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에 대한 소고(小考)

 

첫 번째 이야기:

아침식사를 하며 반드시 뉴스를 본다. 정치에 관한 뉴스는 짜증이 나지만 그래도 다른 사건 사고도 보고 느껴야 한다. 물론 지구촌의 사건 사고도 가끔은, 눈요기도 또 귀를 즐겁게 해 주기도 한다.

 

오늘 아침도 밥을 먹으며 맨 김을 하나 싸서 막 입으로 가져가는데“중국 양회폐막을 하루 앞두고, 시진핑 집무 공간 겸 관저인 베이징 정문 신화먼을 향해 한 승용차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흐르며 결국 승용차의 운전자가 공안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본 마누라…

 

마: 저 사람 사형이네.

나: 아니지… 사형은 무슨… 며칠 데리고 있다가 방면할 거야.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하다말고 마누라 교육(?)에 돌입한다)

왜냐하면 지구촌이 이미 다 알아 버렸잖아? 아무리 빨갱이 사회지만 함부로 못 죽여. 어쩌면 시진핑이 대범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살려줄 거야. 그런데 만약 저런 사건이 북쪽에서 일어났다면 그 자리에서 사살 했을 거고 그 가족까지 아오지나 강제노동 장으로 끌려갔을 거야.

북쪽 똥돼지가 개방을 못하는 이유가 바로 저런 사건이 일어나는 게 두려워서 못하는 거야.

(그리고 나의 마누라에 대한 국제정세 교육은 계속 된다.)

 

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말이야..인간이 배가 고플 때는 애국자가 되지만 배가 부르면 애국이라는 개념 자체를 망각하거나 개인주의자가 돼 버리는 거 같아.

 

마: 나는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

나: 자기 알아들어 라는 얘기는 아니고 내 생각이 그래. 생각을 해봐! 아까 끌려 간 중국사람 개방 전에 배급으로 먹고 살았다면 저렇게 강단 있게“나는 빨갱이가 싫어요!”라며 차를 시진핑 집무공간으로 몰고 갔겠어? 아마도 그 찌질한 배급 때문이라도 저런 과감한 반정 운동을 했겠어? 배가 불렀으니 차도 마련했을 거고. 탈북자들이 얘기하는 북한 현실을 생각해봐. 장마당이니 뭐니 해도 아직도 배급이 인민을 먹여 살리면 배가 얼마나 고플 것이며 김정은 타도나 반정부 운동은 생각조차도 못할 거 아니겠어?

 

좀 더 보태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은 배때기가 너무 부른 게 탈이야. 518 민주화 어쩌고 하지만 배고팠으면 518 같은 거 없어. 그나마 먹고 살만 해지자 그런 사태가 벌어진 거야. 왜 그런 말 있잖아?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결국 민주주의냐? 공산주의냐는 먹고 사느냐 그 반대냐에 따라 결정이 되는 거야. 그래서 빨갱이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라도 인민들 배를 곯리는 거야. 끝

 

두 번째 이야기:

역시 오래전 중국 출장길에 있었던 일이다. 상담을 한참 하고 있는데, 갑자기 중국인 특유의 스포츠중계 소리가 들려온다. 그 쪽을 돌아보니 10년 이상 거래해 오던 거래처의 사장이다.(농담도 주고받는 가까운 사이)그런데 이 친구가 컴퓨터를 통해 미국프로농구 NBA중계를 시청하는 것이었다.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다.‘저 친구가 무례하게 상담도중에 스포츠 중계를 봐!!??’라고 생각하며 나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나: 어이~천 로반!(陳씨성이다)당신 예의 없다. 상담도중에….

천: 정말 미안하다. 난 이걸 꼭 봐야한다.

나: 그게 뭐냐?

천: 야오밍(NBA 휴스턴 로키츠 팀에 있는 선수)을 응원해야한다.

나: 나도 야오밍은 안다. 당신 농구 좋아하는구나.

천: 아니다.‘아이궈신(愛國心)’이다.

나: (키들 거리며,,,,)‘아이궈신???‘(하며 조소를 보내다 멈춤.)

 

잠시 동안 이루어진 대화였지만 순간 나는 그를 더 이상 조소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의 간단명료한 답변에 전율 하고 말았다. 오늘의 중국이 욱일승천(旭日昇天)하기에 충분한 답변이기 때문에……‘야오밍’이라는 선수 개인을 좋아 해서가 아니라 그가 중국을 대표하여 미국에서 걸출(傑出)한 실력으로 본토의 NBA스타들을 압도하는 장면에 환호하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시청광장으로 광화문네거리로 자랑스러운 태극기 손에 손들고 그것도 모자라 얼굴에 팔뚝에 그려 넣고 소리소리 지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중국인 천(陳)사장이 내게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던‘아이궈신(愛國心)그 자체였던 것이다. 애국심이란 때에 따라 예의(禮儀)와 염치(廉恥)도 망각하고 먹고 살기 위한 상담보다 우선하는 것이다.(하략)

 

총선 판세 흔드는 조국혁신당 이변…비례 지지율에 여야 긴장

https://www.chosun.com/politics/election2024/2024/03/12/EK6B3PI6GBH23FO7HFVL5ONDSA/

 

 

요즘 애들 정치에 무관심한 게 아니다. 아예 애국심 같은 게 없다. 아니 애국이 뭔지도 모른다. 내 배 부르면 다른 이가 굶든 아사를 하던 관심조차 없다. 이런 건 모두 국가에서만 해결하는 줄 안다.

 

오로지 축구가 월드컵 나가고 아시안컵 우승하면 되고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골을 넣고, 김하성이 샌디에고에서 홈런을 날릴 때 환호 하는 게 애국인 것이다. 더하여 트롯 킹과 퀸이 서로 기교를 자랑하며 임영웅에게 또 그 여가수에 환호하고 그기에 미치고 빠지면 세상 어떻게 돌아가도 나와는 상관없는 시대다.

 

어제 어떤 일간지의 댓글 란에 일반 정치나 사회는 몇 명 참가하지 않았지만, 싸가지 없는 이강인이 국대에 다시 뽑혔다는 보도엔 수백 명이 성토 하는 댓글이 달렸다. 물론 나도 그 일원이 됐지만, 그런 게 애국인양 미쳐 날뛰는 모습에 씁쓸하기만 했다.

 

아침에도 잠간 얘기 했지만,

이 모두가 어벙한 국짐당과

 

간교한 찢명당의 이전투구가 빚어낸 국면이다.

정말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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