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으로가는길에떼를지어다니는학생들이많이보인다.3월초신입생들과의모임이많을때이다.밤샘한학생들치고는술이많이취한것같지않다.이시간쯤이면술이깰때도되었다.
78년대학에입학해신입생환영회를한다고고등학교동문회에나갔던기억이난다.종로2가뒷골목에있던허름한음식점에가보니선배가모두13명.같이입학한한명도재수생이라모두선배들뿐이었다.룰이라며선배마다소주한잔씩주고받아야한다고해서돌아가며따르고받고나서는자리에앉았다.당시본과3학년이던선배가내가마시는것을보더니소주좀마실줄아네하면서소주를맥주컵에연거푸2잔씩따라권하는것이아닌가!둘이같이마셨는데결국나는2차에가자마자인사불성이되어집에가지못하였다.주량이소주한병내지한병반인데그때나지금이나별로변하지않은것같다.
역에도착해보니도봉산가는첫차시간이6시16분이다.한참을기다려전철에올라빈자리가있어앉았는데바로우측에있던등산복차림의사람이말을건넨다.
“어디에가십니까?”
“도봉산에갑니다.”
“아!그러면좀물어봐야겠네요.”
“도봉산을종주해서북한산을가려고합니다.새벽에부산에서올라왔는데저녁에내려가려고합니다..”
“어제오셨나요?”
“아니요,새벽에서울역에도착했습니다.”
일행은두사람인데60은넘어보인다.나도도봉산을지나북한산타는것을생각만해보았지그렇게해보지는않았는데이두초로의노인들은부산에서밤차를타고와그렇게한단다.망월사에서내려가는길을알려주었는데물어보는폼이도봉산과북한산에대해많이알아본질문들이다.
안전하게잘다녀가시라고인사하고나는도봉산역에서내렸다.날은많이밝아져저멀리도봉산의암벽이잘보인다.가을이되면서점차어두워지다가봄이다가오면서점차밝아지기를반복한다.점차밝아지면휴일날아침첫차가더빨리있었으면하는때가올것이다.도봉산입구를막들어서는데뒤쪽에서말다툼소리가들린다.새벽부터무슨싸울일이있나싶은데한참을큰소리로다투더니점차잠잠해진다.거리가멀어져소리가안들리는것인지,싸움을그친것인지분명치않다.
입구를지나면서혹시봄을알리는신호가있는가싶어둘러보아도뒹구는낙엽,마른나뭇가지만보이고한편에는겨우내마른장미가한송이보이는데조화같이보인다.아직봄의기운을느끼기에는이른가싶었는데녹야원을지나면서한편에있는나뭇잎의해지난껍질이벗어지는것이보인다.그러나그뿐,위로올라갈수록녹지않는눈이며얼어붙은등산로는계절을거꾸로가는느낌을준다.
올라가며땀이나면서새벽의추위를피한다며잔뜩껴입은옷이부담스럽더니선조대에올라잠시앉았는데바로땀이식는다.저멀리석굴암에서들려오는불경소리는테이프에서나오는소리인지아닌지구별이되지않는다.선조대도내가그저부르는명칭인데선조대에서10분정도위쪽에선조대보다더넓은곳이있다.이곳의전망도매우좋아명칭을붙여야겠다는생각이든다.
산에오르다보면죽은나무들이생각보다꽤많이보인다.산에다니기전에는나무들이대부분수백년씩사나싶었는데의외로죽는나무들이많다.바위산이어서인지뿌리를깊이내리지못해뿌리째뽑히는나무들이많은편이다.한편이유는모르겠지만나무가꺾인채로죽은나무들도보인다.
포대능선에올라혹시전철에서만났던등산객들이올라왔나둘러보았는데보이지않는다.나보다먼저포대능선을지났는지,아니면아직올라오지않았는지분명치않다.포대능선입구에서보이는안개낀의정부방면은볼때마다신비스럽다.저멀리보이는산들이그림같이보이는데그밑의아파트단지는유난히많다는생각이든다.
신선대밑에도착한것이9시5분.우이동으로하산하기위해종주능선을타는데도봉산의북사면일부는말그대로한겨울이다.다져진눈은빙판이어서아이젠을꺼내차고서야미끄러운것이덜해진다.오랜만의산행이라그런지다리가뻐근하다.우이암에가까이갈수록등산객이많아진다.우이암방향에서신선대방향으로종주하는경우오르막이많아반대방향보다쉽지않은데도우이암에서종주를시작하는등산객이많다.우이암으로오르는길은높이가반대보다높지않아능선까지는시간이적게걸리는편이다.우이암을지나원통사밑으로해서우이동으로하산하였는데능선의길이가길어도봉산역방향으로하산하는것보다는시간이더걸린다.내려오는길에보니원통사는중건을하는중이라어수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