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2008-13)

창문을통해보이는밖이맑아보인다.무역센터,테크노마트등의윤곽이뚜렷해보이고남산타워,그리고그뒤로관악산이겹쳐선명한자태를보인다.바람은꼭초가을같은느낌을준다.시원하고상쾌하다.

새벽길거리에는전날의여운이짙게드리워져있다.특히일요일새벽은토요일밤의열기가아직식지않은이들과길과전철에서마주하게된다.시작하려는사람들과마무리하는사람들은표정과행동으로구분된다.그리고나이로도구별된다.

도봉산계곡은지난주에비해계곡물이많이줄어졸졸거리는소리만들린다.그래도등산로는아직약간의물기를품고있어먼지는별로없는편이다.녹야원입구에들어서오르는데앞서가던부부가뱀딸기라며이야기한다.전에도본적이있고사진도찍어본적이있었는데이름은처음들었다.

도봉산에다니던초기에는마당바위로만오르다가선인봉의암벽을본후로는가능하면이코스를택하는데중독이된것같다.매번별로다르지않은데그래도보지못하면아쉬움이커항상이길로오르게된다.이코스는비교적한적한편인데오늘은전에비해가끔씩등산객들이보인다.해가길어지면서점차일찍움직이는모양이다.나야전철첫차시간이바뀌지않으면시간이비슷하다.차를몰고가면모를까.다니던길목에한두해전부터죽어넘어진나무가있는데오늘보니뿌리근처에서새순이돋아나있다.고목나무에꽃이핀다는이야기가이를두고한말인가싶은데가능한일인지보면서도궁금해진다.

산을올라가면서땀이나고숨이차면서다리가뻐근해지는데어제인터넷에서모월간지기사중에[재미없는대한민국사내들의5가지키워드:큰가슴,마라톤,폭탄주,안마시술소,독수리5형제]라는제목의글이있어읽은기억이난다.이5가지중나머지는몰라도하프마라톤대회에몇차례출전한전력이있는나에게마라톤에대해무엇이라고썼는지궁금해읽어보았더니결론적으로‘자학적존재확인’때문에죽어라뛴다는이야기였다.나에게는산에오르는것도마라톤과별로다른점은없다고생각한다.누구와어울려산에오르는경우는흔치않고산에가서도음식이라고는떡한개정도내지는물만마시고오니말이다.운동중에서도힘이들고,특히마라톤의경우진이빠지는느낌이들기에‘자학적존재확인’이라는표현자체를부정하고싶지않지만일부뿐이라고이야기할수있다.그동안6-7년운동하면서체중조절에마라톤만한운동을본적이없으며운동하면서자연을즐기는것으로는등산만한것이없기때문이다.웃자고쓴글은아닌것같은데복잡한것을단순명쾌하게기술하여씁쓸한뒷맛이남는다.그렇지만제목부터내용까지심심해할일없이인터넷을뒤적거리는독자를끌어들이는데는탁월한능력이있어보인다.

중간에선인봉암벽을바라보면서흐르는땀을씻으며정상주위의포대능선을보니Y-계곡의마지막부분을타는등산객들이보인다.언제저기에오르나하는생각을하면서새삼스레“내가왜이시간에산에앉아있는가?”라고반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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