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그 이웃나라들

이사벨라버드비숍지음

신복룡옮김

1.서장2.조선의첫인상3.서울의첫인상4.왕의거동5.조선의성지서울6.나룻배여행7.금모래강변8.떠돌며본풍경9.자연의아름다움:북한강여행10.결혼풍습11.조선의조랑말:도로와여관12.금강산기행13.동해안을따라서14.청일전쟁의전운과제물포15.만주로의추방16.만주의대홍수17.봉천과그곳의선교사들18.청국군대의출동19.나가사키에서블라디보스토크로20.시베리아에사는조선의이주민들21.시베리아횡단철도22.자주독립서고문과홍범14조의발표23.갑오경장24.을미사변25.장례풍습26.고도송도의모습27.격전지평양의모습28.관서지방의여행29.안길령을넘어서30.여성의사회적지위31.무당과기생32.단발령과아관파천33.정부조직의개편34.교육과대외무역35.무속신앙(1)36.무속신앙(2)37.1896년의서울38.조선에대한마지막이야기(이책의이해를돕기위해목차를담았다).


지난번‘양자강을가로질러중국을보다’을읽으면서저자가쓴‘조선과그이웃나라들’이라는책이있다는것을알게되었다.100여년전중국의기행문을읽으면서정작조선의기행문을안읽었다는것이마음에걸렸었다.2000년판인데편집형태는예전형태(자간및줄간이비교적좁게편집)로한페이지에많은글이담겨있어읽기가쉽지않았다.

저자는63세의나이로1894년2월,일본을거쳐한국에도착하여1897년까지극동에머물면서네차례에걸쳐조선을방문하여남한강,금강산답사,관광을하였으며시베리아및블라디보스톡,봉천등의한인촌등을방문하였다.조선의이시기는갑오동학농민혁명,청일전쟁,갑오경장,을미사변,단발령등우리역사에서매우중요한위치를차지하는역사적사건이있었다.

이책을읽으면서일반백성들의너무힘든삶과,일본을비롯한주위열강의틈바구니속에서갈피를잡지못하는조선의왕족및지도자들로인해마음이편치않았다.‘양자강–’은말그대로기행문이었지만목차에서보듯이이책은기행문뿐만아니라조선의여러분야에대한저자의의견이담겨있어조선말의상황을이해하는데에도많은도움을줄것으로생각한다.책의내용중에는우리의과거의풍습인결혼,장례,미신등과관련된무당들의모습등을매우자세히기록해놓아전문가는아니지만당시의사회를이해하는데매우도움이되는자료를제공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더군다나저자는고종과명성황후등조선말의왕족들과여러차례만나의견을나누는기회를가졌고,우리나라의여러제도에대한나름대로의이해를가졌던것으로보인다.저자가고종,명성황후와가진대담내용을보면예전에막연하게고종과명성황후에대해가지고있던생각이잘못된것이아닌가하는생각도들었다.

‘양자강–’에서와마찬가지로서구인들이가지고있는백색우월주의,동양에대한비하적인생각등이책사이사이에서보이기는하나저자는나름대로조선에대한애정을가지고좋은방향으로나가기를바라는마음또한가졌던것으로생각한다.

이책을읽으면서당시의군사,정치적인여건에서일본의침략,강탈하려는의지를막기에는너무도조선의준비가부족하지않았나하는생각이든다.대원군의쇄국정책과고종임금대에국한된문제가아니라조선후반기의실용주의사상이싹트기시작할때이러한사조를수용하지못한것이근본원인이아닌가하는생각도든다.아니면그전,임진왜란의전란을겪은후이러한전란의원인이라던가아니면이를미연에방지하려는노력부터시작되었어야하는것이아닌가싶다.

저자는양반들에게착취당하는계층인농민들의무기력한모습을어쩔수없는,세상을살아나가는한방편으로설명하였는데매우적절한지적이라는생각이든다.양반들의착취를벗어난지역(러시아,중국)에서는매우적극적이고활기찬농업,상업활동등을보면서저자는겨우입에풀칠하고남는것이있으면양반들에게착취당하는당시의여건에서는백성들이무기력할수뿐이없다고판단하였다.

책을덮으면서정말우리의암울한과거를들쳐봤다는느낌을지울수없었다.저자의사실적인기술로인해혹시는나의조상을만났거나스치고지나갔을수도있겠다는생각도들었고점차기울어가는조선의마지막모습이너무도안타깝게다가왔다.또한지나간과거를고칠수는없지만우리의조선후기의역사중에서어느시기가개혁내지는혁명의기회였는가하는의문이들었다.아니면우리는이런시기를전혀갖지못했던것인가?돌이킬수있다면언제부터시작했어야했는가?이분야의전문가가아니라알수는없지만자료나책이있다면이부분에관한책을읽고싶은생각이들었다.

