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산골일기를 쓴다. 산골일기를 멈춘 게 대충‘오세훈’사건에서 비롯된 것 같다. 한가히 산골에서 노니는데 갑자기 그놈의 정치풍파가 이 산골짜기까지 불어 닥치는 바람에 우국충정(?)을 못이겨 중언부언괴발개발 했던 것인데 한 여름 그 좋던 시절이 그새 을씨년스런 만추가 됐을 줄이야. 천등산 자락 아래는 어제나 오늘이나 바깥 풍파와는 전혀 무관한 도원경(?)이나 다름 아닌데 내가 무엇 때문에 알지도 못하는 정치라는 무거운 화두를 부여잡고 끙끙거렸을까? 잊자! 잊고 암튼 산골생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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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은 몰라도 중국 사람들의 식습관은 우리에게 많은 걸 시사한다. 물론 그들도 가족끼리 식사할 때는 그렇지 않지만, 객이 있을 땐 서양식으로 변한다. 꼭 앞 접시를 두고 요리들을 퍼 날라 먹게 하는 것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특히 웬만한 식당은 원탁 위에 다시 원형의 유리받침을 중앙에서 돌려가며 자신이 먹고 싶은 요리를 집어 먹을 수 있게 한다. 덧붙이면 육류나 생선을 절대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는 거. 한마디로 위생적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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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하여 우리의 식습관에서 정말 천박스런 장면을 몇 가지 더듬어 보자. 오래 전부터 제발 그러지 말자고 강조해 왔다. 다행히 요즘은 종이컵으로 따로 주는 모양이지만,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어묵 먹을 때 소스(간장)찍는 장면이다. 이사람 저사람 베어 물어 이빨 모형이 그대로인 어묵을 수 백 아니면 그 이상이 같은 종지 속의 간장을 찍는다. 이러고도 간염이나 기타의 질병에 안 걸리면 그건 천행이다. 정말 천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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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그게 카메라가 돌아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6시내고향’또는 그런 류의TV프로를 보다보면, 리포터가 됐든 동네아낙이 되었든 어떤 음식이나 요리 소개할 때 제 입에 들어갔던 숟가락을 서로 퍼 먹여 주는 행위….그런 행위를 우리는 인정이 많아서 그런다고 강변 하지만, 참으로 민망하고 천박한 장면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보태면, 난 절대 약수라는 걸 믿지 않는 사람이다. 전국 명산 또는 대찰의 그 어떤 약수라는 걸 절대 불신한다. 보다 정확히 얘기하라면 약수 자체보다 약수터에 놓인 바가지를 못 믿겠다는 거다. 이 바가지 역시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뾰족이 입술을 대고 몸에 좋다고 약수를 퍼마신다. 약수가 아무리 좋으면 뭘 하나? 그 약수 바가지가 불결한 것을. 이 또한 천박하기 짝이 없다. 아닌가? 내가 천박한 걸까? 내가 지나치게 유난을 떠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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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천등산자락에도 가을이 점점 깊어간다. 그래도 초가을 까지는 마누라와 함께 이곳 생활을 즐겼는데 졸지에10월 들어 쌍둥이가 태어나고 또 다른 손녀가 태어나 쌍둥이전용(?)보모아주머니를 고용 했음에도 마누라가 꼼짝을 못하는 관계로 홀아비 생활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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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히 취사를 스스로 할 수밖에.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의 밥상 차리기는 오래전부터 정평이 나 있는 관계로 크게 어려움은 없다. 오늘 특히 중국 사람을 끌어들이고 우리의 천박한 모습을 그려 낸 것은 오늘의 밥상과 연관이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벗님네들 우리 집에 초대되어 오시면 큰 접시에 뷔페식으로 떠 잡수라고 해도 불평마시길. 언제부턴가 우리 집은 마누라와 단둘이 식사를 해도 그렇게한다. 첫째 위생적 둘째 누가됐든 설거지하는데 힘 안 듦.
그리곤 홀로 TV를 보며 아침을 먹는다. 외롭지만, 쌍둥이와 또 다른 손녀를 생각하면 참아야한다.
아이고! 산골일기로 노닥거리다보니 동창이 밝아온다. 바깥은 비가 오는지 낙수물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의 산골일기 끝.
BY SS8000 ON 10. 28, 2011(산골일기: 우리 집 식탁에서…)
끊어먹기 vs 후루룩 먹기… 국수 먹방서 불거진 ‘면치기 논란’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2/08/30/4QIN4I3U3ZHTLJNYEI5P75SAKY/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먹방은 이제 그만 하자.
선진국? 선진국 같은 개소리 집어 치우고
진짜 선진국 사람들의 식사 모습을 상기해 보자
그리고 우리네 식사하는 장면을 연상해 보자.
선진국 사람들 식사 장면은 우리에 비해 우아할 정도다.
하다못해 중국 사람들만도 못한 위생관념으로
먹고 마시는 게 배달(?)민족의 식습관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초근목피로 어렵게 살아오면서도
국수만큼은 부부가 함께 같은 그릇에 먹지를 않았다.
그만큼 위생적인 식습관이었다. 그런데 방송이 먹방이 모든 걸 망쳐 놓았다.
우리도 선진국 좀 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