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웅(華雄), 관서 사람이며 역적 동탁의 수하 장수였다. 무예와 용력이 대단했었다. 漢헌제 초평 원년(서기190년), 동탁을 토벌하기 위해 17로 근왕병이 모여들었을 때 놈은 동탁의 명령으로 사수관(汜水關)이라는 곳을 방어 하고 있었다. 17로의 대군이 밀려왔으나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맞섰다. 먼저 제북상(濟北相) 포신의 동생 포충이라는 장수를 죽였고, 훗날 오왕 손권의 아비 손견을 떡이 되도록 만들고, 유선. 반봉 등 한다하는 장수들이 그의 칼날 아래 죽어갔다. 위세(威勢)가 얼마나 대단 했던지 17로 군의 진문 앞에서 시위를 해도 감히 누구도 싸우려 들지 않는다.
지리멸렬(支離滅裂) 근왕병들이 한참 고심하고 있을 때, 반열에서 어떤 장수가 나타나 자신이 화웅과 한 판 승부를 하겠다고 나섰다. 보아하니 삼각수염에 봉의 눈을 하고 일장 청룡도를 짚고 섰는데 위풍(威風)이 하늘에서 내려 온 천신(天神)같았다.
당시 근왕병의 우두머리는 원소였다. 원소가 그 장수에게 관등성명을 물으니 유비(사실 유비는 이 때 아무 직책도 없을뿐더러 기라성 같은 근왕병들에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일개 소졸에 불과 했다)의 의제(義弟) 관운장(關雲長)이라는 소리에 큰 소리로‘(足)까 불지마!’라며 면박을 준다. 한마디로 거시기도 아닌 것이 영웅호걸들의 중대사에 끼어들어 대사를 망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관운장의 인물됨을 알아 본 이가 바로 조조다.(사실 조조는 이 때 첫 눈에 관운장에게 반 했고, 훗날 그를 자신의 수하로 만들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조는 원소의 관운장에 대한 야지를 멈추게 하고 막장 구석에 서 있던 그를 반열로 오르게 한 후 따끈한 술 한 잔을 시종에 명하여 관운장에게 올리며‘꼭 이겨서 돌아오시오’라며 무운장구를 빌어 준다. 그러나 관운장은 그 술을 마시지 않고 대꾸하기를“화웅의 모가지를 가져 온 후 마시겠다.”며 심지어 화웅의 모가지를 못 가져오면 자신의 목을 대신 내 놓겠다는 군령장(軍令狀)까지 써 놓고 진문 밖으로 달려 나갔다.
관운장이 필마단창으로 득달 같이 달려 나간 후 얼마지 않아 선혈이 뚝뚝 흐르는 대가리 하나를 집어 던진다. 그 대가리가 바로 화웅의 대가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관운장은 조조가 하사한 술잔을 집어 들었는데 그 술이 아직 식지 않고 따끈따끈 했다고 삼국연의에는 적혀 있다. 또한 삼국연의에 관운장은 화웅의 모가지를 단 세 합에 몸통과 분리 시켰다고 했으니, 관운장이 술잔을 두고 나가서 돌아 올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요즘 시간으로 따지면 대충 십분(十分)쯤이 아닐까?(이 점은 오직 본인 오병규의 주관적 견해 내지 계산이다)
인간에게 10분이라는 시각(時刻)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결과를 도출(導出)해 낼 수 있을까? 인간의 생명이 오가는 것은 찰나(刹那)적이다. 어떤 경우 모든 생사나 승부 또한 찰나적이다. 이른바 골든타임이다. 1분이 굉장히 짧은 듯하지만 때론 몹시 길 수 도 있다. 전자 렌지에 음식물을 덥힐 때 1분 더하고 덜하고 가 얼마나 지루한지 산골의 촌로는 안다. 그런데 무려 10분이라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 어떤 글에서 이런 대목을 올렸었다. “적벽대전(赤壁大戰)이 벌어지기 전날이었다. 모든 준비는 끝이 났으나 때는 동짓달이어서 서북풍만 불뿐 동남풍이 불지 않음으로 화공을 할 수가 없어 애가 탄 주유(周瑜)는 앓아눕게 되었다. 주유를 병문안 온 제갈량은“조조를 쳐부수려면 마땅히 화공을 써야하는 데 만사를 다 갖추었으나 동풍이 불지 않는다.”라는 의미의“욕파조공의용화공만사구비지흠동남풍(欲破曹公宜用火攻萬事俱備只欠東南風)”이라는 글을 써서 주유에게 주었다.“ 즉, ‘만사구비지흠동남풍(萬事俱備只欠東南風)’이란, 모든 것을 빠짐없이 준비해 두었으나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모자랄 때 비유하는 말이다.
‘개 사과’ 시달린 날, 윤석열과 독대한 김종인의 조언은…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11023/109850364/2?ref=main
<<<김 전 위원장은 전날(21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두환 발언’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고 사죄했으면 된 것”이라며 “당 내부에서까지 공격하는 것은 옳은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얘기가 좀 장황 했다. 그러나 이 점은 분명히 밝히고 싶다. 어제“윤석열에게는 늙은 말도 필요하다.”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그게 효과가 있었던지 윤 후보와 김 전 비대위원장이 독대를 했단다.
십분(十分)이라는 단어는 시간 개념의 10분도 되지만 넉넉하고 충분하다는 의미의 단어다. <<<승부는 지금부터, 유권자 절반 “10일 남기고 후보 결정”>>>이런 가사를 본 것은 오래 전이다. 본문에 밝혔지만, 인간에게는 10분이라는 시각도 때론 넉넉하고 충분한 시간임에 하물며 10일이라는 시각은 그 어떤 일도 새롭게 할 수도 또 뒤집을 수도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바야흐로 차기 대선후보 최종결정이 10여일 남았다. 10분이면 관운장처럼 적의 모가지를 딸 수 있다. 그런데 10시간도 아닌 물경 10일 간이 너무 지루하다. 그야말로 ‘만사구비지흠동남풍(萬事俱備只欠東南風)’이다. 모든 조건은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모자라는 단 하나 그 하나를 채우자. 다만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 안 된다. 윤석열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