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리는 해랑 열차 여행기.(2부)

 

BY SS8000 ON 5. 15, 2009

 

走馬看山(주마간산)이라는 말이 있듯, 나는 이번 여행을‘주마간산’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이름 붙여 보았다. 해랑열차 여행의 기본 방침이 열차를 이용한 전국투어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코딱지만 해도 어찌 사흘 만에 전국 일주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動線(동선)을 살펴보면 서울-광주-순천-사천-마산-경주-동해안-서울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이니 참 내륙인 충청북도를 제외한 대한민국 7도를 涉獵(섭렵)하는 것인 만큼 전국 일주인 것은 틀림없다. 다만 달리는 鐵馬(철마)에서 江山(강산)을 돌아보는 여행이니 이런 것을 주마간산이라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듯하다.

 

어제 실수로 이 사진을 올리지 못했는데….이렇게 달리는 말(走馬)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다. 만약 노트북을 지참한다면 객실 안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싼 돈주고 주마간산하며 객실 안에서 인터넷을 할 사람은 없을 껄..?? 물론 나는 가끔씩 走馬에 마련된PC방에 새벽에 와 가득 따라온’헤이즐넛’향을 즐기며 짬짬이 이곳에 들렸다.

 

주마간산이거나 어쨌거나 승객들의 부푼 기대와 함께 달리는 호텔은 정시에 출발했고 잠시 뒤, 승객들께서는 이벤트홀(호텔라운지)로 모이시라는 안내방송이 흐른다. 달리는 열차 안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승객 모두는 여장을 정리한 후 편한 차림으로 각자의 방에서 나와“Four Season”이라 명명된 이벤트홀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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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홀 옆의 레스토랑 및 카페(이곳에서는 커피. 와인을 비롯하여 맥주 기타 음료. 과일 등, 여러 간식거리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특히 직접 갈아 내린’헤이즐넛’커피는 지금껏 마셔 본 어떤 커피보다 맛이 있었다. 그 커피 향의 유혹 때문에 새벽잠을 마다하고 두 번씩이나 찾았다. 주: 당직승무원1-2명은 밤을 새며 승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

 

어제도 언급했지만, 달리는 호텔의 정원은54명이며 이번 여정에는 정원의 반도 안 되는21명이 참여 했다는 것이다.(이 대목에서 보따리장사의 직업의식이 발동하며’이렇게 승객이 반도 차지 않는다면 엄청난 적자운행 일텐데…”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투어가 상품화 된 것도 일천하고 또 아직은 홍보부족도 있을 터이니 언젠가는 성공적인 아이템이 되리라 확신한다)이번 여행에서 생사고락(?) 및 운명을 함께할 여행객은 호텔의 특성이 그러했는지 대다수 부부동반과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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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들의 이런저런 안내를 받기 위해 이벤트홀에 모인 여행객들.

 

언제나 다정해 보이시는, 땅끝 마을 해남에서 과수원(키위)을 하신다는 70대 중반의 김 선생님 내외분, 미국에서 조국의 산하를 돌아보겠다고 40년 만에 귀국했다는 내 또래의 정 선생부부, 대전에서 올라온 역시 내 또래의 한의사 박 선생 부부, 나 보다는10여년 젊은 성형외과의사 부부는 초등생 두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전국나들이를 나섰고, 그리고 우리 내외, 여행내내 시종 꽃다운 소녀들처럼 깔깔거리며 명랑히 웃어 재끼던 수원 某병원의 간호사 언니들4명, 특이 하게도 중년의 일본인 관광객2명과 통역을 하는 미스터 정, 이상 21명의 여행객들이 속속 호텔라운지로 모이자 우리 모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행의 가이드가 될 승무원들이 모두21명의 여행객 앞에 나타나 날아갈 듯이 인사를 한 뒤 여행일정, 호텔내의 시설 안내 그리고 각자의 맡은 임무와 서비스 안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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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때문에 선명하게 찍지 않았지만, 저렇게 선남선녀6명이 최대54명 아니면 이번 같이 21명의 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로 2박3일간을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이상의 요식행위가 끝난 뒤 승무원들의 승객 환영 이벤트행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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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으로 구성한 아카펠라 공연(순수한 아마츄어지만 꽤 들을만 했음. 주: 해랑열차의 승무원들은 KTX 전 직원 중370:1의 경쟁을 뚫고 엄선된 최고의 인재들임)사진 상으로 7명이지만 제일 오른쪽 젊은이는’마술사’로서 마술공연이 끝나면 언제나 서대전역에서 하차를 한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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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율의 플롯 연주. 승무원 모두가1인1技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技藝를 승객 앞에 열심을 다해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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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열심히 승객을 위해 마술 쑈를 하는 승무원 겸 마술사. 이 친구는 서대전역에서 하차함. 마술사 뒤의 대형모니터는 TV 및 노래방 모니터이기도하다. 단체객들은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저 모니터를 활용하여 둘째 날 초청가수가 동승하여 라이브공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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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을 보내노라니 어느 듯 점심시간이 된 것이다. 세상에 어떤 것보다 좋은 것은 여행지에서 먹는 일이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 맨 밥에 단무지일지라도….그러나 달리는 호텔에서 내릴 수는 없고 그날의 점심은 정성껏 마련한 이 도시락이다.

 

 

꽤 정갈했으며 맛도 좋았다. 물론 양도 풍부하여 대부분의 승객이 남겼다. 혹시 모자라는 사람이 있다면 호텔 내에 마련된 후식이나 간식이 풍부한 관계로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달콤한 여행의 시초를 승무원들의 화려한 이벤트와 함께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식곤증이 몰려온다. 그러고 보니 점심식사 후 최초 기착지(?)인 광주역까지는 자유시간이다.(조심할 것은 열차인 만큼 밖으로 나가 놀면 안 되겠다.^^*)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호텔방으로 돌아오니 어제 올린 휴식 공간이 우리 부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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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호텔방에서 바라본 바깥의 전망.

 

벌써 강산엔 신록이 짙다. 기왕 방으로 왔으니 잠시 눈을 붙이고 오수를 즐겨야겠다. 아침에 전국일주 여행한다며 너무 덜 떠서 서두른 탓인지 약간은 피로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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