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일주일 전“홍남기 부총리에게 제안 한다.”라는 제하의 썰을 푼 적이 있다. 오늘의 썰을 풀기 위해 그날의 썰 일부를 다시 옮겨 본다.
<<<이러단 안 되겠다. 그래서 작은 덩어리부터 팔자. 2억5천 주고 산 집이 지난 달 알아보니 현 호가가 3억 2~3천 한단다. 19년이 지났건만 1억도 채 안 되게 오른 것이다. 그렇더라도 팔아야겠다고 매매 이후의 세금을 전문가에게 물어 보니(아! 지금 그 집은 2억에 4년째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다. 6년 전에 8년 전, 10년 전 전..에도 2억이었다)그 집을 팔면 전세금 돌려주고 내가 내야할 세금이 1억3천 가량 된단다. 집을 팔면 남는 게 아니라 생돈을 보태서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금년 12월 중순이 현 세입자와 계약만료일이다. 홍남기와 그 아류들이 만든 법 때문에 팔수도 없다. 정말 이 짓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들 며느리와 손녀를 우선 그 집으로 들여야겠다. 그리고 몇 달 후 사글세로 전환 시킬 생각이다. 이게 지금 나의 부동산 관리법이다. 물론 또 다른 것도 그런 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하략)>>>
그런데 차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젊은 시절 나도 집 없이 남의 집 세 들어 산 경험이 있고, 집주인들의 횡포(?)에 가끔 신세 한탄한 적이 있는데…어찌 세입자에게 함부로 그럴 수 있을까. 하여 생각해 낸 것이(요즘 그 일대 전세금이 2억7천 내지 8천을 한단다), 4년 동안 전세금(사실은 초등학교가 도보로 3분~5분 정도에 소재해 있고 세입자의 아들딸은 3년 5년이란다)올린 적 없고 나라법이 함부로 세를 올리지 못하게 하니 2천만 원만 올려 받아야겠다. 대신 그 2천만 원에 대해 0.25퍼센트(정부 제시가) 즉 5만원을 현금으로 쳐 1년 60만원(2년 재계약을 위한 상징적인 금액)을 달라고 했고, 세입자(부인)는‘너무 감사하다’며 동의를 했다. 사실 2년 후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다음엔 정상적으로 세를 받을 생각으로 계약갱신을 하기로 했다.
아직은 그리 급할 것도 없고 12월 초쯤 계약갱신을 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세입자가 다급하게“사장님!”하고 외친다.
세입자: 저~어! 화장실 세면대 관이 낡아 물이 좀 셉니다. 다시 갈아야 할 텐데…사람을 부를까요?(사실 재작년 세입자는 보일러가 고장이 났다고 연락이 와, 두 말없이‘지구를 구하는..’콘덴싱 보일러인지 뭔지 하는 것으로 80만원인가를 들여 교체해 주었다.)
나:(듣고 보니 좀 기분이 상한다. 기껏 1년60만원 정해 놓고…그게 아까운지…하는 생각, 사실 이 집은 아들며느리가 10여 년 전 결혼과 동시 1년 정도 살았다. 그 후로 세를 주며 가보고 단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사실 그 집에 들른 게 언제인지 가물거립니다. 구조가 어떤지 모르지만 그 정도면 철물점에 가시면 1~2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여자 분이라도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는데…..
세입자:(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희 집은 애 아빠나 저가 못 하나도 제대로 못 박는데…
나:(할 말이 없다), 그러시면 교체하시고 그 금액을 빼시고 입금해 주세요.
세입자:(전화를 끊으려는데 또…), 사장님! 저 한 가지가 더 있는데요.
나:(솔직히 성질이 나려고 한다. 그래도 꾹 참고…)또 뭡니까?
세입자: 베란다 쪽에 지난 장마 때 빗물이 많이 들어오던데요.
나:(정말 화가 난다. 그래도 참고…)장마 때요?
세입자: 네!!(당당하다)
나: 장마 땐 좀 그런 거 아닙니까? 아래층에 가 보셨어요? 그기도 빗물이 들이쳤는지? 그리고 위층에도 한 번 문의해 보지 그러셨어요?
세입자: 두 군데 다 알아 봤는데 두 집은 괜찮다고 하던데요…
나:(정말 성질이 이빠이 났다. 그리고 뭐…이렁 기 다 있노? 싶다. 늙은이 골려 먹자는 거도 아니고…), 아주머니! 그 정도면 방법이 없습니다. 이번 계약 끝나면 집을 좀 비워 주셔야겠습니다.
세입자: 아니!? 무슨 말씀을….
나: 아니 무슨 말씀이고 뭐고 간에 집이 그 정도면 수리(修理)를 해야겠습니다. 비가 들이치고 하수구가 막힌 걸 그냥 두고 살라고 하면 그 게 집주인이 할 짓입니까? 우리는 그 따위 도리 없는 짓은 못합니다. 집 비우십시오. 그래도 그 집에 사시고 싶으면 잠시 이사를 했다가 다시 오시던지….
세입자: 아녜요! 장마 때만 그랬다는 거지 요즘은 안 샙니다. 그리고 세면대는 저희가 고쳐 볼 게요.
나: 고마워요!!
이상 위의‘나’는 사실 내가 아니고 마누라다. 마누라가 어제 저녁 전화로 알려 준 내용이다. 그래서 나는 마누라에게‘정말 잘 했다. 속이 시원 하다’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당신 내 마누라 될 자격 충분하다. 고…….
그나저나 집 가진 게 죄냐? 세입자만 사람이고 집주인은 사람도 아니냐? 너들 너무 그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