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실소가 터져 나왔다. 마누라의 느닷없는 질문에….“저 사람도 빨/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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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마누라와 보고 있는데, 잠시 광고 시간이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사실 요즘 연예인들은 정말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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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 배우가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런대로 꽤 안면(인지도가 있는…)이 있는 배우였다. 그럼에도 나와 마누라는 그 배우의 이름을 기억 못 하고(굳이 기억할 필요도 없는…)‘저 사람’으로 통했으며, 그런 가운데 빨/갱/이 검증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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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며 가끔 분개하는 경우가 있다. 화면에 나타나는 인물 중 빨갱이 짓을 골라 하는 年놈이 나오면 그만 나를 다스리지 못하고‘저런! 빨갱이年!!, 저런! 개만도 못한 빨갱이 새끼!!’
고함을 치거나 독백을 하는 경우가 있었고 그중에 연예인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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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정치와는 무관하고 담을 쌓은 마누라는 나의 이런 교육적(?) 외침 외에는 빨갱이가 누군지 또는 빨갱이가 그렇게 나쁜 것인지 관심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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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런 마누라의 태도에 마누라를 향한 반공교육의 목소리가 더더욱 높았던 것이다. 그런 교육적 효과인지 아니면 학습효과인지 관심 있는(마누라 나름의…)인물이 나오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예의‘저 사람도 빨갱이야?’라고 질문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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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도 그랬다. 깎은 듯이 잘생긴 그 배우가 내심 마음에 들거나 관심이 갔는지 그 질문을 했을 때, 문득 어떤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나 보고 그 질문을 할 것 같기도 또 일일이 답변을 하자면 귀찮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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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엄마!(마누라의 호칭), 빨갱이 구분법을 알려줄 테니 앞으론 알아서 구분하라고…..“다른 건 몰라도 연예인 중에 기업광고를 하는 사람은 최소한 빨갱이는 아니야! 생각을 해봐! 빨갱이의 본질은 반민주적이고 반정부적이며 특히 노력도 않고 분배의 과실만 따 먹으려는 反기업정신의 정신병자들인데 어떤 기업에서 광고를 주겠어!? 앙그래!?” 그리곤 다시 한 번 더 강조 했다.“즉 광고를 하는 연예인은 빨갱이 리스트에서 빼!!! 알았지!?”나의 우격 다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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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끄떡끄떡)
사족:
나의 빨갱이 구분법이 100% 옳은 것인지 또 마누라에게 내가 생각하는 빨갱이 구분법을 설파한 게 맞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소한 기업광고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빨갱이가 아니길 빈다. 내 기대와 달리 빨갱이 연예인을 기업광고나 홍보에 이용하는 기업은 국민이 나서서 불매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아주 오래된 얘기지만… 청산가리는 절대 팔지도 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