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지난5월3일자토요일조선일보[why]에’생태사진’찍는도연스님이란제목의글을읽었다.전에도신문에서이스님에대한글을본기억이있다.당시기억으로는’스님이수행은안하고무슨사진을?팔자좋은사람이다.’라는생각을했었던것같다.이번에다른내용은그렇다치고집착을정리했다는내용이눈길을끈다.

그가말을잇는다.“아침거르고지옥같은지하철타고김치냄새,남의방귀냄새맡아가면서가족살리려고쉴새없이일하는사람들,그사람들이도(道)닦는거지,절에앉아서차나마시고있으면그게수행이고구도일까요.수행자는절밖으로나가야한다고생각합니다.”두드린다고다목탁이아니고,염불을한다고다염불이아니라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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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여름,그는질기도록집착했던사진을버렸다.신자들이사준값비싼장비들다처분하고새들과꽃들을찍은슬라이드수만컷을남줘버렸다.그러고도남은필름들은태워버렸다.지금은작은망원경하나와크고작은카메라한대씩.이유는두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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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부산에서도수리부엉이둥지가발견됐는데,이또한사진가들이사진찍겠다고나뭇가지잘라내는바람에완전히망가져버렸다고했다.자,디지털시대고매한생태사진가들에대한불신이그첫째이유다.

그리고하나더.이번에는새들한테배운것이다.“사진을찍다보니까,있는그대로찍어야되는데자꾸‘아름다운것’에집착되더라이겁니다.자유가아니었어요.그리고장비도둑맞지않을까하는엉뚱한걱정도몰려오고요.”이제그는기록을위한촬영만한다.

스님은집착을털어버린것을간단히언급하였으나집착의중독성을조금이나마알기에값비싼사진기와작품사진들을모두정리해버리고,이제는사진을찍되작품사진이아닌기록으로만찍는다는말에짜르르한느낌을받았다.

집착의사전적의미를찾아보니’어떤것에늘마음이쏠려잊지못하고매달림’이라고되어있다.집착은다른말로욕심이라고생각한다.내가원하는것을하되,다른사람,다른것들은고려하지않는것.그런점에서도연스님과같이살아움직이는새를찍는것과항상그대로있는자연풍경을찍는것과는다르지만찍고무엇인가를기대하는입장에서는마찬가지일것이다.

최근들어서집착을경험해본것중두가지는마라톤과등산하면서사진찍는것이다.요즘은체육관에서가볍게뛰는것으로대신하지만몇년전에는하프를몇차례뛰면서대회나갈때마다나의하찮은기록에집착하곤하였다.대회때마다지난대회기록과비교하여단1초라도더줄이려마지막에오버페이스를하게되고가끔몸이안좋은것을경험한적이있었다.도연스님이자유를잃어버린것같다고말한것처럼대회에나간다는것이나를심하게구속한다는느낌을받았고그후로는대회를나가지않았다.더좋은방법은계속마라톤을하면서기록단축에초연해져야하는데차선책을택한셈이다.요즘은등산가면서사진을몇장씩찍는데등산간김에사진을찍는것인지,아니면사진찍으러산에가는것인지구별이안되는지경이다.나름대로는중간중간쉬어갈수있는방법이되기도한다.

일을하면서집착은일의성과를올리는좋은방법이다.하는일에집착하지않으면다른이들이보기에대충한다는느낌을줄수도있다.그러나집착은주제를흐리게할가능성이있으며주객이전도되는지름길이될수도있다.취미생활이집착을동반하는일이기는하지만주위사람이나주위환경을고려해야함은말할필요없을것이다.내집착이남을괴롭히지않는지한번생각해보아야겠다.

스님이그토록집착했던사진기와사진을버렸다는이야기에수행의깊이를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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