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제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양 이틀 날씨만 본다면 여름날이다. 날씨가 워낙 좋으니 왠지 마당과 뒤꼍을 정리하고 싶다. 그동안 게으름을 피웠던, 크리스마스트리에 매달린 전구와 이런저런 악세사리를 수거해 내년에 또 쓰기위해 잘 보관하고 혹시 뒤꼍으로 개똥이 없나 점검하고, 현관을 들어서니 겨우내 찌든 때가 어제 따라 더 덕지덕지해 보인다. 문득 대청소를 하고 싶어진다.
그 길로 그간 꽁꽁 얼었던 대문간 수도를 틀어보니 콸콸 잘도 나온다. 내친김에 창고에 보관 중인 긴 호스를 꺼내 연결하고 계단과 현관을 향해 어린애처럼 물장난을 좀 하고 난 뒤 현관문을 활짝 열고 바닥을 한참 닦는데 무엇인지 귓불을 스치며 저만큼 날아가 앉기에 눈을 들어 보아하니 어린아이 엄지손톱은 됨직한 똥파리다.
아니? 저놈이? 이 혹한을 어떻게 견뎠는가? 하는 궁금증보다는 찰라 적으로 그냥 모른척해? 아니면 처단을 해? 그 생각부터 든다. 비록 똥파리지만 인간도 견디기(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기에…)힘든 혹한을 잘도 버텼다는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놈이 존경심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상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못 본채하고 하던 청소를 계속하는데, 놈이 그 자리에 있다가 슬그머니 날아가거나 없어졌으면 좋으련만 둔탁한 날갯짓을 하며 내 눈앞을 왔다갔다 어지럽히며 오두방정을 뜬다.
내 비록 원광법사의 수제자는 아닐지라도 세속오계(世俗五戒)의 마지막계율인 살생유택(殺生有擇)을 항시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는지라, 죽일 것과 말 것은 어느 정도 구분을 한다. 이미 놈이 혹한을 견뎌 낸 것만으로도 가상타 생각하고, 비록 파리 목숨이지만 1차 살려주기로 굳게 마음먹었던 생각이 일시에 확 달아나며 척살(擲殺:패대기쳐 죽이는 것)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무튼 더 이상 달아나지 못하게 현관문부터 닫아걸고 근5분 가까이 정신을 집중하여 쫓은 결과 드디어 놈을 오른손아귀에 잡아들이는 쾌거를 이루고 연이어5분간 헛심 쓰게 한 죄를 물어 현관바닥을 향해 패대기를 치니 미세하나마 사지를 파르르 떠는 게 보인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사람도 견디기 힘들었던 올 겨울 엄동설한을 무사히 넘기고 금년 한해 자손을 퍼트린 뒤, 어쩌면 천수를 다하고 고종명(考終命)하며 자손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영면을 할 수도 있었는데, 한갓 나른한 봄기운의 유혹을 이기지 못 하고 일찌감치 세상에 나와 오두방정을 떨다가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되어버렸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렇게 한 마리의 똥파리를 척살시키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인간사 똥파리의 일생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사람도 때로는 나서야 할 때가있고 스스로를 숨길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도 그러 할진데 정치한다는 사람이야 일러 무삼하겠는가? 중뿔나게 지 혼자 잘났다고 총선에 당선 됐다고 마치 대통령선거에나 당선 된 것처럼 호들갑을 떠니 결국에는 정적(여야를 막론하고…)에게 호되게 왕따를 당하고 급기야 무리들을 이끌고 있는 용 없는 용 다 써보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정치생명마저 위태로운 지경이고, 저리도 적이 많으니 이른 봄날 똥파리 한 마리 척살 당하듯 정치적 척살이 코앞에 닥쳤으니 어찌 원통치 않겠는가.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하지 않든가. 인물이 되면 스스로 날뛰지 않아도 세상이 알아주는 법. 조신하게 기다리면 용이 되어 승천할 것을 제 스스로를 지나치게 뽐내고 오두방정을 떨다가 끝내는 이무기밖에 되지 못했으니 누굴 원망하랴!
대저 인간됨이 바른 자는 ‘도광양회(韜光養晦)’하며 때를 기다릴 것인데 하는 꼬라지들이, 춘정을 못 이겨 오두방정 떨다 척설 당한 똥파리 신세나 영혼도 없는 무리들의 부추김에 놀아나 제 복 제가 걷어 찬 이무기나….벌써 잠룡이 어쩌고 대권 후보니 저쩌고 너무 한심해서 해 보는 소리다.
BY ss8000 ON 4. 16, 2012(똥파리와 이무기에서….)
野 막걸리 회동…오세훈 “우릴 너무 폄하” 김종인 “분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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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기사들을 보면‘국민의힘당(國力黨)’ 갈 길이 멀었다. 본문에도 있지만 스스로 잠룡(潛龍)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자들은 좀 조신 할 수 없을까? 조신(操身)하게 발톱을 숨기며 그야말로‘도광양회(韜光養晦)’하고 있으면 참 인물감이면 용으로 거듭나 승천(昇天)을 하겠지만, 마치 봄기운을 못 이기고 시와 때를 거스르다 척살(擲殺)당한 똥파리처럼 아니면 이무기도 못 되는 토룡(土龍:지렁이)으로 전락(轉落)해 대롱대롱 낚싯밥에 머물 것인지….
특히 홍준표 같은 자는 진짜 배알이 있는지 배를 한 번 갈라 봐야 한다. 인간이 수치를 모르면 금수(禽獸)와 다를 게 없다고 했고, 패장은 유구무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난 대선에 참패언(慘敗언)을 먹었으면 부끄러워할 줄을 알아야지, 윤석열 자신이 대선후보를 하겠다고 나선 것도 아니고 민의(民意)가 그를 정치판으로 불러내는 것을 홍준표가 왜 배알이 있네 없네 하는가?
누구든 너무 오두방정들 떨지 마라! 당신들 조신하며 역량(力量)을 배양(培養)하고 있으면 누구에게나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민의를 수렴(收斂)하여 기회가 주어질 것이니 굳이 폄하(貶下)니 배알이니 하며 윤석열을 비방(誹謗)하거나 질시(嫉視)하지 마라!!
그가 누구이든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하지 않든가. 인물이 되면 스스로 날뛰지 않아도 세상이 알아주는 법.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