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께 드리는 진언(眞言)

 

 

대통령님!

대한민국의 헌법을 최선두에서 수호하시는 수고와 노력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또한 여러 난제가 산적해 있는 국정을 보살피시는 노고에 존경을 표합니다.

 

대통령님!

근 열흘 전 테러 집단이나 다름없는 하마스는 마치 625 당시 북한이 기습 남침을 시도하듯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현재 쌍방 간 살육을 멈추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나라 안의 모든 매체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향후 북한의 기습 공격을 예상하고 만약 북한이 기습을 한다면 하마스 보다 수백 수천 배의 화력에 의해 우리는 초토화 될 것이라는 비관론을 펼치는 무리와 비록 기습 공격에 의한 피해는 클 것이나 종국에는 북한을 지도상에서 지워 버릴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통령님!

비관론이든 낙관론이든 우리 국민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저들이 사전에 기습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말로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별다른 묘안이 없는 것 또한 사실 입니다. 건국 이래 이른바‘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온 국민이 노래를 불렀지만 노래일 뿐 통일에는 촌치도 접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이런저런 남북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 또한 언제나 공염불일 뿐 저들의 크고 작은 도발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대통령님!

때로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저들에게 접근해 보았지만 이마저도 용이치 않고 심지어 지난 정권에는 군사적으로 불리한 조건까지 양보해가며 평화를 구걸하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가 허사로 돌아가고 특히 대통령님께서 취임한 이후 오히려 다른 정권 때 보다 더욱더 냉랭해진 듯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분위기는 맹방 미국과 그리고 일본과의 선린을 국정의 최우선으로 삼은 경향이 지배적이지만 구걸에 의한 평화유지가 거의 쪽박이 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통령님!

소생은 칠순 중반의 텃밭이나 가꾸는 한가한 촌부입니다. 그러나 제게 남북 간 참 평화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비록 미천한 촌부에 불과하지만 물리치지 마시고 경청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

긴 말씀 아니 드리겠습니다. 단 한 줄의 헌법을 폐기 삭제하십시오. 다름 아닌1장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이 부분입니다. 이미 한반도 내의 남북은 명명백백한 다른 나라 다른 국가입니다. 암울했던 일본의 36년 압제에 벗어나며 그 즉시 남과 북의 국민과 인민은 이름만 배달민족일 뿐 다른 관습 다른 문화를 살아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오로지 공통된 문자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뿐 이방인 이민족과 다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오래전 UN이라는 국제기구 아래 각각의 국호로 동시 가입을 한 처지입니다. 이를 어찌 같은 국가요 한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님!

따라서 일단은 위에서 이미 말씀드렸듯 “헌법 제1장 제3조”를 폐기 삭제함으로 저들과 분리를 꾀하는 선언적 발표를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저들에게 대한민국이 무리한 국토통합이나 통일은 원치 않겠다는 진심 어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선언적 의미는 우리 대한민국이 원하는 것만 아닙니다. 주지 하시다시피 지난 항주 아시안 경기 때 그들에게“북측”이라 표현했다가 무안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 전 북쪽은 얼마 전부터 우리에게“대한민국”이라고 호칭했었습니다.

 

대통령님!

우리가 그들에게‘북측’이라고 표현하자 벌컥 화를 냈고 그들이 우리에게‘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명칭(名稱)했다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이는“헌법 제1장 제3조”가 그들에게 가장 거슬리는 조항(條項)이며 두 번은 듣고 싶지 않은 우리의 헌법일 것입니다. 어쩌면 당장 이룰 수 없는 이 조항 때문에 남과 북이 가장 극렬(極烈)하게 대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대통령님!

그러나 우리가헌법 제1장 제3를 폐기 삭제 함에 있어 단순한 선언만으로 되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세 가지 부수 조건이 따라야 합니다. 첫째, 쌍방 간 불가침조약(不可侵條約)입니다. 둘째, 북한의 체제를 인정해야 합니다. 김씨 왕조가 되었든 왕국이 되었던 그리고 세습을 하던 선출을 하던 간섭을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 북쪽 땅의 인민들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지만 인권을 거론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야말로 단순한 표현으로‘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각자도생(各自圖生) 하자는 것입니다.

