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구이린)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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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계림을 가느라 동방항공을 탔는데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단체 비자라서 그런지 탑승 수속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모했습니다. 출입국을 통과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탑승구를 찾아가기 바빠서 거의 뛰다시피 해야 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기차를 타고 가야하는 복잡한 길을 거쳐서 탑승구를 찾았습니다. 비행기 출발시간보다 두 시간 반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했기 때문에 수속을 마치고 친구들과 여유 있게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자고 계획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어지지 않았습니다. 밥 먹을 시간이 없기에 김밥과 샌드위치를 사서 숨차게 달려서 탑승구 앞에 도착했는데 맥이 빠지는 안내 멘트가 나옵니다. 얼마간 연착되겠다는 예정도 없이 비행기가 연착되어 죄송하다며 기다려 달라는 말입니다. 이유도 모른 채 한 시간 넘게 비행기 출발이 지연 되어 기다려야 했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가까워서 비행기로 대략 1~2시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계림은 의외로 3~4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지만 가까운 중국은 아닙니다. 의외로 비행기에서 식사도 나오더군요. 저가 비행기인 에어아시아를 탔을 때는 4시간을 가도 아무것도 안 주던데 밥을 주니 반갑더라구요. 비행기에서는 지루함을 견디기에는 밥 먹는 일이 최고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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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을 즐기는 내 친구는 차려진 밥상을 들여다보고 연구를 합니다. 많지 않은 한정된 것을 가지고도 음식의 궁합과 비율 조화와 비주얼까지 챙겨가며 먹는데 친구가 밥 먹는 모습을 쳐다보면 덩달아 식욕이 돕니다. 가령 조그만 트레이에 담겨 나온 양상추 한 장을 가지고도 빵에 넣어서 먹을까 고추장을 찍어서 먹을까 요모조모 살펴가며 연구를 합니다. 대단한 미식가이고 먹는 일에 열정적이고 그렇습니다. 93세 되신 시어머니를 평생 모시고 자녀와 손자까지 4대가 한집에 살면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삽니다. 남편분이 잘 협조해 주기도 하고 시어머니가 정말 현명하고 깔끔한 분이고 자녀들이 착하고 해서 모든 것이 조화롭고 평화로운 가정으로 보이는 것은 친구가 잘 조율해서 사는 덕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인지 여행을 가면 남편이 공항까지 모셔다 주고 모시러 오고 그럽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업주부가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하던데 이친구의 삶이 그렇습니다.

 

같이 간 다른 친구는 지금도 왕성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운동마니아라 지속적으로 헬스를 하고 있어서 62살 할머니 같지 않습니다. 젊고 단단한 체격과 체력을 유지해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우리 친구들 중에 가장 젊게 사는 친구입니다. 중간에 낀 나는 운동은 숨쉬기 운동만 하고 가사 일은 담쌓은 사람이라 이쪽저쪽을 다 부러워만 합니다. 호텔에서 한방에서 3명이 같이 잤는데 나는 세수 후에 로션도 안 바르고 잔다고 하니 그러면 안 된다며 자는 내 얼굴에 귀한 수분 팩이라며 밤마다 붙여주기도 하고 내가 잠든 틈에 때어 주기도 했습니다. 자기 관리를 참 열심히 하고 부지런하고 착하게 사는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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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계림공항에 도착하자 기내에 있던 손님들이 일어나 선반에 짐을 내리고 복도에 나와 섰습니다. 금방 내리게 되겠지만 왠지 서둘러 내려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비행기가 랜딩하자 마자 다들 자동으로 일어서게 되잖아요. 앉아 있다가 내려도 되는데 대부분 서 있다가 앞에서 부터 서서히 사람들이 빠지면 따라 내리게 됩니다. 비행기가 랜딩하고 한참을 가다가 멈추어 서자 다들 내리려고 기다리고 서있는데 10여분이 지나도 줄이 꼼짝을 안합니다. 그러더니 안내방송을 하는데 스튜어디스가 중국교포인지 표준말을 한다고 하지만 억양이랑 단어사용이 조금씩 이상했습니다. 내용은 “세관원이 나오지 않아서 문을 열수가 없으니 자리에 앉아서 잠시만 더 기다려 달라”는 것입니다. 요는 세관원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비행기가 착륙하고도 비행기 문을 열 수 없다는 것이라서 어리둥절했습니다. 인천에서 한 시간 넘게 늦게 출발 한 탓으로 도착이 늦어지자 세관원이 다 자러갔었나 봅니다. (세관원이 비행기를 기다려야지 승객이 비행기에서 못 내리고 세관원을 기다린다?) 그렇다니 그런가 보다는 하지만 뭔지 모르게 이치에 닿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이라서 가능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계림에서의  첫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순이

3 Comments

  1. cheonhabubu

    2016-06-18 at 21:19

    멋집니다 수니님. 비쉬캑 같이 갔으면 좋았을 걸..

  2. 비풍초

    2016-06-19 at 00:40

    동방항공.. 제 경험으로는 나름 괜찮은 항공사였던 것 같은데요.. 외국항공사들 비행기 연발착은, 그 비행기의 그날 비행스케줄 중에서 어느 구간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다음 기착지는 모두 연착이 되는 것이지요..

  3. 데레사

    2016-06-19 at 11:11

    나는 계림을 퇴직 막 하고, 그러니까 2002년도엘 갔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막고 “아줌마 천원만” 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 중국 어딜가도 돈 달라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물건 사라는 사람들은 있지만요.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이 일변 두렵기도 해요.

    우리가 계림 갈때도 상해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바꿔타는데 연착되어도
    설명도 없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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