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香格里拉)”란 한마디로 가공의 이상향이다. 서양에 유토피아가 있다면 중국엔 무릉도원이 있으며 티벳과 중국 중간 지점 쯤 히말라야 산속에 바로“샹그릴라(香格里拉)”라 이름의 가공 이상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샹그리라(香格里拉)를 찾아서.
정확히 언제쯤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화를 무척 좋아 한 나는 소위‘토요명화’하는 날은 어김없이TV를 켜고 오징어다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시청을 했던 것이다. 지금으로부터30년? 또는40년도 훨씬 넘은 것 같기도 하고…다만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너무도 아쉬워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샹그릴라(香格里拉)”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고 끝 장면에서 그렇게 아쉬워했지만, 까맣게 잊고 있다가 다시 상기하게 된 동기는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샹그릴라(香格里拉)”라는 브랜드의 호텔이 많은 것을 알고부터 재조명(?)을 하게 되었고, 나중에 그 뜻을 정확하게 알기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소설<잃어버린 지평선>이 영화화 되었다는 것도 알았지만, 역시 얼마 후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는데….엉뚱하게도 서울의 단골 이발소에서 나는 우연히“샹그릴라(香格里拉)”의 소식을 듣는다.
어느 해 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어느 날 북한산엘 다녀오며 머리나 손질 하겠다고 단골이발소(나의 단골이고 우리 동네에서만40년 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재래식 이발소이다)를 들렸다가 등산과 운동에 대해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다가 이발소 아저씨의 충고에 의해“백사실 계곡”에 대해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아저씨의 말씀은 천하의 절경이고 그곳이 바로 이상향이니 긴 얘기 말고 한 번 가보라며 구두로 약도를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크게 내키지 않다가 매일 똑같은 길로 등산하는 게 좀은 싫증이 나기에 헛일 삼아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물어물어 근처를 오가는 동네 분들에게 길을 물어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동네 이발소 사장님 얘기대로 나는 과연 이곳이야 말로 도심 속의 샹그리라(香格里拉)라고 해도 손색없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 해 여름엔 매일 그곳에서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다졌던 것이다. 그렇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던 나만의 샹그릴라에 언제부터인가 차츰 발길을 끊고 있다가 불현 듯 어제 생각이 나기에 행장을 간단히 하고 그곳엘 갔던 것이다. 계절이 초겨울이라 낙엽은 떨어지고 수림은 볼폼이 없었지만, 아무도 없는 낙엽 쌓인 원시림을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그곳이 왜“백사실 계곡”이라고 불렸는지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 일부 주민들은 백사(白沙)이항복의 별장 터라고도 하지만(이곳의 전각과 누각이200년 내외에 조성되었다가 폐허가 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서울시 관계자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또 혹자는 숙종대왕때 장희빈이 사약을 받기 전 잠시 사가에 머물 당시 이곳에도 어떤 연고로 머물렀다는 유언비어(?)를 들려주기도 한다. 어쨌든 인근주민들에게만 알려진 오롯한 명승지가 갑자기 세간에 알려지고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노무현 정권 때 국회의 탄핵의결로 직무가 정지됐던 노무현이 한 측근의 건의로 청와대 뒤편’백석동천(白石洞天:백사실의 다른 이름)’에 산책하러 갔다가 그윽한 정취에 깜짝놀라”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상상도 못했다“는 호들갑을 떤 영향으로 수천 년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을 유지하던 곳이 바빠지고 오염(?노무현 이 다녀갔기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진>샹그릴라 가는 길.
“백사실 계곡”의 정확한 위치는 청와대 좌 후 측 창의문(자하문)아래쪽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해 있다. 비록 을씨년스럽고 삭막한 겨울계곡(산)이지만 번잡한 것을 싫어하시는 분은 그런대로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수도서울의 샹그릴라 백사실 계곡으로 들어가 보자.“백사실 계곡”으로 통하는 길은, 북한산 길을 잘못 들었다가 그곳에 우연히 들리는 게 아니라면 크게 세 군데로 볼 수 있다.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린 후 평창동방면 버스를 타고가다 세검정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린다. 110번,153번,1020,1721버스가 이곳으로 다닌다.
