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돈벌이가 되는 가업을 물려주었지만 저(아들)와는 취미도 생리도 맞지 않는다며 정리를 한 뒤 동대문 DDP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A항공사 승무원이었던 며느리도 퇴직을 하고 함께 한국산 의류는 수출하고 중국산 의류는 수입을 하며 몇 년을 버텼는가? 그 사이 코로나 팬대믹이 닥쳤다.
수출입(보따리 장사)특히 의류라는 게 현지에 드나들며 원단 디자인 색상 등 부대조건들을 두 눈으로 확인해도 중국이라는 나라와는 늘 조심스러운 거래 관계인 것이다. 결국 희망차게 뻗을 것 같았던 그 사업은 팬대믹의 영향으로 시나브로 쪼그라들며 종업원 한둘 남기고 아들 며느리는 머리도 식힐 겸 이런저런 여행을 다니다가 제주도 한 달 살이를 갔다가 삘이 꽂혀 생각지도 못했던‘풀팬션’을 4억여 대출을 안고 샀던 모양이다.
다행히 운이 따랐던 모양이다. 코로나 팬대믹이 어떤 업종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있지만 천행을 탔는지 2년여 만에 은행 대출을 거의 상환해 간단다. “너희들! 다른 건 몰라도 성실납부는 해야 한다.”고 하자, 네이버에서 광고비 등 모든 제 경비를 제하고 입금시키기 때문에 걱정하지 마시란다.
하룻밤 유숙비는 자그마치 65만 원이란다, 촌놈이 놀랄 금액이다. 세상에~! 하룻밤 자는데 65만 원이라니…그 뿐 아니다. 최소 3박 이상 되어야 대실이 가능하단다. 너무 독주 아니면 배짱 장사 아니냐고 하니 그쪽 계통이 다 그렇단다.
그리고 변명(?)을 한다. 숙박 손님 떠나면 풀(pool) 물(水)가는 것부터 침구는 물론 방역 등 전문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실제 크게 남는 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지난 팬대믹 기간 동안 그야말로 2년여를 풀(full)로 가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박리다매라고 해도 관계없을듯 하다.
그 사업(팬션)을 하며 제주도에 놀러 오시라며 보챈다. 일주일 팬션을 비워 두겠다며…“말 같은 소리를 해라! 65만원 x 7일은 얼마냐?” 머리가 아파온다. 계산할 거도 없이, 성의는 고맙지만 아무리 부자지간이라도 그리할 수 없다며 따로 조식까지 주는 중간급 호텔에서 묶고 왔다. 물론 저희들 집이 따로 있지만 내 성질이 지랄맞은 탓인지 며느리가 아무리 잘해주고 귀여워도 한 집 생활은 못하겠기에 저녁식사 딱 함께 한 것 외에는 저희 집엔 발길조차 주지 않았다. 물론 그 사이 3~4회 더 제주엘 갔지만 나의 습관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아들 며느리 사업처를 딱 한 번 방문했다. 그것도 정원이라기엔 그렇고 아무튼 잔디 깎아주러 갔던 것 외에는 아들 며느리 사업처엔 발걸음을 삼갔다.
문제가 생겼다. 평생(?)잘 나갈 것 같았던 팬션이 팬대믹 종식 이후 손님이 반 정도로 팍 줄었단다. 그리고 걱정을 한다. “사업이든 생활이든 모든 것엔 싸이클이라는 게 있으니 초조해 말지니라”아비의 충고 겸 조언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성과가 아주 좋았으니 좀 쉬어 가라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그런데 수 개 월전 신문에‘제주도의 골프장들 경영난에 봉착’이라는 기사가 뜬다. 팬대믹 기간 동안 손님이 넘친다고 그린피를 마구 올린 결과라는 것이다. 장사 좀 된다고 마구 갑질을 했으니 개망신을 당해도 싼 것이다. 나는 그 기사를 봄과 동시 제주 지역 상권에 대한 얘기와 함께 아들에게“팬션 숙박료 좀 내리는 게 어떻겠니?” 그래서 그랬는지 요즘은 1박 55만 원으로 내렸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팬션은 11월 초까지 그야말로 풀(full)로 찼단다.
지난 4월인가? 아들로부터 연락이 왔다.“아버지! 1장만 빌려 주세요!”, “아니!? 그 정도 여유도 없단 말이냐?”, 그게 그렇단다. 모처의 아파트를 전세주고 제주로 내려왔는데 역전세가 어쩌고 난리를 피우니 세입자가 집을 비우겠다기에 여윳돈으로 막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돈이 무엇에 필요한 것인가를 물어보니 아주 좋은 장소에 적당한 가격의 브런치 카페 매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꼭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팬션은 이제 자리를 잡았고 카페 사업을 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미 바리스타와 양식부 자격도 따 놓았다는 것이다. 제 돈 주고 하는 사업 말릴 이유나 필요가 없다. 직접 조리를 하게?“하든 않든 일을 시켜도 알아야 시킬 것”이라며 참으로 합리적이고 기특한 말을 한다.
그랬던 브런치 카페는 6월 초에 오픈을 했다. 경우(?)로 따지면 오픈하던 날을 기해 한 번 내려가 볼까 했지만 중순에 캐나다엘 가야 했기에 캐나다를 다녀와서 가기로 정하고 결국 한 달여 캐나다의 딸네 집에 있다가 귀국을 했다.
때가 바야흐로 한참 휴가철이고 이른바 성수기다. 어차피 아들 며느리 집에서 묵을 것도 아니다. 해변가 적당한 곳에 4~5일 또는 일주일 묵을 방 좀 알아보라고 했다. 휴가철 끝나고 8월 말 쯤으로 알아 보라고 했다.
엊그제 연락이 왔다. “그냥 저희집에서 묵으시지요?”란다. 이유인즉 방값이 너무 비싸단다. 허름한 모텔임에도 하룻밤 32만 원이란다. 근데 이게 또 문제다. 3식을 모두 외식을 해야 한다. 물론 아들 며느리가 운영하는 브런치 카페에서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늘 그랬듯 그 점은 내 관습에 비추어 불가한 일이다. 지난날 그곳에서 1달을 지냈던 다주택을 다시 알아보라고 했다. 조만간 연락이 올 것이다.
“휴가비 너무하네” 1박2일 100만원…원룸 펜션, 日호텔보다 비싼 곳도
https://www.chosun.com/economy/market_trend/2023/08/01/F2D6D4W3OZDFHHXZLH4EVREA2I/
도대체 저런 폭리는 무슨 배짱으로 취할까? 올여름만 돈 벌고 폐업을 할 생각인가? 저 정도면 아니 저 돈이라면 피서객들은 국내로 휴가를 가지 않을 것이다. 저들은 스스로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으라”가 아니라 한탕주의에 스스로를 망칠 것이다.
아들의 팬션은 세 가구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방과 시설이다. 주방(15평)은 현대식으로 올 양식기와 서양인들이나 있음직 한 그릴 그리고 3대의 주차 공간 보도로 5분 거리의 해변에 위치한 팬션이다. 55만 원을 세 가구가 나누면 결코 많은 금액도 아니다. 특히 3대가 놀러 왔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너무 비난만 하지 말자. 잘 찾아보면 착한 가격의 정말 양심적인 업소도 있다. 그래서“아들 며느리를 위한 변명”이라는 썰을 풀어 본다.
사족:
혹시 광고를 위한 게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위에 이미 밝혔지만 11월 초까지 그야말로 풀(full)로 찼답니다. 윤석열 대통령 빽이 들어와도 어쩔 수 없음을 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