우리역사에서가장중요한시기에방문하여역사적인인물들과만나기도하고역사에는드러나지않지만당시의백성들과접촉하면서우리의생활상을기술하여자료를제공한것이매우놀랍기도하고,한편으로는그당시의상황에마음이무겁다.

지금부터110년전.어려운여건속에서조선에서일어나는일들을자세히기록해놓은저자에게감사의마음을전한다.


서문에서

-낡아빠진사회적조건,말할수없는구습,고칠수도없고개혁할수도없는동양적사고,그리고중국을하나로묶어주는인종적강인함도없이중국을우스꽝스럽게따라하기만하는이땅에서양의토양에서쓰던홀씨가떨어졌다.거친흔들림으로인하여수세기에걸친잠에서깨어나반쯤은겁에질리고정신이완전히빠진이연약하기이를데없는독립국가는강력하고야심만만하고침략적이며항상꼼꼼하지도못한열강의대열앞에자신이서있음을발견하고있다.

조선의첫인상중에서

-나는부산이처참한곳이라고생각했다.나중에야나는그것이조선마을의일반적인모습이라는점을알았다.좁고더러운거리에는진흙을발라창문도없이울타리를세운오두막집,밀짚지붕,그리고깊은처마,마당으로부터2피트높이의굴뚝이솟아있었고가장바깥에는고체와액체의폐기물이담겨있는불규칙한개천이있다.더러운개와반나이거나전나인채눈이잘보이지않는때많은어린애들이두껍게쌓인먼지와진흙속에뒹굴거나,햇볕을바라보며헐떡거리거나눈을끔벅거리기도하며,심한악취에도아무렇지도않는것같았다.

떠돌며본풍경중에서

-돌탑근처에는술취한사람들이많이있었다.과음하는습관이드러나지않는날은거의없었다.사공들은과음으로저녁휴식을즐겼다.우리가정박하여밤이되자해변가에운집한군중들은보통은한명혹은더많은술취한사람들의익살맞은행동을바라보며활기를띠었다.한강여행과그후의여행을통해내가관찰한바에따르면과음은조선의독특한모습이라고말할수있다.그러나조선에서는그것이불명예가아니다.어떤남자가이성을잃을때까지막걸리를마신다고해도아무도그를야만스럽다고여기지않는다.

시베리아에사는조선의이주민들중에서

-조선에서나는그들이열등민족이었고삶의희망이없는존재라고생각했으나프리모르스크에서나는나의의견을수정해야할이유들을발견했다.그들자신을부유한농민층으로끌어올리고러시아경찰이나러시아정착민들,군인들과똑같이근면하고좋은품행을가진우수한성격을얻은이조선사람들만이예외적으로근면하고검소한사람들로구성된것이아니라는점을명심해야한다.그들은대개기근으로부터피난온굶주린사람들이었다.그들의재산과일반적인태도는조선에있는그들의동포들이정직한행정과수입에대한정당한방어가있다면천천히인간으로발전해갈수있으리라는희망을나에게안겨주었다.

자주독립서고문중에서

-내가세번째로왕을알현하였을때,거론된주제는실용적인정보에대한지적욕망을보여주었으며일본이왕에게압력을가하는개혁의물결에대한소재도거론되었다.나는상당히구체적인질문을받았다.——그는또다시영국에서의인재등용방법에대해캐묻기시작했다.——왕의질문이너무도많고그칠줄모르고계속되어내가괴로울지경이었다.

조선에대한마지막이야기중에서

-조선에는근면하고호의적인민족이거주하고있으며,거지는존재하지않는다.반면에조선사람들의힘은휴지(休止)상태이다.상위계층은사회적의무의부조리에마비되어있으며아무런일도하지않으며일생을보낸다.중간계층에게는출세의길이열려있지않다.중간계층의에너지를전환시킬수있는전문직업은존재하지않는다.하위계층의사람들은매우충분한이유들로인해[늑대가대문안으로들어오는것을막을수있을정도]이상으로는열심히일하지않는다.조선은모든면에서미흡하고열악하고뒤떨어지는수준이었다.서울에서조차도가장큰시장의규모가상점정도이다.계층적특권,국가와양반들의수탈,불의불안정한수입,개혁되지않은다른모든동양국가들이기초하고있는최악의전통을수행해온정부,책략에만몰두하고있는공식적약탈자들,대궐과대단찮은후궁에칩거하며쇠약해진군주,국내의가장부패한사람들간의밀접한연합,이해관계가얽힌외국의상호질시,널리만연되어두려움을주는미신이이나라를무기력하고도비참한상태로만들었다는것이내가조선에서겪은첫인상이었다.

2005년8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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