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가는 명문(名文)을 두고 사람들은 제갈량의‘출사표(出師表)’와 최치원 선생의‘토황소격문 (討黃巢檄文)’이라며 한껏 자세를 낮춘다. 근데 두 명문(?)을 읽어나 보고들 그런 얘기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시대 상황에 맞게 문장을 만들어 이어갔고 그 상황에 맞는 감정이입이 그것을 읽는 독자에게 감동을 주었을 뿐, 그 정도의 명문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다만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쓴 문장(보통은 문인들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두 명문보다 결코 낮지 않음을 은근히 에둘러 표현 한 것이다. 결국 자신들의 문장이 더 낫다는 걸 과시하는 것이다. 각설하고..
좀 전 보도된(난 사실 놈의 낯짝을 보면 쓸데없는 동정심이 유발될 게 두려워 일부러 tv를 안 켰다)이준석의 [기자회견 전문]을 읽고 퍼뜩 두 가지를 생각했다.
그 첫째가 위에 미리 피력한 명문 얘기다. 내가 만약 tv를 봤으면 단어가‘기자회견 전문(全文)이 아니라 연설(演說)이라고 했을 것이지만 활자화 된 것을 봤으니 문장이다. 제갈량은 문장만 명문을 만드(짓)는 게 아니라 연설(웅변)또한 기막히게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제갈량의 연설을 듣고 모든 청중은 그의 연설이 현하(懸河) 즉 댐의 수문이 열렸을 때처럼 급하고 질서정연 했다고 삼국지연의에는 적혀 있다. 다시 각설하고…
놈의 기자회견 전문을 읽으며 놈의 입(난 여태 이 놈 말발을 당하는 자를 못 봤다)만큼이나 현란(絢爛)하고 화려한 문장이다. 다시 얘기하면‘출사표나 토황소격문’만큼이나 명문이다. 물론 이 점에 관한 더 이상 주석 달 필요 없이 치하(致賀)를 해 주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명문도 옥에 티가 있다. 이 점이 두 번째 생각이다. 그리도 대가리 좋다고 제 멋대로 굴리고 입 밖으로 토해내지만 두 개의 오류가 있음을 감지한 것이다.
그 첫 번째가<<<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4자 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근본이 없는 용어입니다.>>>
이거 정말 턱도 없이 황당한 얘기다. ‘선당후사’라는 4자성어가 없다면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성어는 알 것이다. 즉 개인의 사정이나 이익보다 공공의 일을 우선시한다는 뜻이니 당(黨)은 공공(公共)의 집합이다. 따라서 당(공공)의 이익이 어떤 개인 보다 우선 되어야 함으로‘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4자 성어는 성립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없는 4자 성어를 만들어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적 언어도단(言語道斷)을 하며 문자를 농단(隴斷)하고 희롱(戲弄)하는 점이다. 놈은<<<당이 한 사람 몰아내려고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 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습니다.>>>라고 한 점이다.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는 단어는 위인설관(爲人設官)같이 어떤 개인을 위(爲)하여 벼슬자리를 만들어 주는, 벼슬자리에 올라가는 개인을 위해서 아주 긍정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놈의 말대로 전혀 공정하지 않은 법을 만들어 자신을 몰아내려는 것은‘위인설법’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굳이‘위인설법’이라는 성어를 대입시키려면 근간 한창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재명 개인을 위한 이재명의 사당화를 위한 당헌개정이 위인설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횡설수설 했지만 저 놈이 주둥이는 현란한지 모르겠지만, 참 명문을 만들려면 표현하고자 하는 그 단어의 의미를 보다 숙지(熟知)하고 좀 더 가다듬어야겠다.
이준석 “윤핵관·윤핵관 호소인, 열세지역 출마 선언해야” [기자회견 전문]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2/08/13/GMY5YE4WW5E43CFTUZLMDPWMOU/
솔직히 니늠은 아직 멀었다. 인생 공부 좀 더 하고 정치를 해도 해야 할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