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슐링크지음
김재혁옮김
오래전에신문을통해소개된것을본적이있었지만잊고지냈는데,요즘영화화되었다고선전이한창이다.영화‘타이타닉’의주인공‘케이트윈슬렛’이주인공‘한나’역을맡아열연을펼쳤다는소식이다.도서관에서빌린책은책겉장식이없는데인터넷에서소개하는책의표지에는영화포스터가포함이되었다.
부담없는판형에다부담없는쪽수(저자소개부분까지모두254쪽),그리고소개된내용이10대소년‘미하헬’과30대중반의‘한나’사이의육체적인관계에주로언급이되었던터라부담없이책을읽기시작했는데중반을넘어가면서내용은무거워지기시작한다.
10대중반인‘미하헬’은황달(아마도급성간염인듯)에걸려길에서구토를하다가30대중반인‘한나’의도움을받아집에오게된다.어머니의권유로인사차‘한나’의집을방문하였다가그녀의옷갈아입는모습을본그는다시그녀의집을방문하면서둘은육체적인관계를갖는다.둘의만남은육체적인관계가일상적인일이되면서그녀는그에게관계를갖기전에책을읽어주기를요구한다.
[다음날그녀와만났을때그녀에게키스를하려고하자,그녀는몸을뺐다.
“그전에먼저내게책을읽어줘야해.”
그녀는진지했다.나는그녀가나를샤워실과침대로이끌기전반시간가량그녀에게<에밀리아갈로티>를읽어주어야했다.이제는나도샤워를좋아하게되었다.내가그녀의집에올때함께가져온욕망은책을읽어주다보면사라지고말았다.여러등장인물들의성격이어느정도뚜렷이드러나고또그들에게서생동감이느껴지도록작품을읽으려면집중력이꽤필요했기때문이다.샤워를하면서욕망은다시살아났다.책읽어주기,샤워,사랑행위그리고나서잠시같이누워있기-이것이우리의만남의의식이되었다.]50쪽중에서
둘은짧은여행도하고관계를지속하다가어느날‘한나’가갑자기사라진다.‘미하헬’은그녀가사라지기직전수영장에있는그를찾아오지만바로아는체를하지않아그랬을것이라는생각을떨칠수가없었다.
[나는내가그녀를배반하고부정했기때문에그녀가내게서떠나버렸다고확신하고있었다.그런데사실그녀는단지전차회사에서자신의약점이노출될까봐두려워도망친것이었다.하지만내가그녀를쫓아버린것은아니라는사실이내가그녀를배반했다는사실을바꾸어놓지는못했다.그렇기때문에나는여전히유죄였다.그리고범죄자를배반하는것이죄가되지않으므로내가유죄가아니라고해도,나는범죄자를사랑한까닭에유죄였다.]148쪽중에서
‘미하헬’은그녀가갑자기사라진이유를알지못한체대학에진학해법학을전공하게된다.담당교수가나치과거와그에관련한재판에대해연구를하는관계로옆도시에서열리는재판에참석하게되는데그는그곳에서피고석에앉아있는‘한나’를보게된다.그녀는나치치하의강제수용소에서감시원으로근무하던중유대인들을가둔교회가폭격에의해화염에휩싸였을때이를방치한사건으로재판을받던중이었다.재판이진행되면서‘미하헬’은그녀가문맹이라는사실을깨닫게된다.과거지멘스나전철의차장으로근무하다가승진제의를받으면그녀는자신이문맹이라는사실을숨기기위해자리를옮기곤했는데수용소감시원도그렇게해서하게된일이었다.그녀는같은감시원으로근무하던피의자들로부터책임을뒤집어쓰게되고,자신이문맹이라는사실을숨기기위해중요한책임이있음을인정하면서종신형을선고받는다.‘미하헬’은‘한나’가문맹이라는사실을재판부에이야기할까도생각했지만아버지의충고를받아들여그런사실을알리지않는다.
‘미하헬’은같은법학을전공한여자와결혼을하지만딸하나를두고파혼하게된다.두사람의파경에‘한나’가자리잡고있었다.그녀가감옥생활한지8년이지나면서책을녹음하여‘한나’에게보내주나그나그녀에대한이야기는하지않고오직테이프만을보내준다.
[나는단한번도한나에게편지를쓰지않았다.하지만나는그녀를위해책을낭독하는일을계속했다.1년동안미국에가있을때에도나는그녀에게그곳에서카세트테이프를보냈다.나는특별히기간을정해놓지는않았다.어떤때에는카세트테이프를일주일이나보름마다부쳤으며,어떤때에는3주나4주만에부치는경우도있었다.한나가이제혼자서글을읽는법을익혔으므로내가보내는카세트테이프가더이상필요없을거라는우려따위는전혀하지않았다.그녀가이것외에도책을읽으면그만이었다.내가책을읽어주는것은그녀에게이야기하는그리고그녀와내가이야기하는내나름의방식이었다.]206쪽중에서
감옥에간지18년이되면서‘한나’는감형되어출소를앞두게된다.교도소장은유일하게그녀와연락을취하던그에게‘한나’가출소하게되면여러가지챙겨야할일들을부탁하게된다.그녀와다시재회하게된‘미하헬’은자신의평생에그녀가자리잡고있음을깨닫게된다.
출소예정일아침에‘한나’는목을매어자살을한다.그녀의감방에는그가고등학교졸업시상을받는사진이실린신문을가지고있었다.그와헤어진내내그에대해애정을가지고있었음이분명한사실에그는눈물을머금지않을수없었다.그녀가죽으면서남긴서신에는그에대한이야기는없이자신이갖고있던‘돈’을불에타던교회에서살아남은모녀에게전달해달라는메시지만을남기고,그는그녀의마지막요청을들어준다.
우연히관계를맺게된두사람은평생서로의삶에영향을미치게된다.사회적인통념상어려운관계일수밖에없는그들은같이한시간에비해떨어진시간이훨씬많았지만결코잊을수없는관계를갖게된다.
길지않은내용이지만마지막느낌은무게를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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