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참 괜찮은 공약(公約)

삼국지를 읽다 보면 선참후계(先斬後啓)라는 성어가 가끔 등장한다. 그리고 선참후계를 또는 선참후주(先斬後奏)라고도 한다. 즉 동일한 의미로 쓰여 지는 고사성어이다. 일단 목을 벤 다음 원인과 까닭을 밝히는 것이다. 이 고사성어를 뒷받침 해주는 또 다른 고사성어가 바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이다. 제갈량은 가정(佳亭)싸움의 참패를 물어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베었던 것이다. 당시 제갈량은 무능하고 유약한 후주(後主)유선을 모시고 승상의 지위로 모든 국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하며 국가와 황제에게 온몸으로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비록 그가 모든 국권을 쥐고 있었다고 하지만, 전장에서 상장군 격의 목을 윗선에 보고도 않고 친다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되는 것이다. 실제 몇몇 사람이 그런 점을 들어 제갈량에게 진언을 한다. 그러나 제갈량은”전쟁터에 싸움하러 온 장수는 경우에 따라 윗선의 제가를 득하지 않아도 죄를 묻지 않는다.(장재외유군명불수(將在外有君命不受)”는 얘기를 하며 마속의 목을 베어 버린 것이다. 이는 요즘처럼 통신망이 잘 되어 있는 때도 아닌 고대 하고도, 더구나 전쟁터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일일이 윗선에 보고하고 일을 처리한다면 전투를 벌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마속의 목을 벤 후에야 후주 유선에게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장계를 올리고, 자신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어 계급을 3등급 강등하여 우장군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그러나 제갈량이 읍참마속까지 해가며 선참후계(先斬後啓)한 근본적 목적은 자신의 불찰에 대한 만회용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유비가 백제성에서 유명을 달리할 때, 모든 고굉지신(股肱之臣)들이 유비의 유언을 듣기위해 모여 들었다. 유비는 특히 제갈량에게 부탁하기를, 유선을 잘 부탁하지만 만약 유선이 제왕으로서의 그릇이 보이지 않으면 직접 황제가 되어 촉나라를 다스리라는 부탁까지 하고, 모든 사람을 물리친 다음 제갈공명만 남게 한 뒤, 마속에 대한 얘기를 한다.”마속의 사람 됨됨이가 언과기실(言過其實:말만 지나치게 하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하니 절대 크게 쓰지 말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떴던 것이다. 선주(先主)가 유언까지 했음에도 사람을 잘못보고 중용을 했다가 참패를 하였으니 당시 제갈량의 참담함을 어찌 필설로 형언할 것이며 자책감이 들지 않겠는가.

 

어쨌든 매사에 일이란 선후완급(先後緩急)이 있다. 만약 선참후계 하지 않고, 보고부터 먼저 했더라면, 조정에는 제갈량을 적대시 하는 인물이 많았었고, 결국 황제의 명으로 마속을 참하지 못했더라면 일벌백계로 법과 영(令)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가 태동하지 않았을 터이니,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교훈적 단어가 없었을 것이다. 하여 매사엔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일, 천천히 할 일과 급하게 할 일을 구분하는 즉, 선후완급이 필요한 것이다.

 

尹 “각 부처 장관에 전권 부여…슬림 청와대로 개편하겠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20114/111239765/1?ref=main

 

오늘 아침 이 기사를 보고 위의 고사가 생각났다. 참 멋지고 좋은 공약(公約)이 아닐 수 없다. 하다못해 공기업은 물론이고 사기업의 어떤 부서의 장이 된다면 나름 그에게 주어지는 직권(職權)이 있을 것이다. 이름만 장(長)이고 실권이 없다면 그게 허수아비가 아닐까?

 

권리란 항상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그 권리행사에 있어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면 이런 게 바로 오늘날 대장동 사태에 배임(背任)이라는 막중한 죄를 묻고 있는 것이다. 권리와 책임과 배임은 동전의 양면 같기도 또는 양날의 검(劍)같은 것이다.

 

빨갱이 정권은 권위만 앞세우고 책임은 묻지 않는 절름발이 국정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유가 있다. 이를테면 마을 통. 반장이나 이장이 할 일을 장관 심지어 대통령이라는 놈들이 직접 챙기니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얘기가 좀 길었지만, 장관이라는 직이 그냥 명예만이 아니다. 그 명예만큼 권리도 부여하고 반하여 과오가 있을 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전권을 부여하고 슬림화 시킨다니 진정 제대로 된 공약이다.

 

다만 좀 아쉬운 건 여야를 막론하고 하는 일 없이 치외법권 뒤에 숨어 개gr떠는 국개 새끼들부터 먼저 슬림화 시키겠다고 했더라면 공약의 진정성이 배가 됐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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