일단 하차를 하고3-40m아래쪽에 신영교라는 다리가 보인다. 그 다리를 건너 연립주택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골목길로 계속 직진 한다. 약100m가다보면(현통사, 혜민사)안내 화살표가 그려진 전봇대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계속(또100m쯤)가다보면 위의 계단이 보인다. 저 계단을 숨차게 통과하면 세상의 번뇌와는 단절되는 샹그릴라로 진입하는 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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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 현통사라는 아담한 암자가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측면에서 바라 본 현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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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의 입구다. 지금쯤 찾는다면 낙엽이 쌓여 전인미답의 이상향에 온듯한 느낌을 줄 거다. 여기가 제1관문(?)이다. 혹시 운전을 직접하고 오시는 분은 세검정초등학교(사실은 이곳이 신영아파트가 있던 자리였으나 지금은 홍제천 복구공사로 깔끔하게 단장이 되어 홍제천 상류가 흐르고 있다)를 지나 신영삼거리에서 북악터널(평창동)쪽으로 한 정거장만 더 가면50m전방에 한빛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화정박물관이 나온다. 그곳이 삼거리이다. 우회전을 하여 차를 몰면 한적한 도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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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렇게 한적한…그러나 그곳에 주차 할 수는 없고 계속300m정도 올라가면 위와 같은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그 일대에 주차를 할 공간(도로)이 있다. 그래도 불안한 분은 화살표 방향대로 길을 접어드시라. 역시 낙엽이 쌓인 태고(?)의 오솔길이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200m올라가면, 또 다른 길 안내 표지판이 우체통과 함께 나타나고 통나무계단이 약50계단 나타난다. 사진상 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전면에 정식 주차만 한다면10여대를 주차 할 수 있는공터가 있다. 그곳에 주차시켜도 된다.
그 50계단을 헉헉거리며 정상(?)에 오르면 우측은’사찰’로 가는 길이고 좌측이 우리의’이상향’으로 가는 길이니 이 길이 곧 제2관문이다. 나머지 한 곳은 하림각 앞에서 하차하여 .부암동’능금나무골’을 물어서 찾아오시라. 물어물어 찾아오시면 아스팔트길이 끝나며 저런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속세와 인연을 끊고 싶으면 사진의 나무계단을 밟고 천천히 내려오시면 된다. 30m전방에 이런 안내 표지판이 친절하게 서서 귀하를 기달릴 것이다. 여유가 있으시면 찬찬히 읽어보고 하단에 있는 협조사항을 상기시키며 그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시라 그러면…
백사실은 밝은 대낮임에도 어디선가 임꺽정의 후예가 나타나”목숨을 구걸하고 싶으면 보따리를 내려놓고 줄행랑을 치라”는 엄포가 들릴 듯 한 원시림이 나타난다. 다리가 떨리더라도 가는 길을 멈추지 않고 얼마간 내려가면, 거대한 바위에..
백석동천이라는 음각(陰刻)글씨가 새겨져있다.’동천’이란 자고로 경승지 즉, 경치가 아주 뛰어난 곳에 붙이는 대명사이다. 이 길이 제3관문이다. 이 거암(巨巖)을 옆으로 끼고 느릿느릿2-3분 내려가면 바로 우리의“샹그릴라(香格里拉)”가 귀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파랑새를 찾아서…”라는 동화책이 센세이션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파랑새’는 행복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가난한 나무꾼의 어린남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를 찾으러 추억나라, 밤의나라, 미래의 나라를 두루 다녀 보지만, 그 어디에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토록 찾던 파랑새는 자신들이 기르며 보살피던 비둘기였다는 내용의 그 동화 말이다. 결론은 진정한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아주 가까이 있으며 또 아주 큰 것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면 그것이 참 행복이랄 수 있을 것이다.
