서는 그만큼 실력을 보일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결론을 내리자. LG가 금년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현 감독인 류중일 감독이 다시 집권할 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금년 가을야구가 끝나 결과에 따라 결정이 나겠지만‘라모스’만큼은 재계약이 확실할 것이다. 소위 팀 성적을 좌우하는 걸출한 홈런타자는 쉽지 않다. LG는 매년 특히 타자용병에 관한 거의 죽을 쑤었다. 또 다른 라모스를 만나기는 어렵다. 물들어 왔을 때 배 돌린다고 했다. 내년 감독이 누구이든 잠실구장 운용을 좀 바꾸면 어떨까?
과거 김재박 감독시절 팬들이 좋아하는 공격야구를 추구하기 외야 펜스 거리를 줄인 적이 있었다. 잠실 운동장 기존 좌/우100m, 중앙 125m에서 좌우는 그대로 두고 중앙을 10m인지 5m인지 줄인 적이 있었다.
그렇게 했어도 큰 도움을 받지 못한 결과를 가져 왔었고 결국 그 다음해 인가 원상복구 한 적이 있었다. 이 결과에 대해 딱 한마디만 하고 싶다. ‘원래 홈런타자가 아니면 몇m 줄어든다고 홈런이 되는 게 아니다.’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라모스’라는 듬직하고 걸출한 홈런타자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홈경기에서도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다음 감독 될 인물이 고려해 봄직하다. 외야 펜스 거리를 줄이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