 

대통령님!

누군가 말했습니다.“통일은 도둑이 찾아오듯 한다.”고 했습니다. 그보다 대통령님의 말씀 중에도“통일은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고 하신 것처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모년 모월 모시에 통일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운명적이고 숙명적이 되어야 합니다. 동서독의 통일이 그러했습니다. 외람되게도 이 촌노의 기억으로 70년대 중동에 ‘남예멘 북예멘’ 두 국가가 갈려 있다가 80년대 말인가에‘예멘’이라는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 경우를 기억합니다. 또한 현재도 통일중국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대만이는 이념이나 사상이 다른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따로 서로 그렇게 살다 보면 대한민국이 서둘거나 앞장서지 않아도 통일될 날이 올 것입니다.

 

대통령님!

그러나 남북이 통일에 앞서 선결되어야 할 문제는 바로 평화입니다. 통일은 두 길밖에 없습니다. 평화통일 아니면 전쟁에 의한 무력 통일입니다. 그러나 전쟁에 의한 무력 통일은 남북 누구도 원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70여 성상(星霜)을 훌쩍 넘기고 80년이 가까워지기까지 크고 작은 도발과 응징이 있었습니다마는 피아간 긴장만 고조시키고 전쟁은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대통령님!

기회입니다. 하늘이 대통령님께 내려주신 일생일대 절호(絶好)의 기회입니다. ‘데땅트’라는 신사조가 지구촌에 모락모락 피어오른 이후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들은 오로지 한 건 주의 아니면 자신들의 치적(治績)과 업적(業績) 쌓기에만 몰두해 온 처지였습니다. 그리고는 남북 평화니 통일이니 하며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말았고 급기야는 오늘에 이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대통령님!

이 촌노는 당신께서 취임하시고 사자후(師子吼)를 토하실 때 알았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남북 간에 벌어진 이격(離隔)을 땜질할 유일한 인물이 되실 거라는 감격스런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 중 하나가 당신께서“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그간의 통치행위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통치행위야말로 마음만 잡수시면 임기 내에 이런 선언을 하시고 북쪽과 타협하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대통령님!

이 촌노가 이처럼 외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이나 국가 하다못해 조폭 간의 나와바리 싸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조약이나 타협은 상극(相剋)과 상극끼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더욱이 남과 북은 80년 가까이 극대극으로 이념과 사상을 달리하며 대치하고 있습니다. 남쪽은 북쪽을 향해 통칭 빨갱이라고 합니다. 북쪽은 남쪽을 향하여 미국의 괴뢰(傀儡)라고 합니다. 빨갱이와 괴뢰는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그런데 지나온 시간을 되새김해보면 어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남쪽의 자생 빨갱이 집단이 북쪽과 합의한 것은 소위 보수(괴뢰)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보수(괴뢰)정권이 북쪽과 주고받은 대화를 자생 빨갱이들은 마뜩하게 생각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이제 보수(괴뢰)와 북쪽의 진골 빨갱이 간 이루어지는 타협은 남쪽의 자생 빨갱이들이 반대할 이유도 근거도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동안 자생 빨갱이 정권이 들어서도 북쪽의 인권 문제를 전혀 돌보지 않은 이유와 원인을 잠시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대통령님!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통일을 서두르지 마십시오. 남과 북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두 체재가 공존하며 평화를 누려야 합니다. ‘통일은 도둑처럼’ 찾아오게 만드시려면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조건이“1장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폐기 삭제한 연후 저들과 협상을 하십시오.

 

헌법 수호에 몰두하시고 여러 난제가 산적해 있는 국정을 보살피시는 대통령님께 누가 되지 않기를 비오며 드릴 말씀은 하해와 태산과 같으나 이만 총총 자판을 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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