샹그릴라도 마찬가지다. 샹그릴라에 사는 모든 사람은 평균 연령이200살이다. 병이 들지 않는다. 돈 걱정할 필요 없다. 따라서 생활고 따위는 없다. 정말 행복(?)한 곳이다. 그런데 문제는 샹그릴라 대문(일정의 구간)만 나서면 히말라야의 북풍한설(?)칼바람이 불고 고통의 세계가 나타난다. 그 뿐 아니다. 샹그릴라에서 늙지 않고 탱탱하게 유지했던 피부가 삭기 시작한다. 삼라만상 사바세계의 풍화 및 산화작용의 영향을 받는 거다. 즉 급격히 폭삭 늙으며 죽는 거다. 이 정도면“말똥이(소똥개똥도 포함해서..)굴러도 저승(천국)보단 이승(지옥)이 낫다.”
겁 안 나는가? 그렇다면, 겁 없는 분들은 우리의 샹그릴라를 찾아서 못다한 여행을 떠나 보자. 이미 샹그릴라를 통과하는 3군데의 관문은 소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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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이든 관문을 통과하면, 일부 오염된(노무현이 앉았거나 지려 밟고 간 부분)우리 네의 샹그릴라인“백사실 계곡”이 이렇게 자리하고 있다. 전면에 낙엽 쌓인 곳이 직경2-30m의 연못인데 깊이는 어른 정강이에서 제일 깊은 곳이 허벅지 정도 된다. 한여름 초저녁쯤 맹꽁이들의 합창이 어지럽게 들린다. 저 연못을 한 바퀴 돌면 약100m, 그래서 매일100바퀴 또는120바퀴 쭘 돌고 땀을 험뻑 흘린 후에야 집으로 가곤했다. 주춧돌이 남은 곳이 아마도 수각(水閣)자리가 아니었을까?
아쉽게도 지난날 누군가의 대저택이 형체라곤, 주춧돌과 돌계단만 달랑 남겨놓고 어디론지 떠나버렸다. 대신 그 자리에 인근주민 또는 아래 절간의 스님들의 체력연마장인‘배드민튼’경기장이 3면(面)있다.
숲이 우거진 한여름엔 오솔길 저쪽의 고목 뒤에는 큰 칼을 둘러매고 오가는 행인들의 보따리를 노리는 산도적이라도 있음직하다. 그래서 난 늘 등산용 지팡이를 꼭 대동한다. 죽을 때 죽을 값이라도 맞짱이나 한 번 떠보겠다는 나의 강력한 의지다.
등성이에서 내려다보면 평창동이 저 만큼에서 손짓하는 듯하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백사실 계곡”은 그리 대단치는 않다. 한여름을 제하고 갈수기엔 물조차도 별로 없는 웅덩이에서 개구리, 도롱뇽, 맹꽁이가 서식한다. 그러나 한 발짝만 나서면 수많은 차량과 인파가 몰려다니는 도심 한가운데 전인미답이나 다름없는 원시림이 존재한다는 게 경이로운 것이다. 지금은 그리 볼 것이 없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한 번쯤 가보신다면 내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알 만 하실 게다. 아니 어쩌면 알 보다 훨씬 클 수도 있을 것이다.
文이 깔고 앉은 유물, 문화재 지정 안돼 괜찮다? 문화재청 황당 해명
https://www.chosun.com/culture-life/relion-academia/2022/04/07/T527NB2TNRB6XJYCS7ZJBOMDEA/
퇴임 하는 날까지 교활하고 얍삽한 인두겁을 쓴 인간. 5년 간 주려 끼고 있다가 윤 대통령이 개방 한다니까 그 공을 빼앗길까 허겁지겁 개방하며 삽살개 방구 뀌는 소리를 한다. 매사를 너무 생각 없이 하다보면 저런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오래 전에 올렸던 ‘샹그리라 탐방기’를 새로이 조명하는 것은 북악산 등산로를 윤석열 대통령이 개방하면 그 등산로(둘레길)와 맞닿기 때문이다. 청와대 개방과 함께 북악이 개방되면 꼭 한 번 서울 속의 샹그리라도 찾으시기를….사실은 위치상 우리 서울 집 뒤가 바로‘샹그리라’즉 백사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