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술’이라는 놈은 왈패건달로서 윤흥길의 소설 완장(腕章)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진부한 얘기로 오늘날 어림 반 푼도 안 되는 알량한 권력(?)으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전횡을 일삼는 것을‘완장’찼다고 하는 것이다.
완장 찬 놈들이 비난의 대상을 넘어 폄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완장을 차고 설쳐 대서가 아니고, 지나치게 그 완장의 힘을 과신하는 데 있다. 소설 속의 완장 찬‘종술’이라는 놈은 완장의 힘만 믿고 자신을 고용한 사장 일행의 낚시까지 금지 하게 되고, 결국 관리인 자리에서 쫓겨 난다. 하지만 해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종술’은 저수지를 끝까지 지키다가 가뭄이 들어 농업용수로 저수지의 물을 빼려는 공권력에 도전하는 어리석음을 보이다 끝내는 완장을 저수지에 버리고 도망을 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완장(腕章), 신분이나 지위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팔에 두르는 표장(標章)이 사전적 의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완장의 종류나 의미가 참으로 다양(多樣)함을 알 수 있다.
첫째, 자원(自願)적 완장.
둘째, 자동(自動)적 완장.
셋째, 인위(人爲)적 완장.
이상 크게 세 종류의 완장으로 구분한다.
첫째,
자원(自願)적 완장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어떤 경쟁(競爭)이나 경시(競試)대회를 통해 구해지는 완장이다. 이를테면, 특히 공무원(公務員)이나 여타 공무(公務)에 관한 일을 하는 분야의 구성원이라 할 수 있겠다. 공공기관 및 사기업의 관리인 등이 포함 된다.
둘째,
자동(自動)적 완장이라 함은, 초중고를 망라한 학창시절 누구나 경험했던 완장이다. 주번(週番)완장을 두고 이름이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자동적으로 차야만 하는 완장의 경우다. 때론 이 완장은 서로 차지 않으려 함으로 역(逆)경쟁을 통하거나 고양이 방울 달기처럼 강제(强制)에 의하는 경우도 있다. 부연(敷衍)하면, 장례식 때 상주(喪主)가 차는 완장 또한 자동적 완장의 범주(範疇)라 할 수 있다.
셋째,
인위(人爲)적 완장이라 함은, 위에 예시(例示)한 자원적 완장이나 자동적 완장이 아닌 문자 그대로 사람의 힘에 의한 완장이다. 좀 더 쉬운 표현으로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말을 곱씹어보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쟁도 아니고 차례가 다가와 억지로 차는 완장이 아니다. 자신 보다 높은 위치의 누군가에 의해 하사(下賜)받는 완장이다. 의미상으로는 완장 중 가장 가치(價値)가 없는 완장임에도, 이 완장을 차는 인물들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주객전도(主客顚倒), 안하무인(眼下無人), 천방지축(天方地軸), 아전인수(我田引水), 오두방정 등의 횡포(橫暴)와 전횡(專橫)부리거나 자행(恣行)한다.
이상 완장(腕章)의 의미와 종류를 나열하고, 윗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를 비교해 보면 과연 누가‘종술’이라는 놈에 해당이 될까?
윤석열: 공익(公益)적인 일을 위해 검사라는 완장을 9(아홉)수(修)만에 차지할 만큼 집념을 보였다. 즉 자원(自願)적 집념의 완장을 차고 승승장구(乘勝長驅)해 왔다. 따라서 연공(年功)이나 서열(序列)을 따져도 자동(自動)적 완장을 찰 수 있는 인물이다.
추미애: 어느 날 갑자기 법무부장관이라는 완장을 받아 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객전도(主客顚倒), 안하무인(眼下無人), 천방지축(天方地軸), 아전인수(我田引水), 오두방정 등의 횡포(橫暴)와 전횡(專橫)부리거나 자행(恣行)한다.
진중권 “조로남불, 천방지추… 올해의 사자성어 투표하자”
https://www.chosun.com/politics/2020/12/19/QYZT4P5MWZET3JDJA3YFCEKRRY/
나는 감히 올해의 사자성어를 다음과 같이 만들고 싶다.
추아도취(秋我陶醉), 추객전도(秋客顚倒), 추하무인(秋下無人), 천방지추(天方地秋), 추전인수(秋田引水), 추승자박(秋繩自縛),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