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인과 호남기업에 묻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내년 하반기까지 단일 국적항공사로 새로 태어난단다. 개인적으로 호불호를 떠나 씁쓸하다. 결국 항공교통의 독과점인 것이다. 향후 얼마나 위세를 부릴지 벌써 걱정이다. 왜냐하면 난 개인적으로 아직 항공기를 이용할 계획이 많다.

 

아무튼, 자꾸 자랑 같아서 민망하지만, 40여 국가의 유수한 도시를 보따리 장사 차 다니며 정말 많은 비행기를 탔다. 사실 난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가족과 먹고살기 위해 그 공포증을 감내하며 비행기를 타고 다녔다. 또한 두 항공사가 날지 않는 국가나 도시 즉 직항이 없을 경우를 제외하고 가급적 국적항공기인 대한항공(이하 ‘칼’)과 아시아나를 주로 이용했다. 따라서 자연히 두 항공사에 대해 비교를 많이 했다. 그리고 늘 아시아나에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랬던 첫 번째 이유가,

승무원들의 친절도다. ‘칼’은 선발주자라 그런지 승무원들의 자긍심이 때론 자만심으로 비치기까지 했다. 반하여 아시아나는 나이브하다할 만큼 순진한 맛이 있다. 그만큼 친절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가 서비스의 차이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자만심에 뻣뻣한 느낌을 주는 서비스와 나이브한 느낌의 서비스는 정서상 이미 어느 쪽 손이 올라갈지 불문가지다. 특히 기내식의 차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겠지만 아시아나가 훨씬 맛있었다. 초창기 중국에 사업차 드나들 때(인천~칭따오선)의 예를 들어 보면, 지금은 양사(兩社)가 함께 노선을 같이 하지만 초창기엔‘칼’밖에 없었다. 그런데 인천~청도 노선의 기내식에 항상 싸늘하게 식은 초밥(비릿한)덩어리를 내 놓는다. 한~중 노선은 언제나 그러하지만 중국 승객이 반 이상이다. 중국 아이들 회 뿐 아니라 익히지 않은 음식은 입에도 안 대는 습관이 있음에도 그런 회 초밥을 제공하는 모습에 몇 차례 민원을 넣기까지 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한참 뒤 같은 노선의 아시아나는 따끈한 오믈렛을 비롯하여 다양한 기내식을 제공했다. 두 항공사의 모든 노선의 기내식엔 한식(비빔밥)이 제공되는 경우가 있다. 설령 비빔밥이 아니더라도 어떤 기내식이든 조그만 1회용 튜브에 든 고추장이 제공된다. 어떨 때 그 양이 모자라 하나 더 요구하면 아시아나는 그 나이브한 모습에 상냥한 미소를 띠우며 서비스를 하지만 ‘칼’은 더 이상 서비스가 안 된다며 대신 몇 개 포장된 고추장을 판매를 한다. 같은 노선의 항공료가 항상 아시아나에 비해‘칼’이 비쌌다. 왜 그래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기내면세품 역시 동일 품목의 가격이 ‘칼’이 약간씩 높았다.

 

그 친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이곳 게시판(조토마)에서 사귄 10여 년 지기가 있었다. 그는‘칼’의 고위층 임원이었다. 그런데 한 번은 그 친구와 술자리를 하는 가운데 이상의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 후‘칼’의 담당자로부터 메일이 왔는데 자신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변명으로만 일관 했다. 그러나 그 후 그 친구는 퇴직을 했고 더 이상 쓸데없는 불평은 할 수도 하지도 않고 아시아나를 쭉 이용해 왔다.

 

마지막 이유,

사실 내 며늘애가 아시아나 승무원이었다. 손녀를 낳고, 해외에 갈 때마다 그 손녀가 마치 축구공처럼 우리 부부에게 아니면 제 외가로 오가는 걸 보고 전업주부로 들어앉을 것을 종용했으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드디어 대형사고가 나고 말았다. 2013년 7월7일 아시아나 214편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 그 사고기의 승무원 중 하나였던 것이다. 워낙 중상을 입어 다른 동료들 보다 한참 뒤 귀국하여 수개월 병원신세를 지고 그 후 3~4년 통원치료 끝에 퇴직을 하고 지금은 전업주부로 손녀를 잘 키우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쯤하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 부분 만큼은 절대 객관적이다.

 

 

 

코로나발 항공 빅뱅, 세계 7위 국적사 뜬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921899?cloc=joongang-home-newslistleft

 

이상 두 항공사의 비교는 순전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라는 걸 밝힌다. 그러나 걱정은 된다. 그렇지 않아도 친절도가 떨어지는 대형 항공사가 독과점이라는 갑옷을 입은 공룡이 된다면 자칫 오만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아무래도 좋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십여 시간 왕복하며 좀 불편하기는 해도 참으면 된다. 그런데 사실 오늘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칼’과 아시아나 비교가 아니다.

 

도대체 어째서 호남기업들은 국민(특히 호남인)들의 열화(熱火)같은 성원을 입고 그야말로 국민적 기업으로 키워 주었음에도 항상 망하느냐 이거다.

 

해태가 그렇고 또 이번의 아시아나가 그렇고…. 프로야구 타이거즈도 몰락을 하고….과거 보수정권에서는 어떤 방법이든 호남기업을 우대하고 약발이 떨어지면 백방으로 활로를 모색하여 명맥을 유지시키면 오히려 당신(호남인)들이 지지해 주는 정당이나 정권 하에서 꼭 비실거리다 망해 버리니….도대체 무슨 연고인가? 그것을 호남인과 호남기업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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